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1999년이니까요. 아시아만화인 대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시아의 만화가들이 2년에 한번씩 모이는 자리지요. 한국과 일본.. 중국.대만...말레이시아..등등...여하간 5-6개국이 넘는 그 나라의 대표적인 만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교류를 하지요.
저는 한국에서 한 번. 홍콩에서 한번. 일본에서 두번 ... 대만에서 한 번했습니다.
아..제가 어떻게 갔냐고요? <저 만화가는 아닙니다.^.^!! 요즘에는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만요.
학습만화도 한권 나오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아니였지요>
일단 대만 만화시장에 대해서 잠시 알아봐야지요.
대만은 만화시장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심의와 규제가 심하기도 하지만 일본만화의 영향으로 거의 모든 잡지가 일본만화위주로 돌아가지요.
그 안에서 유일하게 일본만화만큼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것이 한국만화입니다. 특히... 원수연씨 만화 인기가 좋지요. 그 곳에서 싸인회도 했으니까요.
<아... 실제로 원수연씨... 스타일 멋집니다. 분위기 죽입니다. >
사실 대만의 만화계는 우리나라의 1970년대 80년대 수준입니다. 아마도 제 생각으로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본에 필적할 혹은 능가할 만화수준을 보인다면 오직 한국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도 있지만 그 당시 아시아 만화인 대회를 보면서 느낀점이기도 하지요.
세미나에서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학과와 만화 학과가 대학에서 20여군데 이상 있다는 말에 가장 놀란 것은 일본쪽 관계자였지요. 만화의 나라 일본에서도 아직 그 만큼의 학과가 생기지 못했으니까요 . 뭐 사실 어떤 면에서는 만화가 돈이 된다..혹은 컨텐츠의 기본이다...라는 생각으로 아무 생각없이 만든 대학도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직 시장이 그리 넓지 않은데 그런식으로 학생만 배출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불만이지만요.
대만에 내린 첫 느낌은한 마디로 딱 에어컨 바람 나오는 곳에 서있는 느낌입니다.
문제는 에어컨 실외기 앞에 서있는 것 같아서지요.<그 펜 돌아가면서 뜨거운 바람 나오는 곳입니다> 무지 덥더군요.
두 번째 느낌은 참 거리에 붉은 간판이 많구나 였습니다. 사실홍콩영화보면 자주 접하는 광경이지만 실제로 붉은색 간판들이 거리에 잔뜩 늘어선 것을 실제로 보는 느낌은 달랐지요.
<이건 어쩌면외국인이 한국의 거리에서 붉게 빛나는 십자가들을 볼때 느낄수 있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나가는 소리지만 어떤 외국인은 밤에 서울시내에 빛나는 십자가들을 보고 무슨 묘지가 이렇게 많냐고 했다는 소리가...>
집들은 거의 대부분 단층..2층 정도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지진대가 지나가고 있어서 지진의 위험성 때문에 높게 안 지은 거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대만에서 큰 지진이 난것이 아시아만화인 대회하고 3개월 있다가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피해가 심했던 신주라는 곳이 제가 있던 곳이지요. 역시 지나가는 소리지만 대만판 O양이라고 스켄들이 난 취메이펑?이 당시 만화인대회에서 신주시장과 같이 환영인사말을 했습니다.
사진은 모르겠지만 실제로 보면 .... 허헉...숨이 멈추게 예쁘지요. 처음에는 대만의 탤런트나 모델이 행사게스트로 나온줄 알았으니까요. >
여하간 행사 잘치루고 원래 만화그리는 인간들이 술과 가무를 좋아합니다.
비행기 타기 하루 전에 파티를 가졌지요.
그런데 재미난 것이 일본과 홍콩...그리고 한국만화가들만 모였습니다.
주체는 일본만화가인이 한국만화가를 초대한 형식이였지요.
여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한국에서 아시아만화인 대회를 했을때 주체측이 호텔을 제대로 잡지 못해 일본만화인들을 집에서 숙식을 하게 했지요. <전화위복으로 나중에 이 편이 더 좋았다고 평판이 있었습니다.>
약간 큰 바를 통채로 빌려 놀았는데... 말도 통하지 않은데 참 즐겁게 놀더군요.
전? 얼음을 띠운 맥주만 홀짝~! 홀짝거렸지요.< 맥주가 미지근 합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잔에 따라서 얼음을 같이 넣서 마시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춤추는 타임...
홍통에서 온 여류 만화가가 등이 푹 파인 야시런 복장으로 대회 내내 돌아다녔지요.
첫눈에 직감했지요. 음 나름대로 한 가닥 하겠구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나와서 추는데... 실력은 영...이더군요.
여하간 이런 시간을 평정한 것이 바로...김수용 작가와 박찬섭 작가였습니다.
참고로 김수용작가는 힙합이라는 만화를 그렸지요.
현란한 발놀림과 몸동작. 거의 방송국 2인조 빽댄서와 같은 퍼포먼스...두둥.
<위 쪽에 언급한 홍콩 여류 만화가... 조심스럽게 뒤로 빠져서 박수만 치더군요.^.^! >
일본. 대만 홍콩 만화인들...열광의 도가니 입니다. 콘서트장에 온 관객처럼 환호합니다.
거기다 한국의 다른 여류만화가들까지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줬으니...
이 순간 든 생각... 일본이 만화로는 아시아 최고인지 모르지만 만화인들의 끼로 따지자면 한국이 세계최고라는 생각이... 두둥.
여하간 뭐 아마도 당시의 일은 두고두고 회자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양양이의 역습 -
당시 사인도 많이 받았는데... 그중에 가장 인상깊은 분이 울트라맨 작가분에게 받은 거지요.
정말 울트라맨을 그려주시더군요. <친구에게 선물로 줘서 ..흑 지금은 없지만>
당시 HOT 가 인기가 있었는지 브로마이드가 널렸있었습니다.
덕분에 강타얼굴은 원없이...쿨럭. 보았지요.
썩은 두부라는 것이 있습니다. 통역을 맡은 분도 3년동안 냄새가 역해서 안먹었다고 하는데...
겁도 없이 도전했습니다. 결과? 흐... 숨 안쉬고 먹으면 먹을만 합니다.
대만의 횡단보도는 지킬 필요가 없더군요. 불이 켜지거나 말거나 사람만 없다면 차는 가고 차만 없다면 사람은 건너가니까요. <차가 한국처럼 빨리 안 달려서 그런지도...>
호텔에서 대만 방송을 보는데... 무슨 프로그램에 임산분들이 잔뜩 나와서 경기?하는 장면인데 배경으로 깔린것이 SES의 노래...쿨럭.
대만에 돌아가니는 개들이 많더군요. 이유를 들어 보니 어릴때 키우다가 귀찮아 지면 내다 버립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음식을 그냥 외부에다가 내놓기 때문에 그걸 주워먹고 크는거죠.
그렇게 돌아다니느 개들이 많아지면 일년에 한 두번 정도 몽땅 잡아다가... 처리합니다.
어떤 방법이냐고 묻자... 땅에다 묻어 버린답니다. 산채로요. <진짜인지 가짜인지...쿨럭. 가이드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한국만화... 에 대해서 한 두가지 이야기.
일본에 견줄 만한 실력을 지닌 한국만화가지만 실제로 생활은 그리 나은 편은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면이 없다는 거죠.
두 번째는 만화로 먹고 살기 힘들기에 다른 일을 찾아 떠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여점 문제도 그렇고 좋은 만화를 그려서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정부나 단체는 돈이 되는 것만을 찾기에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쪽에 돈을 투자하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만화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느낌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잘 그림 만화하나를 가지고 게임과 애니 ..캐릭터 상품으로 발전을 시키는데
국내에서는 그게 안되는 것 같네요.
<물론 다른 그 책임중의 하나는 독자들에게도 있지만요. 불법스켄본이나 대여점 만화로만 만화를 즐길경우... 만화가들에게는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10원 한장도요.
심하게 말하면 정말 배고파서 그만두는 경우도 많답니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책 한 두권 정도 사주는 것이 그 만화가에게는 무척이나 힘이 되지요. >
맞아요.원래 지금 어른들 어렸을때 만화하면 떠오르는게 컴컴한 지하에서 쭈그리고 앉아보는것 같구요..뭐 어른들은 만화면 코흘리개 애들이 그냥 한번 보고 말것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아요.만화보게 허용하는 부모님들도 만화책은 못사게 하더라구요,,어차피 한번웃고 말걸 왜 사냐는 투로..저는 몰래 쌓아두고 있습니다^^;
첫댓글 쓰고 보니 게시판 성격에 안맞는 이야기인가 잠시 고민... 그래도 후반부에 SES와 HOT 이야기가 있으니까 한류 이야기라고 혼자서 안심 중... <그래도 안 맞는다면... 옮기도록 하지요>
^^ 재밌게읽었습니다
한국만화 화이링!!
오오~ 글 너무 흥미롭고 좋았어요~ ^^ 다른 일들도 자주 부탁드립니다 ^^
궁금한것이 있는데^^;;.. 만화책이 안팔리는건 대여점 때문이지만 캐릭터 산업으로 돈을 벌수는 없나요? 저는 만화를 무척 좋아하는데 본후에 캐릭터 상품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어요.근데 일본같은 경우 만화로 팔리는것 보다 캐릭터 산업으로 더 돈을 맣이 벌잖아요.
저도 한국만화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하고 있지만은 일본만화를 무시 못하겠더라구요. 솔직히 만화나 애니메이션 분야는 일본을 아직 다 따라잡진 못하지요. 그렇지만 한국만화역시 무시 못하죠.. 어쨌거나 부럽긴 해요..일본이..
진짜 요즘은 우리나라만화가 너무 좋아요~
글고보니 만화책을 잘 안사다보는 이유중에 어릴때부모님이 집에 소장하는걸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있어서 그런것두 있는것 같아요.. 어른들이란;;;; 후훗~!
맞아요.원래 지금 어른들 어렸을때 만화하면 떠오르는게 컴컴한 지하에서 쭈그리고 앉아보는것 같구요..뭐 어른들은 만화면 코흘리개 애들이 그냥 한번 보고 말것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아요.만화보게 허용하는 부모님들도 만화책은 못사게 하더라구요,,어차피 한번웃고 말걸 왜 사냐는 투로..저는 몰래 쌓아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