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4. 2. 22.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남쪽 방향 멀리 바라보이는 서울 강남구 대모산 산자락이 허옇다.
간밤 밤새토록 싸래기눈이 내렸나 보다.
아파트 단지 안 빈터에도 눈이 허옇게 쌓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남쪽을 바라본다.
별첨 대모산 일대의 지도를 참고 바람.
<한국국보문학카페> '등단 시인방'에는 '김병환 시인'의 시가 올랐기에 전문을 여기에 올린다.
봄 눈
김병환
실버 머리에
흰 눈이 내리니
옷도 하얗고
마음도 하얗다
눈 위에
하얀 발자국
녹으면
물 되어 흐르듯
세월 따라
소망도 욕심도
졸졸 녹아
물처럼 흐른다.
내가 아랫처럼 댓글 달았고, 퍼서 '세상사는 이야기방'에도 올려서 내 글감으로 삼는다.
내 댓글 :
봄눈 내리는데도 노인네가 알머리로 바깥으로 나갔나요?
털모자를 쓰고, 우산을 펴서 쳐들면 대머리에 눈이 내리지는 않겠지요.
주변머리가 없어서 알대가리로 바깥으로 나가면 봄눈이나 맞겠지요.
전날인 그저께는 우산을 손에 들고는 바깥에 나가니 추적거리는 이슬비.
돌 벤치 위에 장기, 바둑을 두는 영감탱이들이 제법 있더군요. 대머리마빡, 알대가리도 보이고....
어제는 비가 제법 내리기에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 채 종일토록 아파트 방구석에 쑤셔박혔지요.
나는 집나이 77살, 만나이 75살. 머리카락이 힛끝거리도 아직은 대머리이거나 또는 백발은 아니지요.
머리터럭 길다면서 이발소에 다녀오라는 아내의 지청구를 듣는 요즘이지요.
조만간 검추레하고 히끗거리는 머리터럭을 짧게 잘라야겠습니다.
김 시인은 가진 게 많군요.
녹아서 줄줄줄 샐 정도이니....
아직은 추운 겨울
조만간 봄이 서서히 다가오겠지요.
오늘 아침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눈이 제법 많이 내렸군요.
녹아내려서 땅을 촉촉히 적시었기에 곧 봄이 잉태되어 새봄이 오겠지요.
어깃장 놓은 듯한 댓글...
따악 ~
앗 아파유!
글 또 기다립니다. 엄지 척! 하면서...
김 시인은 노인네를 '실버(silver)'라고 점잖게 표현했다.
영어로는 '실버( silver)', 중국 한자는 '노인(老人)'이고, 우리말로는 '늙은이'이다.
우리말 '늙은이'를 나타내는 말(속어)을 검색한다.
'노인(老人), 노인네, 어른, 어르신, 어르신네, 늙은이, 늙은것, 늙다리, 늙은 짐승, 늙정이, 늙으신네, 늙은데끼, 늙숙이, 낡은이, 웃어른, 영감, 영감탱이, 사랑어른, 바깥어른, 안어른, 안늙은이, 주인어른, 노마님, 할망구, 할아범, 할배, 느리광이, 느름쟁이, 느림뱅이, 느림보, 늘보, 늙마, 노신사, 안부모, 바깥부모, 안노인, 노친네,
노인비하하는 말 : 노털, 노땅, 틀딱, 뜰딱충, 노슬아치(노인 + 벼슬아치), 노궁, 구닥다리, 꼰대, 연금충,
벗겨진 머릿통을 일컫는 말 : 대가리, 알대가리, 대갈통, 마빡, 대머리,
나는 생일이 음력 섣달 말쯤이다. 요즘 내 집나이는 일흔일곱살이고, 세는 나이는 일흔여섯 살이고, 양력나이로는 만75살이고, 호적신고는 늦어졌기에 만74이다. 내가 태어난 해의 양력(1949년 1월 말)으로는 만75살이 살짝 넘었다.
지난해 봄철부터 나는 유난스럽게 늙은이 행태를 보였다.
봄철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아서 목구멍이 가렵고, 누런 가래도 내뱉고, 눈알도 침침해서 내과병원 두 곳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고, 그 뒤부터는 등허리뼈가 유난스럽게 굳어져서 걸을 때마다 무척이나 힘이 든다. 어기적거리고, 느릿거리며 걷다가는 이따금씩 멈춰서서 주먹 쥔 손으로 등허리뼈를 살살 두들린 다음에 다시 걷기 시작한다.
내가 나를 보면 영락없는 '늙은이'이다.
하등 가치도 없도 없는 '늙다리'이다.
나이가 많아지니까 앞날이 자꾸만 걱정이 된다.
더 늙어서 스스로 꼼지락거리지 못하면 노인요양원(실버타운)에 들어가서 생활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 게다.
입주비가 하루에 7 ~ 10만 원 쯤 할 게다. 여기에 간병인의 보수도 지불해야 되고, 또 이따금씩 노인병원에 들러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게 다 돈이다.
'실버(silver)'라는 낱말이 주는 뜻이 무척이나 알쩐하다. 한편으로는 속상하고.
아직껏 꾸부정한 모습으로 느리적거리며 걷는다만 앞으로 더욱 늙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내 아내는 나보다 다섯 살이 어려서 집나이 일흔두살이기에 우리는 함께 늙어가는 부부이다.
나중에 더 늙으면, 누군가가 더 일찍부터 아프면 서로를 돌봐야 하며, 간병을 해야 하는지, 더 훗날에는 혼자가 되어서ㅓ ....
나는 가진 게 별로 없는 빈털이기에 앞날에 대한 걱정이 자꾸만 일렁거린다.
2.
내 경험이다.
내 어머니는 자식 일곱을 두었으나 자식 셋은 일찍 죽었기에 아들이라고는 나 하나뿐. 딸 셋은 시집갔고.
내 어머니는 시골 산골에서 혼자서 사셨다.
내가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다가 정년퇴직한 뒤에서야 시골 내려갔을 때에는 어머니는 아흔살. 너무나 늙은 꼬부랑할머니였다. 수십년 만에 꼬부랑할머니와 늙은 아들이 만나서 살기 시작했다. 얼마 안 되어서 어머니는 치매증세가 서서히 나타나서 걷는 게 힘이 들었고, 때때로 자칫하면 펑 넘어져서 머릿통을 깨뜨려서, 황급히 병원 응급실로 모셔야 했고....
아들이 혼자인 나한테만 늙은 어머니를 맡긴 세 딸.
'아들이 어머니를 잘못 모신다'고 주댕이로만 효녀인 양 병원에 와서 아들인 나한테 욕 퍼지르던 딸들.
- 내가 보는 눈앞에서도 갑자기 펑 쓰러져서, 머리통을 땅바닥에 부딛쳐서 다치면? ...
나는 말한다.
'늙은 부모를 직접 모시는 게 아니다'라고.
'왜 아들만 책임을 져야 돼?'
많은 경험이 있는 나도 이제는 자꾸만 나이가 더 먹는 세월에 와 있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
나한테는 자식이 네 명(두 딸, 두 아들)이지만 자식한테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다.
가파른 세상에서 자기들 살기에도 벅찬데도 늙고 병든 부모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면 ....
그게 다 엄청난 마음고생이 될 게다.
3.
며칠 뒤에는 어머니 제삿날이 돌아온다(2015. 2. 25. 밤11시 15분에 돌아가심)
나는 양력 날자, 저녁무렵에 어머니 제사를 지낸다.
오늘은 대전 사는 누나가 제사비용 일부를 보탠다며 내 통장에 입금했다고 내 아내가 나한테 말했다.
2024. 2. 21. 목요일.
사진에 마우스를 대로 누르면 사진이 크게 보임.
나중에...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