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룡 공수특전사 특공무술 교관 진종건.
그는 손정숙이란 아름답고 착한 여자와 결혼했으며 아들 동혁을 낳았다.
그에게 커다란 흠이 하나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자만심.
자신이 최고의 강자이며 어느 누구도 자신을 꺽지 못할 것이라는 자만심이었다.
종건은 군을 제대하고 나와 무술도장을 차렸으며 다른 도장의 무술 유단자들의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진사범의 주먹이 최고라는 말을 듣고 찾아왔소."
"처음 뵙는 분인데 무슨 용건으로...."
"진종건. 공수특전사 무술교관. 쿵푸 5단의 권혁만을 꺽었으며
일본무술 가라데의 고수 박신봉도 무릎을 꿇게 만들었지."
"당신 누구야."
"더욱 놀라운 건 거액의 돈을 걸고 무술의 달인 박성철과 대결했으며
그를 불구로 만들었다는 거야."
"당신 누구냐니까."
"내가 누구냐고. 네놈이 불구로 만든 박성철과 피를 나눈 형제 박성달이지."
"공정한 대결이었어."
"문제는 불구가 된 박성철이 정신적인 충격을 극복 못하고 결국 자살했다는 거야."
지금 종건이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는 것은 박성철의 자살이 아니었다.
그와의 시합에 돈을 걸었다는 것이었다.
"흐음... 당신도 유단자겠지. 물론 지금 도전하러 온 것이고."
"유단자는 맞는데 당신과 겨룰 만큼 강하질 못 해."
"그럼 날 찾아온 용건이 뭐야."
"강한 사람 하나 소개시켜 주려고."
"내가 아는 자인가?"
"알 리가 없지. 일본 야쿠자에 몸담고 있다가 그 곳 생활 접고 물 건너온 자니까."
"좋아.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때 돈을 건 것은 내 실수지만."
"이번에 걸건 돈이 아니야."
"내 목숨이라도 걸까?"
"그것도 재미없지. 네놈의 다리를 걸어라. 두 쪽 모두."
"나를 불구로 만들겠다는 생각이군."
어떤 대결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종건이 이번 결투는 마음이 불편했다.
아내 정숙과 어린 아들 동혁.
자신이 불구가 된다면 그들을 어찌 보살필 수 있단 말인가.
두 다리를 잃는 것은 목숨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방법은 하나. 상대가 누구이든 꺽으면 된다.
"동혁아빠. 인상 좀 펴요. 이렇게 경치 좋은 데까지 와서 이거 뭐예요."
"으..응. 그래. 경치가 참 좋네."
"나 지금 너무 행복한 거 아세요? 당신이 데이트를 다 하자고 하고.
이게 몇 년 만이에요?"
"미안해 정숙아. 그 동안 고생만 시키고."
"무슨 말이 그래요? 그 보다 더 많은 행복을 제게 주셨잖아요."
종건은 살며시 아내를 안아 주었다.
"다른 집 여자들은 아이 낳고 살이 많이 찐다던데. 당신은 어째 더 말랐냐?"
"왜. 그게 싫어요?"
"동혁이 키우기 힘들지?"
"애 하나 키우는 것 가지고 뭘. 그래서 우리 아이 삼촌네 집에 맡기고 온 거예요?"
종건은 아내와 다정히 거닐었다.
하지만 아내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동혁아빠. 타임캡슐 알아요? 편지에 소원 적어서 땅에 묻어 두는 거 말이에요."
"요즘 연인들이 한다는 그거?"
"우리도 하자 여보. 우리도 연인이니까."
"아이고 참 쑥스럽게 별걸 다.... 어떻게 하는 건데."
"우리 동혁이 학교 들어갈 때까지 절대로 꺼내 보지 않기."
종건은 아내에게 차마 하지 못한 말을 종이에 적었다.
두 다리를 걸고 대결을 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고....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이기면 된다. 그러면 그만인 것이다.
대결 장소는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절벽 위.
상대는 일본에서 미친칼이라고 불리던 잔인함의 대명사 마동수.
"아이고. 우리 진사범께서 드디어 나오셨구만요."
올라오는 종건을 반기며 박성달이 말했다. 그리고 각서까지 보여주었다.
종건이 마동수를 이기면 자신의 재산을 모두 내놓고 떠나겠다는 각서.
마동수. 놈은 일본에서 야쿠자계를 주름잡으며 신이 내린 칼잡이라
명성이 자자했던 잔인한 승부사였다.
그런 마동수에게 박성달이 모든 것을 걸었다.
종건이 이기면 종건에게 마동수가 이기면 마동수에게 자신의 재산을
모두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었던가.
결국 대결이 시작되었고 박성달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종건은 일찍이 이런 상대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마동수의 현란한 칼 솜씨와 빠른 몸놀림에 빈틈을 찾지 못한 종건이
결국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
숨을 헐떡이며 지쳐있는 마동수와 그 앞에서 한 손을 땅에 짚은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종건.
"하루만 시간을 주시오. 마지막으로 아내와 아들을 보고 올 수 있게."
"명예를 소중히 하는 사람이니 믿어주지.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여기로 오시오."
종건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동혁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눈에 넣고 그들의 사랑을 가슴에 담아 가기 위해서.
그러나 아내는 집에 없었다.
아내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이별해야 하는 것인가.
종건은 아내가 갈 만한 곳을 밤새 모두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이상한 생각이 들어 마지막으로 아내와 데이트를 했던
경치 좋은 강가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서 아내와 묻어두었던 타임캡슐을 열어보았던 것이다.
"그 날 당신의 어두운 표정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군요.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파요.
제 소원이 뭔 줄 아세요? 동혁이가 아빠를 보며 자라고 또한 아빠를 닮아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하는 거예요. 저는 너무 나약하잖아요. 그래서 혼자는 못 키워요.
이런 저를 부디 용서해 주세요. 동혁아빠.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종건은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내가 모두 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대결에서 패한 것까지도.
아내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답은 나왔다.
그것은 바로 바다가 보이는 절벽. 자신이 두 다리를 바치기로 한 그곳.
종건은 달리고 또 달렸다.
그가 도착했을 때 이미 와서 기다리는 박성달과 마동수의 모습이 보였고
또한 절벽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아내를 보았던 것이다.
"안돼 여보. 지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냉소를 머금은 박성달이 말했다.
"진사범은 복도 많은 사람이야. 남편 대신해서 죽겠다는 일편단심 아내도 있고."
"정숙아 안 돼. 천천히 앞쪽으로 나와. 제발! 제발! "
"참으로 눈물겹구만. 당신 아내가 오죽이나 간절했으면 내가 허락했겠나."
아내의 눈에서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종건이 미친 듯이 아내에게로 달려갔다.
그러나 아내는 고개를 저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으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
"네놈의 목숨도 좋지만 네놈이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이성을 잃은 종건이 박성달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마동수가 막아섰고 그의 칼이 종건의 옆구리에 박혔다.
무릎을 꿇고 신음하는 종건에게 박성달이 다가와서 비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러면 내가 양심에 걸리잖아. 난 네놈의 두 다리를 원했지 네놈의 목숨을
원한 것이 아닌데. 그러면 네 아내는 덤이었나?"
" 으아아아아아아! "
종건은 마지막 힘을 다해 박성달에게 달려들었고 그의 급소를 가격했다.
그게 박성달의 최후였다.
숨이 끊겨 쓰러진 박성달. 칼로 인한 상처보다는 아내를 잃은 충격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종건.
마동수는 그 자리를 황급히 피했고 얼마 후 경찰들이 절벽으로 몰려들었다.
"피고 진종건. 일급살인죄로 기소되었고 무기징역을 선고함. 탁! 탁! 탁! "
고개 숙인 종건과 그 뒤에는 눈물 흘리며 바라보는 그의 동생 종진 부부
그리고 어린 동혁이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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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2.
[ 장편 ]
폭파 1초전 시한폭탄 사랑 10
펠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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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98
05.11.10 17:26
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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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기는 한데 동혁이가 넘 불쌍해요ㅠ-ㅜ...
동혁에게 힘과 사랑을 주세요.
불쌍하다 동혁이 ㅎㅎ 재밌음.
끝까지 재미있게 봐 주세요.
동혁이불쌍해요 ㅠㅠ~
이번 편은 좀 슬픈 내용이었지요?
이런.. 개XXX같은..! 짜증나네요. 비열한자식..! 퉷!
다 죽여 버리겠다!!!!!
진짜개xxx같은 놈이넷ㅡㅡ^^
박성달이 더 나빠요? 아니면 마동수가 더 나빠요?
남편을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하는 아내의 모습이 안타깝고 감동했어요,,, 한구석의 마음이 찡~ 하고.... 다들 불쌍해요. 그리고 재미있어요,.^^*
다소 마음이 안 됐지만 극적인 면을 중시했습니다.
너무 슬퍼요. 동혁엄마 죽을때가 상상이 가네요. 이거 슬픈 소설인가요.
액션멜로라고 해야 맞겠지요.
동혁이가 불쌍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동혁이아빠 불쌍하다
정말로 슬픈 운명입니다.
동혁이라는 아이가 멋있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하네요 ~ 그래서 더 재밌는것 같습니다 ~
우리가 살 수 없는 인생을 대신 보여주는 주인공이지요.
동혁이 정말 불쌍하다.. 마동수를 꼭 잡아서 죽여버려요!!!!!!!! 홧팅!!!!!!!
기대해주세요.
글을 재미있게 쓰시네요.
칭찬은 언제 들어도 즐겁습니다.
동혁에게 그런 사연이..... 넘 불쌍하다.
주인공의 슬픈인생. 어찌될지 계속 지켜봐주세요.
쳇 칼로덤비다니 허접한 우리의 싸움꾼 총은 만들어놓고 뭐하니?
우리나라에서 총기 소지는 불법입니다. ㅋㅋㅋ
저런 개xxx같은 놈이...ㅎㅎㅎ (욕해서 죄성)
숨김없는 감정표현인데요 뭘. 재미있게 봐 주세요.
동혁이가 너무나도 불쌍하다.
슬픈운명의 주인공이지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