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은 가벼웠다.
그렇게 가벼운 사안은 아니었는데도..
이런 것도 훈련이 되나보다.
감정이나 생각이 복잡해지려고 하면 ‘임자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즉시 넘어갔다.
solid ovarian tumor는 악성의 확률이 더 많다.
그래서 악성일 가능성에 맞추어 수술 준비를 하고, 수술 계획에 대해서도
제대로(!)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도.. ‘임자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이 무슨 막무가내인지.. ^^
난소종양이 아니었다.
난소인 척 난소자리에 가서 난소를 가리고 앉아있는 자궁근종 중 하나였다.
자궁에 혹이 10여개나 붙어있었다고 한다.
자궁을 자르는 것으로 수술은 간단히 마무리 됐다. 3시간여...
수술 전과 수술 후 합해서 닷새 정도 굶고, 약으로 계속 장을 비웠다.
이참에 아주 깨끗이 비웠었다.
수술이 끝 난 후, gas out되고 다시 먹기 시작할 때 부글부글 복통! 장이 반항한다.
아직도 뭔가 몸이 조화롭지가 못하다.
그래도 마음은 가볍고 감사하다.
왠지 이번엔 끝이지 싶은 예감이 든다. ^^
머리, 가슴, 배, 다리...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
‘이 정도’라는 말이 주님께는 명함도 내밀 수 없지만,
이젠 마무리하고 싶어서, 드디어 ‘완전히 낫게 해주십사’ 기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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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제 그릇은 이정도 밖에 안 될 것 같은데요..
주님. 더 이상은 힘들어할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그 동안 당신께서는 당신의 사람에게 항상 관여하시고 살피셨습니다.
뇌종양은 giant size 였지만 악성은 아니었고,
가슴은 암이었지만 가장 초기였고,
이번엔 수술할 때까지 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제일 lucky 한 경우로 끝났습니다.
주님.. 두렵긴 하지만, 당신을 제한해서는 안 되겠지요. 물론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지만.,
당신께 “더 이상은 안 됩니다.”라고 말씀드려선 안 되겠지요.
하지만 주님, 심장이 몇 번씩 철렁하셨던 연로하신 부모님을 보셔서라도
두 분 앞에서 또다시 아프지 않게 해주십시오.
주님, 어머니는 “그래도 엄마가 있을 때 아프니 얼마나 다행이냐..” 하셨답니다.
주님... 제 마음을 보시고, 어머니의 마음을 보시고, 제 작은 바람을 들어주십시오.
그러나 혹시나 당신 뜻과 어긋난다면...
저희의 모든 것을 당신께 봉헌합니다. 참으로.. 모든 것을...
당신의 뜻이 저희에게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멘!
첫댓글 탈출기의 야훼는 당신 자녀가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만 있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매달려야죠... 부르짖어야죠... 도와달라고..^^ 아마도 하느님께서는 아모르님의 기도를 들어주실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지원사격하겠습니다. 기도 한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