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기-14, 제주 기독교 순례길 1코스- 순종의 길
23, 05, 18
순종의 길은 제주시 애월읍 금성교회에서 출발해
한림읍 한림교회를 거쳐
한림읍 협재교회까지 걷는 14. 2km이다.
제주에는 이기풍 목사의 제주 선교가 시작되기 전에
자생적으로 시작된 예배공동체가 두 군데 있었다.
하나는 1,904년 제중원(세브란스병원 전신)에서
치료받고 예수를 영접한 김재원 씨가 그의 어머니와
동생 등을 전도하여 시작된 이호리 예배공동체이고,
또 하나는 서울 경신학교와 평양 숭실학교를 다녔던
조봉호 씨가 귀가해서 그의 일가친척들과
이도종 등이 모여 1,907년 3월 10일,
양셕봉 씨 집에서 시작한 금성리 예배공동체다.
금성교회는 1,924년 초가예배당을 건축했는데
현재 예배당은 1,990년에 건축했다고 한다.
금성교회 개척자 격인 조봉호 씨는
지역교회를 섬기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대구 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다.
나중에 목사가 된 이도종 씨는 평양신학교를 나온
제주 출신 첫 목사로 대정교회를 담임 목회하며
인근 몇 교회도 순회 예배 인도했는데
제주 4.3 사건 때 한라산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무장대에 의해 생매장된 순교자다.
한림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 올레길 15코스와 겹치는데
북에서 남으로 올레길 역코스로 걷는다.
올레길과 상관 없이 해안길을 따라 걸었다.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대로
처음 출발할 때는 많은 비가 내렸는데
도중에는 빗줄기가 줄어서 걸을 만했다.
그래도 강풍주의보가 내린 제주의 바람은
걷기가 어렵게 했다.
서울집에서라면 이런 날 비구름이 그리는
북한산의 수묵화를 감상하며 집안에서 쉴 텐데.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있다며 둘이 웃었다.
한림교회당
1,915년 11월 이기풍 목사가 설립했고
그 후 강문호 목사가 목회했다.
강 목사는 1898년 제주 중문에서 출생해
1,932년 장로교 목사로 안수받았다.
1,942년 한림교회 담임으로 부임하여
1,971년 은퇴하기까지 30년간 시무하다가
1,986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일제강점기에 일본말로 설교하고 기도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불복하여 설교 때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창씨 개명과 신사 참배를 거부할 뿐 아니라
3.1 만세 운동 거사 주동자로
1년 6개월간 옥고를 치루기도했다.
그의 기념비가 예배당 앞에 서 있다.
한림교회 100주년 기념비
장애인 보호시설과 청소년 문화공간인 교육봉사관
한림교회 옛 종탑
협재교회당
1,921년 당시 협재리는 300호가 사는 큰 동네였다.
하지만 토속신앙이 강한 지역,
모슬포교회 최정숙 집사가
자비로 금성교회 이도종 청년을 전도인으로 파송,
교회가 개척되었는데
예배당은 4.3 사건 때 화제로 소각되었다
1,953년 피난민들의 헌금으로 예배당을 건축했고
수차 증개축해서 지금의 예배당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협재교회 옛종탑
세 교회 모두 개방되어 있어 좋았다.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서 아내와 둘이
기도하고 쉬다가 사진 찍고 돌아 나왔다.
귀로에 협재에서 202번 버스를 타고
서귀포 버스 터미날까지 오는데
한 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22,000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