[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튀르키예 당구 전설' 세미 사이그너(휴온스)가 '언더독 신화' 박기호를 꺾고 'PBA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이그너는 이번 2023-24시즌 8차 투어 32강전에서 박기호와 대결해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한 적이 있는데,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만난 무명 신화를 잠재웠다.
15일 오후 4시 30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월드챔피언십 2024' 8강전에서 사이그너가 박기호와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부터 두 선수는 나란히 6점씩을 주고받으며 세트스코어 1-1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1세트는 사이그너가 10이닝에 6점타를 올리면서 승기를 잡아 11이닝 만에 15:8로 승리했고, 2세트는 박기호가 7:10으로 끌려가던 8이닝에서 6득점을 올려 13:10으로 역전한 뒤 10이닝에서 세트포인트를 득점하고 15:12로 이겼다.
사이그너는 3세트 2이닝에 다시 6점을 득점하며 6-1-1-2 연속타로 점수를 이어갔고, 박기호도 4점, 2점 등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10:8로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후반으로 갈수록 사이그너가 중요한 순간에 공격을 성공하면서 14:11로 먼저 세트포인트에 도달한 뒤 12이닝에서 마무리에 성공하며 15:11로 승리,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4세트에서 사이그너는 3이닝에 이번에도 6점타를 터트려 7:3까지 앞서며 어렵지 않게 승부를 풀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사이그너가 5차례 공격에서 단 2득점에 그치는 사이 박기호가 붙어 12:9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박기호는 10이닝 2득점과 11이닝 1득점으로 마무리하며 15:9로 승리를 거두고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마지막 5세트는 사이그너의 장타 한 방이 터지면서 승부가 갈렸다. 1이닝에 3:6으로 끌려가던 사이그너는 다음 2이닝 타석에서 집중력을 살려 남은 12점을 모두 쓸어 담고 15:6으로 최종 승리를 거뒀다.
사이그너는 이번 시즌 PBA 투어에 데뷔해 처음 출전한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선수 생활 마지막 전설을 시작했다.
당시 우승 인터뷰에서 사이그너는 "나는 미래 세대를 위해, 나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 이곳 PBA에 왔다"고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나머지 정규투어 성적은 8강에 그쳐 험난한 PBA 투어의 경쟁을 재확인했던 사이그너는 왕중왕전인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준결승에 다시 진출하며 또 하나의 유산을 기록하고 있다.
사이그너는 준결승전에서 '스페인 강호'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같은 시각 열린 8강전에서 사파타는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이그너는 이번 시즌 개막전 8강에서 사파타와 대결해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뒤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파타는 월드챔피언십에서 가장 화려한 선수다. 2021년 첫 번째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역대 최고 상금 3억원을 획득했고, 다음 2022년 월드챔피언십에서도 결승에 진출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다.
당시 결승에서는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고, 지난해 월드챔피언십에서도 32강에서 강동궁(SK렌터카)에게 패하며 탈락한 바 있다.
이번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는 선수는 시즌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지막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이 경기는 16일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5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