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잡아 온 소라를 밤새내내 해캄했어요.

끓는 물에 살짝 삶아야 하는데, 저는 아주 푹 고아서 실패했어요. 많이 삶으면 소라가 질기더라구요.
내장은 버리고 질겨진 소라를 아주 잘게 다졌어요. 작게 다지니 꽤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그전날 밤에 찹쌀과 멥쌀 반반씩 불러 놓은걸 물 빼고, 냉장고에서 잠자고 있는 야채들도 준비해서 잘게 다져요.
소라 다지는 것에 지쳐서 야채들은 내마음대로 굵게 썰어서 모양이 예쁘게 되어지지 않았어요.
요즘 마늘은 감자처럼 포근거려서 통째로...넣으니 밤처럼 식감이 좋더라구요.
먼저 솥에다 참기름을 넉넉히 붓고 쌀과 소라 다진 야채를 볶다가 물을 재료 분량의 2배를 붓고 끓이면

이런 모습의 소라죽이 되어요. 남편은 맛없다고 해서 용인에서 이사 온 언니네 거의 한 솥 주었어요.
그 언니는 저보고 이렇게 맛있는 죽을 어떻게 끓이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언니는 대기업 중국 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작년에 퇴직하시고 오신 분이어서 요리는 젬병이지만 자칭 미식가시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