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불주 (不酒)의 길을 가련다 (사)몸펴기생활운동협회 상임이사 권 승 복
11일째 불주(不酒)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모임에 참석해도 맹물 한잔으로 입술에 축이는 정도다. 예전 같았으면 하루가 멀다하고 두주불사가 되어서 비몽사몽 상태로 하루를 마감하고 했지만 지금은 굳건히 참고 있다.
술이 생각나다가도 지역 활동가들과 양심을 담보로한 불주의 약속이었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더군다나 모든이의 건강을 위하여 몸펴기생활운동을 지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범으로서의 도덕적 자세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과도 일치한다.
술로 인하여 할 일을 중단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보다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불주의 길을 택하는 것이 훨씬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 잘한 일로 평가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표현 하자면 이젠 술을 감당하지 못하겠다. 체력이 안 받쳐준다.
한 순간에 필름이 끊기고 얼마 전에는 서울에 일정을 소화하고 내려오는데 원주에서 내려야 할 시점에 한 잔 술로 인한 잠으로 인하여 영월까지 갔다가 심야 택시를 타고 귀가한 경우도 겪었다.
불주의 길을 걷겠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이야기 한다. 술 없이 무슨 재미로 인생을 살겠느냐는 사람도 있다. 나를 얌전하게 술 마시는 사람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대체로 절주를 잘하지만 가끔 절제를 못 하는 게 문제다. 브레이크가 작동 안 될 때가 있다. 젊다면 귀엽게라도 봐주지 나이가 60耳順(이순)의 경지에 도달하였으니, 인생에 경륜이 쌓이고 사려와 판단이 성숙하여 남의 말을 순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야 함에도 이를 어기고 추태를 부리는 꼴은 나조차 용서하기 어렵다.
이전에 노동조합 활동을 조건으로 안사람과의 약속 으로 1년여를 금주(禁酒)한 적이 두어번 정도 있었지만, 아예 불주의 길을 가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술을 안 마시니 우선 속이 깨끗해서 좋다. 또, 술을 마실 때는 즐겁지만 그 뒤 이삼일 동안은 후유증에 시달려야 한다. 항상 후회하지만 그래도 단주(斷酒)는 생각도 안 했었다.
40세인 1996년도에는 그 좋던 담배를 끊었고 그 이후 한번도 담배를 가까이 한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나도 한번 한다면 하는 기질이 다분하게 소지하고 있는 것 같다.
60耳順(이순)의 경지에 도달한 기념으로 불주의 길을 걷는다는 결정이 뒷날 분명히 잘한 결심이었고 나를 칭찬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11일이 지났어도 알콜이 별로 그립지 않은 걸 보니 앞으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지훈 선생은 주도(酒道)를 설명하면서 술꾼 등급을 9급에서 9단까지의 18단계로 나누었다. 등급이 공무원 직급구조와 거의 동일시 하다. 그중에 맨 하급인 9급이 불주(不酒)다. 불주란 술을 마실 줄 알지만 일부러 안 마시는 사람이다. 나는 이제부터 자진해서 불주의 길을 걷겠다. 공무원 조직은 승진해서 급수를 높이려 애를 쓰지만, 술은 맨 하급으로 자처하는 게 제일 낫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이 글은 나의 의지를 천명하고 실천하기 위한 마음의 심정을 담은 내용으로 되어있다.
나의 의지를 굳건히 하기 위하여 글의 내용은 계속 업그레이드 할 것이다.
2015.6.18.(목) 14:00
원주운동원에서. ... ...
첫댓글 불주가 9급이 아니라 9단 같은데요.
가끔 사범님과 마시는 술이 큰 즐거움 이었는데 더 기쁜 마음으로 포기해야 겠습니다.
9단은 술로 인하여 이미 세상을 떠나게 된 지경에 이른사람을 일컫는 등급 일겁니다. 그때는 이미 늦은거지요.
불주의 길에 함께 하는 어린양입니다.
아직까진 별다른 증세업시 즐거운 불주를 즐기는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자주 술자리를 만드셔야 합니다.
반드시 술취한 울 횐님들을 안전히 모셔다 드리렵니다.
몸펴기생활운동이제야환한빛이도나봅니다ᆢ이모저모 대단하십니다 홧팅^^
김석배 지부장님도 본 대열에 설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