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토리지 HDD, 현 상황은?
SSD가 스토리지 시장에서 강한 상승 기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HDD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전망이 많다. 오랜 시간 대표적인 스토리지의 자리를 지켜왔던 HDD는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실제 소비자 시장에서 HDD의 위상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 개개인이 갖는 HDD의 저장 공간도 점점 줄고 있으며, 무엇보다 HDD를 구매하는 소비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더 빠른 속도를 가진 SSD가 HDD를 대체하고 있다.
소비자 시장보다는 기업 시장은 HDD가 좀 더 나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업 시장도 역시 SSD가 대거 도입되고 있지만, HDD가 가진 장점이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새로운 양질의 신제품도 등장하면서 HDD만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면서 경쟁 중이다.
▲ HGST코리아 신동민 지사장
국내 HDD 시장의 역사를 함께해 온 HGST코리아 신동민 지사장과 함께 HDD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HDD는 계속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미래 HDD의 발전은 어떤 방향이 될까? 이러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인터뷰였다.
기업용 HDD 판매는 일부 제품 오히려 증가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은 현재 국내 HDD 시장의 상황이었다. 직접 HDD를 판매하고 있기에 시장 상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일반 소비자 시장은 PC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판매량 자체는 늘지 않고 있는데 1TB 3.5형 제품이 판매량이 많은 편이고, 500GB 용량 제품은 SSD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50~60% 정도 줄었다고 한다. 2.5형 제품도 SSD로 대체되고 있어 판매량이 줄었고, 외장 하드는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용 시장도 SSD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데 특히 10,000RPM, 15,000RPM과 같은 고성능 제품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기업용 고성능 제품은 앞으로도 SSD와 경쟁해야 하기에 판매량 감소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반대로 7,200RPM 제품은 오히려 소폭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MTBF 2백만 시간 이상의 신뢰도 높은 제품은 계속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HDD의 고객층 비율이 기업이 더 높아지는 추세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는데, 기업용 시장에서 HDD는 SSD로 대체되기 어려운 여러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용량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은 SSD가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다.
HGST, 기업용 HDD로 적합한 헬륨 충전 HDD를 이미 100만 대 이상 판매
▲ HGST의 첫 헬륨 HDD 모델인 울트라스타 He6
HGST는 이러한 기업용 HDD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해왔고, HDD 내부를 헬륨으로 충전한 울트라스타 He 시리즈를 2013년부터 출하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100만 대 이상 판매했다고 밝혔다.
▲ HGST의 주력 모델이 될 10TB 울트라스타 He10
신 지사장은 정체된 HDD의 발전이 헬륨으로 돌파구를 찾았다면서 일반 공기를 사용하는 일반 HDD는 점점 경쟁력을 잃고 새로운 헬륨 HDD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2년 동안 기업용 시장에 판매해 100만 대 이상 의미 있는 판매 실적을 거뒀고, 검증도 마쳤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HGST는 헬륨 HDD의 최대 용량을 10TB로 높인 울트라스타 He10, 아카이브(Archive) Ha10 시리즈를 통해 기업용 시장 공략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기존 HDD보다 헬륨 HDD는 공간 효율, 전력 소비 등 장점이 많다
헬륨 HDD가 기업용 HDD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묻자 신 지사장은 자신있게 헬륨 HDD의 장점을 열거했다. 공기보다 밀도가 낮은 헬륨으로 채운 헬륨 HDD는 플래터 회전에 따른 저항이 적은 것이 특징인데 저항이 줄면서 소비전력도 줄고, 발열도 낮아 데이터 센터 등 대규모로 도입하면 전기소모뿐만 아니라 냉방에 따른 부담도 줄어들고, 무엇보다 헬륨 HDD의 고장이 일반 HDD보다 현저히 적어 운영 비용도 절감된다고 밝혔다.
실제 헬륨의 밀도는 약 0.18kg/m3(세제곱미터)로 보통 공기의 밀도 약 1.2kg/m3의 밀도와 비교해 1/7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플래터가 회전할 때의 저항도 헬륨 HDD가 일반 HDD보다 훨씬 적고, 저항이 줄면서 에러 발생, 발열이 낮아져 더 높은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다.
국내에 판매되었던 울트라스타 He 시리즈의 불량률을 묻자 신 지사장은 기존 HDD와 비교해 1/10, 불량으로 판명되어 RMA 보내지는 비율은 1/15 수준이라면서 현저히 낮은 불량률이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2017년 하반기 헬륨 HDD의 보급 본격화될 것
▲ 헬륨 HDD의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기존 HDD와 비교해 많은 장점을 가진 헬륨 HDD지만 가격이 좀 더 비싸다는 무시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신 지사장은 헬륨 HDD를 도입해 2년정도만 사용해도 관리/유비 비용 측면에서 일반 HDD와 큰 차이 없는 수준이라면서 초기 도입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곧 해결되리라 전망했다.
신 지사장은 울트라스타 He 시리즈의 용량당 가격이 일반 HDD와 비슷해지는 시기를 2017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생산 설비 확충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헬륨 HDD가 기업용 HDD 시장의 주류로 올라서리라 예측했다. 헬륨 HDD가 일반 HDD와 경쟁할 기업용 HDD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 800~850만 대 시장 규모로 HGST는 울트라스타 He 6/8/10TB 제품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HDD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 헬륨과 SMR이 발전 주도할 것
신 지사장은 점점 다양한 컴퓨팅이 필요한 만큼 HDD는 계속 주요 스토리지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헬륨 충전 HDD와 싱글자기기록(SMR) 기술이 HDD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10TB 이후에도 12TB 이상 용량의 HDD가 계속 출시되어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리라 전망했다.
HDD가 일반 소비자와 기업 시장에서 예전과 같은 판매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SSD가 HDD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격에서 HDD의 저장용량대비 가격이 SSD보다 당분간 더 저렴할 것으로 보이며, 고장 등 신뢰성에서도 SSD는 HDD만큼 신뢰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기에 HDD는 계속 HDD만의 영역에서 애용될 것을 보인다.
앞으로 저장 공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전 사회에서는 데이터화하지 않았던 많은 정보를 새로이 데이터화해 저장하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저장할 스토리지로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HDD다. HDD도 계속 발전하며 높아지는 소비자의 수준을 충족시키고 있어 장래가 어둡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