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주암은 삼정산 자락의 1,100여m 고지에 언제나 빗장이 굳게 걸려 있는 암자이다
우리나라 불교 역사의 태두라고도 할 수있는 보조국사 지눌이 처음으로 문을 열어 수행한 곳이다.
상(上)은 부처님도 발을 붙이지 못하는 높은 경지를 의미한다
무주(無住)란 '머무르지 않는다'는 뜻인데, 좋은 자리에 그냥 머물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함을 경계하고 있다
'상무주'란 편액에 원광이라는 낙관이 찍혀 있다
원광은 처음으로 변소를 해우소(解憂所)라고 표현한 경봉스님의 법호이다
상무주암은 항상 이렇게 나무 빗장이 굳게 걸려 있다
지눌은 '선이란 고요한 곳에도 있지 않고, 시끄러운 곳에도 있지 않다'라는 구절에서 깨우침을 얻었다
고요함만을 추구하는 상무주암의 주지스님은 대중불교를 추구한 지눌의 사상을 외면하고 있는가...!
암자의 한쪽 귀퉁이에는 필단사리탑(筆端舍利塔)이 외롭게 서 있었다
각운(覺雲) 스님이 <선문염송설화>라는 책 30권의 저술을 마치자 붓통 속에서 갑자기 사리가 나왔다고 한다
필단사리탑은 그 사리를 봉안한 탑인데, 그만큼 저술이 힘들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푸른 하늘과 맞닿으며 천왕봉과 키재기 하는 필단사리탑에서 각운스님의 고독과 번뇌가 느껴진다
이면에 흐르는 고고한 역사와 암자의 분위기는 측량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었다
잡목을 투박하게 얽어서 만든 울타리에서 지리산과 하나 되고 싶어하는 운치가 느껴진다
등산객을 위해서 울타리 밖으로 물길을 내어주는 자비로움에 가슴이 훈훈해진다
아마도 스님의 운동 기구인 것 같다. 여기에 매달려서 몸을 흔드는걸까, 거꾸로 매달리는걸까?
법당 앞에 정성껏 가꾼 야생화는 우리들에게 무욕의 삶을 살아가라고 가르치는 것 같다
스님은 출타하셨는지 산 아래에서 올라온 불자들이 주인 행세를 하였다
늙은 보살이 '사진 촬영 금지' 푯말을 가르키며 카메라를 제지하는데 이건 부처님의 뜻이 아니다
상무주암에는 이런 좌선대가 세 군데 있었다
옆쪽으로 반야봉이 보이고, 앞쪽으로는 구름을 거느린 천왕봉이 훤히 보인다
지리산의 명당인 상무주암은 지리산을 앞마당으로 가진 유일한 사찰이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이 숱한 구도자(求道者)들이 추구하던 피안의 경지로 보인다
카타리나가 상무주암의 절경에 취해서 하산하기를 망설이고 있다
좌선대 바로 앞에서 빨갛게 익은 가을 열매가 구도자들의 고뇌처럼 처연하다
천왕봉의 기(氣)를 가슴에 가득 담아서 하산해야지...!
그날 주지스님을 뵙지 못해서 다른 곳에서 사진을 퍼왔다 (죄송*^*)
현기스님은 70년대에 여러 선방에서 이름깨나 떨치던 선승이었다
어느날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상무주암에 은둔해 홀로 20여년 동안 수행 중이다
"사람들은 고독을 두려워 하지.
기를 쓰고 돈을 벌려는 것도, 권력과 지위를 얻으려는 것도
그것이 없으면 고독해질까 봐 두렵기 때문이지.
그런데 이상하게 이게 좋으니, 이게 이렇게 좋으니...." <현기스님의 어록에서>
첫댓글 현대인은 대중속에서 고독을 느낌니다.진정한 수행이어야지 수행을 빙자한 현실도피라면 의미가 없겠지요. 스님은 모자가 필요하신 듯 햇살에 머리가 뜨거우신가 봅니다, ㅋㅋ
20년동안의 수행이라니 얼마나 고뇌해야 득도의 경지에 닿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