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여자 프로당구(LPBA) 월드챔피언십 8강전에서 벌어진 역대급 승부에서 승리의 여신은 결국 한지은(에스와이)을 향해 웃었다.
한지은은 '시즌 상금랭킹 1위' 김민아(NH농협카드)와 벌인 숙명의 대결에서 5세트 9:10에서 천금같은 뱅크샷 공격을 성공하며 11:1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5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 8강전에서 한지은이 김민아에게 세트스코어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경기에서 한지은은 1, 2세트를 먼저 내주면서 또 한 번 어려운 승부를 벌였다. 앞서 16강전에서도 한지은은 서한솔(블루원리조트)에게 0-2로 끌려가다가 3-2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8강에 올라왔다.
8강전 역시 김민아가 1세트를 17이닝 만에 11:7, 2세트는 7이닝 만에 11:2로 승리하고 가볍게 세트스코어 2-0을 만들면서 한지은은 패배 직전에 몰렸다.
그러나 김민아가 마지막 단추 하나를 끼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3세트에서 다시 18이닝의 긴 승부를 벌인 끝에 이번에는 한지은이 11:7로 승리를 거두며 세트스코어 1-2로 쫓아갔다.
김민아가 4세트에서도 폼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승부는 결국 동점이 됐다. 한지은은 4세트 6이닝에 6점을 득점하고 8:2로 앞선 뒤 10이닝에서 끝내기 3점타에 성공하며 11:3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 시간 가까이 벌어진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5세트 승부는 더 치열해졌다. 마지막 집중력을 짜낸 두 선수가 전 세트와 달리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이어가며 매치포인트에 다다랐다.
한지은은 4:6으로 뒤진 5이닝에서 5점을 득점해 9:6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대역전 드라마의 완성까지 2점만을 남겼다.
그러나 마무리가 되지 않고 6이닝 선공에 나온 김민아가 대거 4점을 득점하면서 9:10으로 승부가 뒤집혔다.
김민아는 뒤돌리기로 마지막 매치포인트를 시도했는데, 이 공이 득점 직전에 1적구가 2적구를 밀어내며 득점이 되지 않으면서 이변의 서곡이 울렸다.
다음 한지은이 공격이 짧게 떨어지며 득점에 실패한 뒤 김민아가 한 번 더 큐를 잡았지만, 스리뱅크샷이 이번에도 아슬아슬하게 빗나가 매치포인트 득점에 실패했다.
한지은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스리뱅크샷을 정확하게 득점으로 연결해 11:10으로 승리하며 PBA 데뷔 이래 처음 준결승 관문을 넘어섰다.
이번 시즌에 한지은은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을 정규투어에서 두 차례 이겼고,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는 앞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퍼펙트큐' 한 방으로 제압했다.
8강전에서는 시즌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있는 김민아를 꺾으면서 한지은은 LPBA 정상급 선수들을 데뷔 시즌에 모두 꺾는 기염을 토했다.
16일 오후 7시에 벌어지는 준결승전에서 한지은은 김가영과 개인투어에서 통산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김가영은 같은 시각 열린 8강전에서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월드챔피언십에서 김가영은 역대 3번의 대회를 모두 결승에 진출해 우승 1회와 준우승 2회를 차지한 바 있다.
한지은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 월드챔피언십 4회 연속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작성된다.
앞선 두 번의 대결은 모두 한지은이 승리했고, 이번 승부에서는 과연 김가영이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한지은이 다시 한번 여제를 넘고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5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