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령자전용 암보험 '특장점 카피'… 삼성 브랜드파워·막강 판매채널, 상품경쟁력까지 "중소형사 설땅 없다"
[insura.net] "암전문보험에 이어 실버암보험 시장까지?"
업계 '리딩컴퍼니'를 자처하는 삼성생명이 중소사들 '밥그릇 빼앗기'에 나섰다. 중소형사들이 힘겹게 개척해놓은 실버암보험시장의 '가치'를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고혈압·당뇨가 있어도 가입가능한 '실버암보험'을 출시, 1일부터 전격 판매에 들어간다.
앞서 고령자전용 암보험시장을 꾸준히 개척해온 라이나·동양·AIA생명 등 중소형사들은 삼성생명의 시장합류에 초긴장 상태다. 삼성 고유의 브랜드 파워와 막강한 판매채널을 당해낼 수 없기 때문.
문제는 '후발주자' 상품답게 기존 고령자전용 암보험의 각사별 특장점들을 '카피'했다는 점이다. 중소형사만의 경쟁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셈.
삼성생명 실버암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여느 고령자전용 암보험들처럼 가입문턱을 낮춰 고령층이 흔히 걸리는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더라도 문제없이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계약후 6개월이내 고혈압이나 당뇨가 없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납입보험료의 5%를 할인받을 수도 있다.
또한 위암·폐암·간암 등 발병률이 높은 3대집중암은 '3대암진단특약(갱신형)'을 통해 추가 보장이 가능하다.
일반암 진단시 2000만원, 고액암 4000만원, 3대암은 특약 가입시 1000만원을 보장한다.
그 외 유방암은 최대 800만원까지 보장가능하며 전립선암은 400만원, 대장점막내암·갑상선암·경계성종양·제자리암의 경우 200만원까지 보장(단, 2년이내 발생시 50%만 지급)한다.61~75세까지 가입가능하며, 최대 100세까지 보장 가능한 10년 만기 갱신형 상품이다.
여기까지는 라이나·동양·AIA·NH농협생명 실버암보험과 비슷하거나 동일하다.
차별화되는 점은 딱 하나. 같은 날 가족(본인·배우자·본인부모·배우자부모·자녀) 2명이상 동시가입시 주보험료의 1%, 3인이상은 2%가 할인된다는 점이다. 실버암보험을 비롯 암보험·아이사랑보장보험·자녀보장보험이 그 대상이다.
중소형사 한 관계자는 "7년만에 암전문보험 재출시에 이어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인터넷 암보험 그리고 실버암보험까지, 최근 삼성생명의 공격적 행보에 중소사들이 위태로워졌다"고 전했다.
이어 "보장성 상품경쟁력으로 승부했던 중소형사들이 삼성생명이라는 거대 보험사의 출사표에 설 땅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그동안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보장성보험료 할인폭을 늘리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이례적"이라면서 "사실 고령자 등 특정 고객층을 노린 전략은 중소형사의 생존전략이나 다름없다. 이제 고령자시장까지 삼성생명이 잠식, 중소형사 먹거리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실제 '삼성생명 암보험'의 경우 시판 3달만에 무려 22만건이 팔리는 등 지금도 그 저력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실버암보험까지 가세, 삼성생명 암보험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분석에 의하면, 암보험 출시 등의 영향으로 삼성생명의 FY13 1분기 당기순익과 수입보험료가 각각 2519억원, 5조74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9%, 4.1% 늘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1분기 삼성생명의 보장성 APE 내 건강보장 비중은 31.2%로 직전 8개 분기 평균(21.4%)를 크게 웃돌았다"며 "특히 보장성보험 내 암보험 등 상품 비중이 22%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공격적 행보는 그룹 내 압박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경영진들이 보험사 시장 점유율을 거론했고, 특히 삼성생명·화재에게 업계 1위 유지뿐만 아니라 모든 판매채널에서의 1위 달성을 요구했다"고 귀띔했다.
삼성생명이 가격·상품경쟁력을 앞세워 그간 취약했던 보장성보험 판매확대에 전격 나선 이유다.
시장내 기업간 상생협력이 중시되는 지금, 그룹 욕심에 삼성생명發 중소형사 '밥그릇 빼앗기'는 오늘 출시된 '실버암보험'을 필두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은희 기자 reh@] 보험일보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