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공사도 끝났으니 등을 달았다.
생각보다 등값이 그리 비싸진 않았다.
왠만한 디자인 깔끔한 방등이나 외등들은 거의 만원에서 이만원 대였다.
거실등만 씰링팬 등(천정 선풍기 겸용)으로 7만원 주었는데, 4계절 공기 순환 및 선풍기 기능을 생각하면 투자할만 하다고 생각했다.
집안 곳곳에 서성호 형님과 등을 달고 있는데, 마침 반갑게도 혜성이네도 오셔서 등 다는걸 도와주셨다.
혜성이네에게 여러가지로 요즘 고마운 마음이다. 며칠전 혜성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주위 몇 가정이 함께 올 가을 포도 선수금을 미리 입금하겠다고 하신다. 그전에 교회에서 같이 이야기 나누다가 내가 무심결에 집짓기 막판이라 돈이 딸린다고 이야기 한것이 마음에 남으셨나보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그저 주위사람들에게 엄살 좀 떤것이였는데... 그걸 기억하신 것이다.
이런게 세상사는 맛이 아닌가 싶다. 미리 입금해주신 돈도 도움이 되겠지만, 우릴 생각하고 배려해 주시는 그 마음이 우리에게 더 큰 힘이 되어준것이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이런 힘이 되어야할텐데... 세상 살면서 너무 도움만 받고 사는것 같아 송구하다.
다음날, 계단을 짰다. 내가 먼저 루타기로 계단판 홈을 대충 파면, 서성호 형님이 끌로 마무리를 지어주셨다.
목공본드로 홈안에 바르고 계단판을 끼웠다. 향유도 한몫!
망치로 꽝꽝꽝~ 못 하나 안박고 끔쩍도 않하게 잘 붙었다.
계단을 붙이고 고정은 천정의 종도리와 서까래에 연결을 했다. 나중엔 밑의 받침도 뺄것이다.
못이나 피스를 박은 자리는 톱밥을 목공본드에 반죽해서 그 홈에 발라놓는다. 그러면 며칠후 마른후 사포로 밀면 깨끗하게 티 안나게 이쁘다.
실내 벽 마감을 두가지로 하기로 했는데, 벽의 중간 몰딩 선 밑으로는 한지를 붙이고(사람이 등 기대는 부위), 위로는 황토 페인트를 만들어 바르기로 했다.
먼저 황토 페인트를 만드는데... 황토를 물과 섞어서 믹서기로 고운 죽을 만든다.
가는 채에 부어서 고운 반죽 액만 받는다.
그리고 해초를 끓여서 해초물을 같이 넣고, 소금 한주먹과 함께 믹서기로 섞는다.
그러면 천연 황토 페인트가 완성되는데 붓으로 벽에 칠하면 된다.
향유가 그냥 지나칠리가 없지. "나도, 나도"하며 붓을 자기도 달란다.
"키 큰데는 아빠가 바르고, 낮은데는 내가 바르고..."
바를때는 좀 색이 진했는데, 서서히 마르고 나니 은은한 색이 마음에 든다. 냄새도 해초의 약간 비릿한 냄새와 풋풋한 흙 냄새가 자연스럽다.
첫댓글 떠갑니다.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