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님의 나무야나무야"라는 책을 보면 신영복님이 허난설헌이 묻혀있는 장소를 찾아간 대목이 나온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허난설헌에 대한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로 사서 본 책이다. 두 자식을 잃고 27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던 난설헌이 궁금했다. 한 많은 삶을 살았다는 그녀의 삶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졌다면 저자가 쓴 글이 너무 세밀하여 읽으면서 그녀의 모습을 상상했기 때문인가.
단아하면서도 청초하고, 한편으로는 도도한 모습으로 표현한 난설헌의 모습에서 그녀가 살았던 조선시대의 여느집 여인들하고는 다른 삶을 살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다. 외눈박이 들이 사는 나라에서는 눈이 두개인 사람이 비정상이듯이 글쓰기를 좋아하고 시를 짓는 여자가, 조선시대 자신의 재주를 펼치면서 인정받고 살기는 힘들다.
소설이기에 난설헌이 남편과 어떤 이유로 사이가 좋지 않았는지는 진실을 모르지만 시대적으로 보았을때, 과거에 계속 낙방만 했던 남편이라면 시를 짓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부인이 결코 이쁘게만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천재는 시대를 타고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 허난설헌이 천재는 아니겠지만, 그녀가 시대를 잘못타고 태어났던 것 만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