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에코그라드호텔 사태, 1라운드 끝 2라운드 시작… 끝없는 소송전 예고

[불굴]

순천 에코그라드호텔 사태, 1라운드 끝 2라운드 시작… 끝없는 소송전 예고

낙찰자 측, 인도명령 대집행 큰충돌 없이 진입 성공vs공사채권단, 다음주 대반격 "줄소송"

2014년 03월 14일 (금) 20:02:27

박종덕 본부장 blue6543@daum.net

순천에코그라드호텔 공사채권단(대표 유성재)이 14일 오후 2시께 박근혜 대통령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장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 공사채권단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시각은 14일 오후 1시 40분

호텔 후문에는 공사채권단 관계자 30여명이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 준비를 분주하게 하고 있었다.

현수막에는 “자본금 일천만원짜리 유령회사 동원산업은 공사채권을 인정하고 점유권 강제침탈을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같은 시각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낙찰자인 동원산업의 신청으로 호텔 건물 내 6개 층 임차인에 대한 인도명령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순천지원 집행관과 경찰병력 50여명이 몰려들었다.

잠시 뒤 강제집행을 동원된 30여명의 용역요원도 현장을 찾았고 이어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잇따라 호텔 후문에서 대기상태에 돌입했다.

공사채권단 유성재 대표는 잠시 뒤 '박근혜 대통령과 순천지원장에게 드리는 호소문' 이라는 성명서 낭독을 통해 “부당한 경매과정에서 135억원의 공사채권피해자가 발생했다”며 “현재 법적소송이 진행중이니 물리적 수단이 동원되지 않도록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순천법원 측에도 " 임차인들을 상대로 한 인도명령에 대해선 가급적 협조하려 한다"며 인도명령과 유치권은 별개이기 때문에 법원의 이번 인도명령에 대해선 협조하겠지만  점유권을 양보하거나 유치권을 포기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유암코를 겨냥해 "공기업의 편법으로 저희들과 같은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법원 집행관실에서 동원한 용역요원들이 강제진입에 앞서 집행관으로부터 호명을 받으며 대기상태에 있다.

잠시 뒤 오후 2시 30분께 마이크를 잡고 있던 공사채권단 유성재 대표가 "법원이 임차인들을 상대로 한 인도명령 집행에 대해선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집행관에게 당부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대화를 요청했지만 현장에 있던 집행관은 이런 요청을 현장에서 묵살하고 주변에 있던 용역들에게 강제집행을 지시했다.

출입구에 들이닥친 30여명의 현장용역 요원들은 공사채권단과 뒤엉킨 채 출입구를 통해 현장에 들어갔고 잠시 뒤 건물내에서 용역요원 간 고성이 오갔다.

이어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현장취재를 위해 진입을 시도 했지만 또 다른 용역요원들이 출입구를 봉쇄해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집행에 앞서 동원산업 정은집 대표이사는 본보와 만나 "법원으로부터 6개 층에 대해 인도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오늘 임차인을 상대로 강제집행을 하는 것이다"며 "유치권을 주장하며 건물을 점유중인 공사채권단과는 대화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50여명의 경찰병력 외에도 소방차 등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강제집행을 둘러싸고 공사채권단 측과 용역요원들간의 몸싸움 장면

하지만 오후 4시께 상황은 급반전 됐다.

당초 인도명령이 신청된 호텔건물 내 6개 층(17층 레스토랑, 2층 미장원,5층 사우나,6층 헬스클럽, 지하 룸살롱)에 한해 강제집행이 실시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공사 채권단이 점유 중인 1층 펜스를 포크레인과 중장비 등을 동원해 뜯어내기 시작한 것.

이에 대해 낙찰자인 동원산업 측은 이날 법원으로부터 유치권을 주장한 43개 공사채권단에 대해서도 인도명령 결정문과 강제집행문을 받았기 때문에 임차인 인도명령 집행과 동시에 집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낙찰자인 동원산업 정은집 대표이사로부터 강제집행문을 전달 받은 공사채권단 유성재 대표는 “공사 채권단에 대한 송달 역시 공시송달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없고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판단해 강제집행에 순순히 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사채권단 측은 오늘 사태는 공사채권단 측 대응이 다소 늦어 1라운드가 끝난 것에 불과하며, 다음 주에 본격적인 2라운드가 시작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사채권단 측 변호인은 다음주 줄소송을 예고했다.

오늘 집행과정을 지켜본 공사채권단 변호인 김 모 씨는 "오늘 집행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문제가 많은 집행이다"고 주장했다.

김 모씨는“오늘 집행과는 관계없이 우리 측도 법원에 유치권방해금지가처분, 집행정지 신청, '제3자 이의의 소' 를 제기해 놓은 상태"라며 ”조만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유치권방해금지가처분 재판에서 낙찰자 측이 인도명령을 주장하자, 이 건은 인도명령과는 별개문제로 낙찰자 측에서 이를 문제 삼아선 안된다”는 재판부의 입장을 전하며 “다음 주 판결결과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공사채권단이 점유중인 1층 펜스를 뜯어내는 용역요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