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숙한 자연 속에 비밀의 숲처럼 만들어진 남양주 별내면에 있는 오아시스 테니스장을 찾아가는 길은 미로였다. 내비게이션의 도움이 아니면 구불구불한 길에서 헤매기 딱 좋은 코스였다. 막상 도착해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인조 잔디 코트 4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친한 친구끼리 혹은 연인이나 가족끼리 밤늦은 시간까지 운동을 해도 누구하나 이의제기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천혜의 장소였다.
고즈넉한 농촌의 향기와 앞 뒤 산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이 기분 좋게 했다. 과연 누가 이런 장소에 테니스장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테니스가 요즘처럼 인기 상한가의 스포츠가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오기란 쉽지 않을 터인데 기상천외의 발상으로 아름다운 코트를 완성해 낸 표근홍 오아시스 대표를 만났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처음 시작단계인 인허가 문제였다. 사용할 수 있는 대지가 있었음에도 대략 5년 동안 준비를 해야 했는데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체육시설에 대해 조금 관대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시설인 만큼 규제 완화를 해 준다면 더 많은 코트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40대 초반의 표근홍 오아시스 대표는 15년 전 사업차 필리핀에서 거주 할 때 처음으로 라켓을 잡았다. 그 이후 외국의 테니스 문화를 접하고 클럽의 게스트로 활동하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오아시스 테니스장 시공할 때 반영하게 되었단다.
*사무실 겸 휴게실이 매우 클래식하네요.
필리핀의 테니스 클럽 하우스가 박물관처럼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대부분의 실내 장식이 원목 조각 작품으로 만든 지가 오래 되었음에도 낡았다고 하기 보다는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느낌이 들고 계단 손잡이까지 신경을 써 머물면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그때 보았던 클럽 하우스가 인상 깊어 비슷한 톤으로 재현을 해 보았다.
*왜 코트 이름을 오아시스라고 정했는지?
처음 만들 때는 오아시스라고 명명할 계획이 없었다. 그런데 라이트 시공한 후에 테스트하기 위해 라이트 켜 놓은 채 저녁식사 마치고 코트로 돌아오는 길에서 보니 깜깜한 곳에 코트만 환하게 불이 켜 져 있어 오아시스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트 바닥도 파란 색이어서 이름과 매칭이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테니스는 언제부터 어떻게 하고 있는가 ?
필리핀에서 운동하다가 귀국해서 남양주 호평클럽 회원이 되었다. 테니스 문화가 많이 달라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테니스를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면 라켓을 가지고 간다. 그리고 그 지역의 코치를 섭외해서 항상 레슨을 받고 온다. 태국여행을 좋아하는데 태국에서도 같은 스케줄로 여행을 한다. 여행지에서 테니스 레슨을 받고 오면 기쁨이 배가 된다.
*오아시스 코트 만들 때 신경을 많이 썼죠?
시공을 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배웠다. 인조잔디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펜스 전체를 그물소재로 시공하여 경기 중 펜스에 공이 맞아도 튀지 않고 소리없이 아래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라이트 또한 야간 경기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700~800룩스의 밝기로 만들었다. 이곳에서 라이트 경기 해 보신 분들은 매우 만족해한다. 뿐만아니라 배수가 잘 되도록 기초단계부터 신경 써 비 온 뒤에도 빠른 시간에 코트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어떻게 코트를 예약?
그간 네이버와 스매시라는 앱을 병행했는데 네이버가 테니스 전용 예약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앞으로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매시 예약 어플로 예약 시스템을 통합운영 할 계획이다.
*운영방침은?
기성세대 분들은 이미 운동하는 소속 코트가 있기 때문에 아직 소속클럽이 없거나 전용코트가 없는 테린이 위주로 운영하려고 한다. 실제로 많은 테린이들이 방문하여 개장 이후 방문자수가 3.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이들이 주축이 되어 연 대관 및 클럽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주말은 이미 대회와 클럽 운영으로 스케줄이 꽉 찬 상태고 주중에는 대학 선수 출신 프로 두 명을 영입해서 레슨을 하고있다. 코트료는 평일은 시간 당 25.000원 주말에는 30.000원이다.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산다. 특히 테니스 동호인이라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기만의 테니스장 건설에 대한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표근홍 대표 또한 마찬가지다. 수 년 동안 혼신의 힘을 불어 넣은 테니스장이 완성이 된 후, 이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사시사철 따뜻한 물이 팡팡 쏟아지는 샤워 실까지 완벽하게 설비 해 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동호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야외로 소풍가듯 꼭 한 번은 테니스로 흠뻑 취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다.
*코트 주소-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71. 오아시스 테니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