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라픽스 XXX선생님께
반갑습니다.
어제 밤에 청탁서를 보고, 부랴부랴 원고를 보냅니다. 주제의 특성에 맞게 하려고 제가 쓴 "동시"를 네편을 보냅니다.
송현(시인.아동문학가. 경기대학교수)
동시집: 우리 엄마 회초리, 코딱지 후비는 재미 , 풍뎅아 나랑 놀자 외
1.봄소풍
송현
도시락 건네주며
한숨짓던 어머니
해마다
시오리 신작로 걸어
녹산 수문 앞
동백산으로 갔다.
바위 뒤에 숨어
혼자
몰래
꽁보리밥 먹고도
보물찾기 할 때는
재미가 꼴꼴
해질녘
돌아올 때는
보리 방귀가
뽕뽕
2. 사이다
송현
6학년 땐가
김춘석 선생님한테서
사이다 만드는 법을 배웠다.
사이다병이 없어서
두 되짜리 주전자에
물을 잔뜩 부어서
당원과 소다를 넣고
사이다를 만들었다.
좀 시금털털해도
사이다 맛과 얼추 비슷했다.
혼자서
한주전자
다 마시고
설사를 했다.
사흘 밤낮
줄줄
설사를 하면서도
사이다 한 주전자 다 마시고
설사하는다는 소리는
입밖에도 꺼내지 않았다.
3.학예회
송현
3학년 2학기
학예회 할 때
우리 반은 "이 순신 장군"이란
단막극을 했다.
최면장 아들 용식이는
이순신 역을 맡고
술도가 아들과
공부 잘하는 애들이
좋은 역은 다 맡고,
일본놈 총에 맞아
제일 먼저 죽는
시골영감 역은 서로 안맞겠다고 하자
구구셈 못 왼다고
나보고 맡으라 했다,
학예회 때
막이 오르자 일본군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여
총을 쏘고 쳐들어올 때
싱겁게
내가 제일 먼저 죽어주었다
학예회 끝나고
나는 다시 살아났지만
그 뒤로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명지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이순신 장군 말만 들어도
기분 나쁘고
재수 없었다.
4. 보물차찾기
송현
소풍 때
제일 재미난 게
보물찾기인데
명지초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
한번도
큰 거 찾아본 적이 없다.
최고로 큰 게
4학년 2학기 때
동백산에
소풍 갔을 때
돌맹이
들추고
찾아낸
각도기
한 개.
그나마
재수 없어
돌아올 때
잃어버렸다.
-------[ 받은 메일 내용 ]----------
제목 : 안그라픽스입니다.
날짜 : Mon, 14 Feb 2005 18:24:50 +0900 (KST)
보낸이 : ....t@naver.com>
받는이 : <nowhss@hanmail.net>
안녕하세요.
안그라픽스 XXX입니다.
연휴 직전에 청탁을 드리게 됐네요.
청탁과 더불어..
올해에는 좋은 일만 많이 많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하하. 이번에 부탁드리는 원고는
대명콘도 회원지 <그 곳에 가면> 봄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이 책은 레저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으며
봄호는 다양한 '소풍'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부탁드릴 원고는
소풍과 관련된 사진과 함께 짤막하게 실릴 예정이고,
세 가지 느낌의 소풍을 글로 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밥과 사이다는 준비물 0순위, 꼬리잡기 사탕따먹기 장기자랑 보물찾기 등 여러 사람이 모이면 빠질 수없는 신나는 단체게임, 소풍 전날의 설렘과 기대에 단잠을 설친 기억. 따스한 햇살이 불러오는 소풍의 추억은 이 봄을 더욱 찬란하게 밝힌다. 추억을 연상시키는 사진과 테마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코너.
이상이 부탁드릴 원고의 컨셉입니다.
세 가지 소풍을, 각각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해 주시면
그와 어울리는 사진과 함께 진행해 보겠습니다.
분량은 적당히(에피소드 당 200자 원고지 3매 정도).
마감은 2월 13일 일요일까지.
원고톤은 자유롭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컨셉이 모호하거나 궁금하신 점은
메일이나 아래 전화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
[붙임] 지난 번 원고가 실린 <굿모닝골드>는 연휴가 끝나면 이 쪽 주소(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373-6 황금오피스텔 901호)로 보내겠습니다. 미처 확인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안그라픽스
디자인사업부 편집팀 XXX선
add. (136-823) 서울 성북구 성북2동 XXX
. (02)7XX-8065
fax. (02)7XX-3251
cp. 0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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