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신약 성경에서 바르톨로메오 또는 나타나엘 사도의 이름을 찾아보면, 열두 사도의 이름이 열거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마태 10, 3; 마르 3, 18; 루카 6, 14 참조) 오늘 복음에서만 그 이름이 나타납니다. 역설적입니다. 바르톨로메오는 사도인데, 그가 복음을 전하였다거나 제자들 사이에서 무슨 일을 하였다는 것은 전혀 없고, 오히려 그에게 복음이 전해진 장면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복음은 요한 복음서 1장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그 장에서는 증언들이 고리처럼 이어집니다. 먼저 세례자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예수님에 대하여 증언합니다. 그 증언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간 두 제자 가운데 하나였던 안드레아가 다시 형 시몬을 데려옵니다. 한편 예수님께서는 필립보를 만나 그를 부르시고, 그다음에 오늘 복음의 첫 구절에서처럼 필립보가 다시 나타나엘(바르톨로메오)을 부릅니다.
이로써 복음서에서는, 바르톨로메오가 사도로서 복음을 선포하였다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전해진 증언의 중요성을 보여 줍니다. 바르톨로메오 사도에게도 복음을 전하여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필립보는 먼저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말로 증언하였고, 그 말을 쉽게 믿지 않았던 나타나엘에게 직접 와서 보도록 초대하였고 그래서 마침내 나타나엘이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게 됩니다.
요한 복음서 1장이 끝난 다음부터 지금까지, 사도들로부터 우리에게까지 신앙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한 묵시록에서도 사도들을 “초석”(묵시 21, 14)이라고 부릅니다. 어린양의 아내가 될 신부,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이 사도들에게서 전해진 신앙을 토대로 서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