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방에는 볼거리가 많은 곳임을 자타가 인정하며 입을 모아 “무진장”이라 불러왔다. 바로 무주, 진안, 장수,를 함께 이르는 말이다, 당시 이 세 지방은 첩첩산중으로 열악한 교통여건에 세인의 발길이 뜸하여 수려한 산과 계곡이 많은 그야말로 벽지요, 오지였다, 무진장이란 말은 순수 우리말로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을 뜻하는 불교용어다,
그 세곳 중 진안을 대표하는 명산 마이산이 있다면 그 마이산에는 탑사가 있다, 두 개의 암봉이 마치 말(馬)의 귀(耳)처럼 보인다 해서 태종 이방원이 이름을 붙여 줬다는 설이있다, 마이산은 진안고원이나 근방의 어디서나 볼 수 있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봄에는 배의 돛대모양 같다고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용의 뿔을 닮았다 해서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 모습에 붓끝처럼 뾰쪽하게 보여 문필봉 으로 불린다.
두 봉우리에는 동쪽 봉우리를 숫마이봉, 서쪽 봉우리를 암마이봉이라 이름을 붙혀 놨는데 암마이봉 아래로는 신도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탑사가 자리하고 있다. 절 주위로는 원뿔모형의 돌탑이 80여개가 있어 탑사라 부르는 이 절은 탐방객의 눈길을 붙잡은 곳이다,
이 돌탑의 주인공은 이갑룡 처사로 알려진다, 효령대군의 16대 손으로 1885년경 25세때 마이산에 들어와 수도하던 중 산신의 계시를 받고 1900년 무렵부터 혼자 쌓은 것이라 전한다. 낮에는 돌을 나르고 밤이면 혼자서 탑을 쌓았다고 전하니 기이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 꾸며낸 이야기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뭇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돌탑이 어떻게 매사에 기적을 만들고 축지법으로 이동했다는 도인이 국태민안으로 나라를 구원 한다는 일념으로 홀로 쌓았다는 신화로 만들어 졌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지금까지 오랜세월 모진 풍파에도 훼손 되거나 무너짐이 없이 길손을 맞이하고 있으니 말이다,
당시 어지러운 시대상황에 힘겨운 삶으로 살아갔던 인간 저마다 바라는 욕망으로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남보란 듯이 서있는 돌탑처럼 세상과 인간의 삶이 굳굳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갑룡 처사의 신화를 만들어 돌탑위에 덧씌워 올려 놓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