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부부의 이야기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어쩌면 황혼 무렵의 그들에게 사랑은 사치일지도 모른다는 것을....왜냐하면 사회적
인식으로 볼 때 황혼의 나이란 말은 사회적으로 인간적으로 자립능력이나 본능적인 욕구가
사라진 나이라고 낙인찍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노인들은 여전히 젊은 시절
어느때보다 더욱더 아름답고 정열적인 사랑을 원할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끄트머리에서 어쩌면 그들의 사랑은 이제 자식들로부터 외면당한 소외된 노인들의
마지막 안식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박동만 할아버지는 거처할 곳을 찾다 생활 광고지를 보고 이점순 할머니 집을 찾아옵니다.
집안을 이리저리 돌아보며 할머니와 옥신각신 흥정을 해 월세 가격을 정하고 이사를 결정합니다.
이사를 온 박동만 할아버지는 부인과 20년 전에 사별하고 홀로 두 아들을 키웠지만 부모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아들이었고 이점순 할머니 역시 딸 셋 모두 시집을 보내고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어 홀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우연한 동거로 인해 각자 외롭게 살던 이점순 할머니와
박동만 할아버지는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됩니다. 서로를 의지해 살아가던 중 이점순
할머니는 불치병을 얻게 되고 결국 이점순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또다시 할아버지는 홀로 남게
된다는 어떻게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뻔한 스토리인데 불구하고 두 주연배우들의 호연과 연출로
웃음과 애잔한 감동을 주는 연극이었습니다. 특히나, 넉살좋은 할아버지역을 맡으셨던 이순재님의
연기는 인상에 무척 남았습니다. 얼마나 연기에 몰입을 하였던지 마지막에 무대인사하러 나오시
면서도 아직도 연극에 심취해 있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계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멋진 연극을 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삼류배우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연극도 참 슬프지만 감동적인 연극이었습니다. 사실 이거 보기 전까지는 그저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정도의 연극이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단지 슬프기만 하지 않고...재미도 있습니다. 두분의 연기도 너무 멋졌고, 너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눈물연기는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죽음을 앞에두고서도 자신보다 남아있을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할머니... 사랑할 시간이 길지
않아서 인지 그 눈빛은 더욱더 간절해 보였습니다.
두분이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연기하실때 저 역시 눈물 콧물 흘리며 연극을 봤습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업어드리는 그 장면은 개인적으로 정말 감동적이었던,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가장 눈물이 복받쳤던때는 연극이 끝나고 쉐타를 입고 무대인사를 하시고 두분이
나란히 앉으실때 눈물이 저절로 흐르더군요.
한참동안 연극에 빠져있을 수 밖에 없는 공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이지 최근에 본 공연중 가장 재미있고 가장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좋은 연극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첫댓글 앞으로도 많은 감동을 드리기 위해 노력할께요~^^ 감사드리고요~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여~^^**
배우와 같이 울고 배우와 같이 웃었군, 같이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