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조해진 前 국힘 의원이 3.19일 올린 짤막한 논평입니다. 요즈음 돌아가는 憲裁의 이상 기류의 向方을 잘 짚어본 것 같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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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이 예상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다.
변론 종결 후 오늘(18일)까지 21일째인데, 노무현 대통령이 변론 종결 후 14일 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뒤에 선고된 것과 비교하면 대략 두 배 이상 선고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변론 시작 때 2월 중 선고설(說) 등 두 전직 대통령보다 오히려 더 빠를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예상밖의 상황 전개다.
결정이 늦어지면서 인용 전망보다는 상대적으로 각하나 기각 전망이 조금 더 늘어나는 분위기다.
당초 인용 쪽 논조에 서서 보도를 해왔던 유력 일간지가 지면 하나를 통으로 할애하여 전문가 인터뷰를 실으면서, 이례적으로 탄핵 찬성 쪽 한 명, 반대 쪽 두 명, 1:2 비율로 보도한 것도 그런 흐름의 반영으로 보인다.
탄핵 반대 쪽에서는 이번 주에 선고되면 각하(却下) 가능성이, 그 후에 선고되면 기각(棄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각하 결정은 절차적인 문제만 따지면 되고, 기각이나 인용 결정은 실체적인 문제를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하나 기각 둘 중의 하나라면 각하 쪽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탄핵 찬성 쪽 재판관들 입장에서는 인용으로 결정되지 않을 경우 기각보다는 각하가 낫다는 점 때문이다.
기각으로 결정되면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에 의해서 탄핵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지만, 각하의 경우에는 국회에서 절차나 내용을 보강해서 다시 탄핵소추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탄핵이 당연시되던 계엄 사태 직후에도 두 번 시도 끝에 겨우 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됐던 것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재추진은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
인용만 아니라면 기각이든 각하든 이후 정국 상황은 급반전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재명 대표가 몇 달 안에 사법처리돼서 정계에서 떠나게 되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동인(動因)이다.
헌재도 4월 18일 자로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물러나면서 대통령 추천 몫 재판관 두 명이 새로 임명되고, 그 과정에서 마은혁 처리 문제도 정리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문형배, 이미선이 퇴임 때까지 탄핵 선고를 안 하고 6인 체제를 만들어 대통령이 장기간 복귀를 못 하게 할 수도 있다는 음모론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류의 분석·전망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확실시 탄핵 상황이 초기에 비해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만약 인용(認容) 결정이 나온다면 그 후폭풍 또한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