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집 《신나는 마술사》 중에서
모란 장날
정두리
기웃거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은
비 오는 장날
뿌리째 뽑혀 온 쪽파
심심해서 실뿌리 뻗어 본다
이불 가게
솜 누비 이불 속으로
빗방울도 머리 밀어 넣고
쉬고 싶을 테지?
수수팥떡
부치고 있던 아줌마
비 오는 하늘을 보다가
끄응 한숨 소리
비 오는 장날
◇ 제4회 어효선아동문학상 심사평
어효선아동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정원석)는 심사에 들어가기 전 심사 위원에게 논의의 관점으로 시인의 경력과 활동성,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를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한편 어효선 선생의 인품과 작품성에 견줄만한 작가와 작품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심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젊은 시인부터 중견, 원로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현역 시인들의 작품을 면밀히 읽고 10월 25일 제1차 심사를 마쳤다. 신인들의 신선하고 재기 발랄한 작품에서부터 중견, 원로 시인들의 중량감 있는 작품들이 꽤 많았다.
본심은 논의의 관점으로 제시된 세 가지 항목에 두루 맞는 작가의 작품으로 3분의 작품집을 놓고 토론한 결과 정두리 시인의 작품집 《신나는 마술사》를 제4회 어효선아동문학상 수상집으로 선정했다. 수상집 중 대표작으로 올린 〈모란 장날〉은 ‘기웃거리는 사람보다 / 파는 사람이 많은 비 오는’ 〈모란 장날〉의 쓸쓸한 풍경을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뿌리째 뽑혀 온 쪽파’와 ‘수수팥떡 / 부치고 있는 아줌마’로 대변되는 어려운 모란시장 상인들의 고단한 삶에 심정적인 온기를 얹어주는 숨겨진 시인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표작과 함께 뒷받침하고 있는 《신나는 마술사》에 실린 작품들이 동심원의 내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동시의 영역과 깊이를 확대해 가는 시인의 노력과 결실이 농축되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한 몫을 했음을 밝혀 둔다.
(심사위원: 이창건)
◇ 난정 어효선(魚孝善. 1925. 11. 2 ~ 2004. 5. 15) 선생 프로필
아동 문학가․ 수필가. 서울 출생. 본관은 경흥(慶興), 호 난정(蘭丁). 1943년 한영중학원 수료, 1945년 초등교원검정고시시에 합격한 뒤 1945년부터 1957년까지 초등학교 교사, 1967년부터 1973년까지 중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1948년 [어린이]에 <졸업 축하의 노래>, <선생님의 은혜>를 발표, 1949년 문교부 주최 가사현상모집에 동요 <어린이의 노래>가, [소년]지 현상모집에 <봄날>이 당선되어 데뷔한 뒤, 1961년 첫 동시집 <봄 오는 소리>를 출간하였다. 이후 평생을 자연의 아름다움과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아 낸 동시․동요의 창작․보급과 한국의 아동 문학사를 정리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밖에 동요․동시로 <꽃이 피거든> (아동구락부, 1950. 4) ․ <꽃밭에서> (소년세계, 1952. 9) ․ <잔디밭에 누워> (소년세계, 1953, 8) ․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새벗, 1957. 6)등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들은 소박한 서정과 자연을 맑고 깨끗하게 읊은 것이다. 동화로는 <밝은 해 민주공화국> (카톨릭 소년, 1965. 1) ․ <눈사람> (새벗, 1967. 2) ․ <바람개비> (카톨릭 소년, 1967. 3) 등을 발표했다.
그 밖에 서민들의 인정과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수필도 많이 썼으며 1965년 홍웅선 ․ 이원수 와 함께 3인 수필집 <비․커피․운치>를 펴냈다. 동시집으로 <봄 오는 소리> (1961)와 글짓기 이론서로 <글짓기 교실> (1961) ․ <우리들의 글짓기> (1963) 등을 펴냈다.
새싹회 창립 동인, 월간 어린이잡지 [새소년] 창간 주간, [조선일보]의 어린이란 편집담당, 대한교과서주식회사 편집부장, [교학사] 이사, 한국동요동인회 회장, 석동문학연구회 회장, 소천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 김요섭 기념사업회 회장, 한국아동문학회 사무국장, 한국문협 이사 등을 역임하였다.
<한국 전래동요를 찾아서>와 <다시 쓴 한국 전래동화> (전10권)는 한국 아동 문학사를 새롭게 정리한 역작으로 꼽힌다.한정동아동문학상(1971), 소천아동문학상(1985), 대한민국문학상 아동부문 본상(1986), KBS동요대상(1986), 옥관문화훈장(1994), 반달동요대상(1996) 등 수상.
【경향】지상(紙上)을 통해 어린이글짓기 지도를 하는 한편, 서민 생활의 소박한 인정과 한국적 아취(雅趣)를 바탕으로 한 수필을 다수 발표하여 수필가로서도 일가를 이루었다.
【동시․동요】<졸업 축하의 노래>(1948) <선생님의 은혜>(1948) <어린이의 노래>(1949) <봄날>(1949) <꽃이 피거든>(1950) <꽃밭에서>(1952) <잔디밭에 누워>(1953) <파란 마음 하얀 마음>(1957) <과꽃>
【동시집】<봄 오는 소리>(1961) <인형아기잠>(1977) <고 쪼끄만 꽃씨 속에>(1979) <아기 숟가락>
【그림 동요집】<우리집>(1967)
【동화】<밝은 해 민주공화국>(1965) <눈사람>(1967) <바람개비>(1967)
【동화집】<도깨비 나오는 집>(1975) <인형의 눈물> <종소리> (1978)
【수필집】<멋과 운치> <내가 자란 서울>
【3인 수필집】<비․커피․운치> (1965)
【저서】<글짓기 교실>(1961) <우리들의 글짓기>(1963) <한국 전래동요를 찾아서> <다시 쓴 한국 전래 동화>(전10권)
첫댓글 선생님, 축하해요, 듬뿍!
어머나...멋진 일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우아, 축하드립니다.
정두리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참 잘했어요. 예쁘고 대단해요. ^*^
정두리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