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 것이 시즌 초반 매섭던 팀 방망이가 15~17일 SK와의 3연전에서 갑자기 무뎌졌기 때문. 타격 코치로서 안타까운 마음이야 오죽할까마는 툭 던진 한마디가 눈길을 끌었다. “사람이 참 간사해요.”
무슨 말인가 했더니 “잘 나갈 때는 몰랐는데 팀이 잘 못치니까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쓰게 되더라”면서 사연을 털어놨다. 왜 안 될까 고민고민하다가 ‘오늘 무슨 속옷을 입으면 경기가 잘 될까’ ‘오늘 어떤 음식을 먹어야 경기가 잘 풀릴까’하며 모든 신경이 그쪽으로 쏠리더라는 것.
“방망이야 잘 맞을 때 있고 안 그럴 때도 있는 건데 신경이 무척 쓰인다”며 “밤에 잠이 안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망이가 안 터질 땐 바가지 안타라도 터져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안 나온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이 코치의 걱정 때문일까. 기아는 이날 더블헤더 첫 경기에서 선발 전원 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거뒀다. 비록 두번째 경기에서 1안타의 빈타에 허덕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