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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고
불안해하는 나, 비정상일까요?”
내 안의 불안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
요즘 들어 TV나 유튜브에서 ‘불안 장애’나 ‘공황 장애’, ‘우울증’에 대해 꽤 많이 다루고 있다. 우울하거나 불안하면 마치 내가 정상이 아닌 것 같고, 내게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상담실을 찾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과도한 학업과 급격한 감정의 기복, 대인관계에서 오는 고민에 시달리는 십 대에게 불안은 어쩌면 당연한 감정일지 모른다.
《불안 쫌 아는 10대》는 ‘불안하다는 감정에 불안을 느끼는’ 십 대에게 필요한 ‘불안에 대처하는 자세’를 두 철학자들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어낸 책이다. 인간의 무의식을 탐구를 통해 우리 마음을 해부해서 불안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프로이트와,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불안할 때 이를 극복하고 긍정하는 태도를 알려주는 니체의 철학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선생님과 아이들의 흥미진진한 대화를 통해 두 철학자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불안의 이유와 의미, 대처법까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프로이트, “우리는 모두 신경증자다. 인간이니까 불안하다.”
니체, “신은 죽었다. 죄책감은 버리고 하고 싶은 대로 살 것.”
내 안의 불안은 어디에서, 왜 오는 것일까?
우리 모두가 가진 ‘불안’을 들여다보는 본격 철학 토론!
우리는 왜 불안감을 느낄까?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안을 갖고 있다. 불안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어떤 면에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에 변화가 일어나고, 적응할 만하면 찾아오는 새로운 환경과 인간관계, 학업 스트레스와 막막한 미래에 대한 걱정에 둘러싸인 십 대에게 불안은 위협적이다. 다양한 변화에서 오는 불안감에 대처하는 경험과 힘이 부족하다보니 자꾸 불안해지는 자신을 비정상으로 느끼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를 불안해하기도 한다.
이럴 때 진짜 필요한 건, 스스로 불안을 느끼는 이유를 알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힘을 찾는 것이다. 철학으로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가는 <철학 쫌 아는 십 대>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불안 쫌 아는 10대》에서는 철학자 프로이트와 니체의 철학을 통해 불안의 뿌리와 의미를 들여다본다.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는 불안이 생겨나는 원리를 찾아 인간의 마음속 무의식을 해부한다. 우리 안의 욕망인 리비도를 다루는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드-자아-초자아를 이해하고, 여기서 생겨나는 불안을 막는 방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일깨워준다.
힘든 삶속에서 명랑과 긍정을 사랑했던 니체는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초인과 운명애를 이야기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죄책감과 불안감을 버리고 하고 싶은 대로 살 것을 권한다. 두 철학자 모두 인간으로서 갖는 불안을 인정하고 긍정하면서,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자신을 사랑하라는 다정한 말을 건넨다.
불안을 만드는 것도, 이겨내는 것도 나 자신!
불안을 인정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을 찾아서
프로이트와 니체의 철학으로 불안의 실체를 알아간 이후의 최종 목적지는 다름 아닌 ‘나만의 가치를 찾아 건강한 몸 만들기’이다. 갑자기 건강한 몸이라니? 니체는 불안에 휘둘리지 않는 초인, 즉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될 것을 강조했다. 여기서 강하다는 것은 단순히 힘이 세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몸을 잘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을 뜻한다. 건강한 본능을 가지기 위해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긍정적인 생각 습관과 언어생활 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자신의 삶을 긍정하면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서 건강한 몸을 강조하며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막연한 불안을 이겨낼 것을 권한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시험공부 때문에 불규칙한 생활을 해야 하는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자신의 몸을 긍정하고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건강한 몸으로 진정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책의 화자인 상담 선생님을 찾아온 세 아이들의 이야기 역시 보통의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불안의 예로서, 독자인 청소년들이 쉽게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어렵고 딱딱한 철학서가 아니라 이 책이 아이들의 삶에 건강한 영향을 주는 다정한 안내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저자 소개
지은이 이재환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철학과 대학원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불안을 포함하여 감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감정이 우리 삶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가천대학교와 목포대학교를 거쳐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성찰, 모든 것을 의심하며 찾아낸 생각의 신대륙》, 《고전하는 십 대의 이유 있는 고전》, 《나다움 쫌 아는 10대》, 《몸의 철학》(공저), 《이야기의 끈》(공저), 《일꾼과 이야기꾼》(공저)이 있고, 《나눌 수 없는 잔여》를 번역했습니다.
그린이 신병근
디자인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림을 그리면서 디자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는 도봉산과 수락산 언저리에서 마음 맞는 친구인 혜원, 주리와 디자인하고 그림 그리는 작업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한 책으로는 《발명과 특허 쫌 아는 10대》, 《문해력 쫌 아는 10대》, 《돈과 금융 쫌 아는 10대》, 《공유경제 쫌 아는 10대》,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모두 다 문화야》, 《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귀찮아, 법 없이 살면 안 될까?》 등 다수가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 영민: 그런데 왜 의식은 무의식을 통제해야 하나요? 무의식을 통제하지 않으면 불안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 선생님: 아까 무의식에 있는 리비도가 마그마 같고, 또 이 마그마가 흘러내리면 주위에 모든 것을 재로 만들어 버린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만약 의식이 무의식을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그마가 나온다면 우리를 삼켜 버릴 거야. 그러니까 어떻게든 막아야겠지. 근데 마그마가 분출되는 걸 막으려고 하면 땅이 자꾸 꿈틀대고 연기가 나오잖아. 또 가스 같은 내부의 힘이 땅을 흔들리게 만들지. 우리 정신도 마찬가지야. 의식이 무의식의 마그마를 막으려고 하면 땅이 흔들리는 것처럼 우리 정신이 불안해지는 거지. _<2. 당신의 욕망을 변신시켜 드립니다, 무의식> 중에서
- 선생님: 초자아의 역할은 이드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도 한다고 했잖아. 만약에 롤모델이 있으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지금 하고 싶은 걸 좀 참을 수 있겠지?
- 영민: 선생님, 그나저나 자아는 이드와 초자아 중간에서 너무 힘들겠어요.
- 선생님: 오, 영민이 오늘 굉장히 날카로운데. 핵심을 엄청 잘 파악하고 있어. 자아의 역할이 바로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협상하는 거야. 어떤 경우는 짐승 같은 이드가 너무 많은 욕망을 충족시키려고도 하고 어떤 때는 무서운 초자아가 우리를 힘들게 하니 자아가 중간에서 많이 힘들겠지. 그러니까 우리 삶이 어떻게 안 피곤할 수 있겠니. _<3. 내 안의 욕망 덩어리를 다스리는 법> 중에서
- 선생님: 책상에게 마음이 있다면 책상은 불안할까?
다빈: 음…책상은 불안하지 않을 것 같아요.(중략)선생님이 인간은 미래에 변할 가능성이 있어서 불안하다고 하셨으니까요. 근데 책상은 어차피 계속 책상일 테니까 불안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변할 가능성이 없으니까 불안할 이유도 없겠죠.
(중략)
영민: 제 생각에는 책상에게 마음이 있다면 책상도 불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상도 부서지거나 닳을 수도 있고 또 버려질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책상도 변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 좀 전에 말한 것처럼 우리가 불안한 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였잖아? 그런데 책상은 만들어질 때부터 역할이 정해져 있었어. 그러니까 자기가 앞으로 어떤 존재가 될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은 없을 거야. 하지만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역할 같은 것이 없지. 그래서 나중에 어떤 존재가 될까,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해지는 거야._<5. 나만의 가치를 가진 초인이 되라고?> 중에서
- 선생님: 니체는 어린아이들이 어떤 상황에서든 재미있게 논다는 데 주목했어. 아파트든 학교 운동장이든 해변이든, 아니면 장난감이 있든 없든, 없으면 친구들끼리 장난감을 만들어서라도 즐겁게 놀잖아. 그러다가 엄마가 부르면 또 미련 없이 돌아서서 가 버리지.
영민: 근데 그게 좋은 거예요?
선생님: 조금 어려운 말로 하면 어린아이들은 자기 삶을 긍정한다고 할 수 있지. 어린아이는 놀 때 ‘왜 이 놀이를 해야 하지?’ 하고 묻지는 않잖아. 왜 그럴까?
다빈: 그야 노는 게 재밌으니까요.
선생님: 그래, 어린아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긍정할 뿐만 아니라 놀이로 만들어. 내 삶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불안해하지도 않고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을 긍정하면서 즐겁게 놀잖아. 우리가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운명애를 실천하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지._<7. 어린아이처럼 살라고?> 중에서
선생님: 이때 강하다는 것은 힘이 세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는 것도 기억하지? 아까 니체가 우리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몸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초인은 자신의 몸도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야. 그저 모든 본능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몸을 잘 조절해야겠지.
재영: 선생님, 몸을 조절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선생님: 니체가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본능을 가지기 위해서 운동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니체는 우리 삶의 많은 문제가 잘못된 생각 습관이나 생활 습관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했어. 부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든가, 친구들에게 욕 같은 거친 표현을 쓴다든가, 시간을 아무렇게나 사용하거나, 자신이 생활하는 곳을 항상 더럽게 하거나, 자주 짜증내거나 화내는 습관 등등, 이런 것들이 우리 마음을 병들게 한다는 거지. _<8. 나만의 가치를 찾아 건강한 몸 만들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