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오전 시흥 소래산을 오르다
1. 일자: 2024. 9. 21 (토)
2. 산: 시흥 소래산(299m)
3. 행로와 시간
[소래산 산림욕장(10:53) ~ 마애석불(11:23) ~ 소래산(11:50~12:03) ~ 산림욕장(12:33) / 3.1km]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까지 이어진다. 도팔산 산행은 취소되고, 오랜만에 한가한 토요일 아침을 맞는다.
'삼시세끼' 지난 방송을 본다. 언제 보아도 부담 없고 마음이 편하다. 참 묘하다. 남자 서너 명이 하루 세끼 밥 해 먹는 지극히 단순한 프로그램인데도 재미나다. 그 단순함이 바로 매력인가 보다. 또한 유-차라는 동갑내기 친구의 편안함과 심각한 갈등 요소가 없기 때문인 것도 한 몫 한다. 그저 시간 가는지 모르고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었다.
10시쯤 비가 잦아든다.
작은 배낭을 메고 시흥 소래산으로 향한다. 아주 오래 전에 다녀온 곳인데,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보기로 했다.
세월이 많이 지나서인지 등로는 완전히 새롭다. 보물로 지정된 마애석불도 예전에 본 기억이 없다. 다만 산 곳곳에 남아 있는 유격훈련장의 잔재들이 희미한 기억을 되살리곤 한다. 산림욕장에서 출발하여 우측으로 크게 돌아 정상에 선다. 300미터도 되지 않은 산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막힘 없이 화려하다. 비 겐 하늘은 잔뜩 흐려 있지만 시계는 무척 좋다. 저멀리 서해 바다도 보인다. 소래산이 풍광이 이리 좋은 곳이었나 하고 깜짝 놀란다.
도팔산 카톡방에 날이 이렇게 좋아질 줄 알았으면 출발 시간을 조금 늦춰서라도 사패산에 갈 걸 그랬다 하며 사진을 올린다.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을 뒤로 하고 반대 방향으로 하산한다. 머지 않아 다시 산림욕장에 입구에 선다. 작은 개울이 폭포가 되어 쏟아진다. 이번 비로 가을이 선뜻 앞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이왕 온 거,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가 아쉬워 인근에 있는 은계호수를 찾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인근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매콤 짭조름한 주꾸미 볶음이 맛났다.
주말에 여유롭게 이곳저곳을 찾고 둘러보는 것이 내겐 바로 힐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