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비행기로 제주도엘 왔다. 뭐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고 제주에 사는 아들며느리가 적당한 물건(껀)이 있으니 한 번 다녀가라는 것이다. 사실 아들과 며느리는 영혼이 매우 자유분방한 아이들이다. 둘은 호주에서 1년, 태국에서 6개월, 괌에서 또 반 년, 싱가포르에서 3개월...하는 식이다. 그리고 제주에서 1년을 계약하고 살다가 우연히‘풀 펜션’사업이라는 것을 하면서 제주에 정착을 하게 된 것이다. 이제 3년 차다.
제법 장사가 잘되고 있는 모양이다. 월수 1천~1.5천은 된다며 풀 펜션을 시작하며 은행대출 4억을 받았는데 이미 반 이상 상환 했다며 큰 힘 안들이고 할 수 있는 사업은 이 사업이라며 서울 집 한 덩어리 팔아서 용돈 벌이라도 하라며 자꾸 권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법이 바뀌면 집을 좀 팔려고 준비 중이고 벌써 나누어주기엔 아이들이 급하지 않고 또 나는 평생을 주식 한 장 사 본 적 없고 또 살 생각도 없는지라 마땅히 대체할 게 없는 처지이고, 아들놈의 제안이 솔깃하지 않을 수 없어 피일차일 시간만 보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아예 비행기 표며 호텔까지 예약을 하고 전화를 하니 아니 올 수 없어 어제 이곳에 내려 온 것이다.(풀 펜션은 요즘 하루저녁45만원, 여름철은60만이란다. 사흘을 비운다기에‘야이~ 미친놈아~! 다 늙은 영감 할매 그런데서 즐길 일도 없고...그냥 호텔을 잡으라고 소리를 친 결과).
사실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호텔에 들어서며 제가 마누라에게 지른 일성(一聲)이“와~! 정말 오랜만에 자기랑 동침하네.”였습니다. 그러자 마누라도“그렇네요”라는 짧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각 방을 쓴 게 벌써 30년은 넘었나 봅니다. 근 반세기를 함께 살아왔지만 서로 각각의 생활방식이 있기에 한 방 생활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특히 저는 새벽에 일어나 컴 앞에 앉아 썰 풀기를 시작한 게 2년 모자라는 30년이 다 되 가고, 이런 저의 취미(?)생활을 마누라는 극히 싫어했었지만 이젠 거의 포기하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마누라와 한 방에 살아간다는 것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솔직히 지금 이 시각 당장만 해도 그렇습니다. 저는 자판을 두드리며 썰을 만들어 가는 데 마누라는 TV뉴스를 보고 있으니 썰 만드는데 집중이 안 되어 자꾸 수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 썰을 만들고 있는 동기는 아이러니 하게도 이 아침 마누라의 전언에 의한 것입니다.
요즘 마누라는 부동산법 때문에 유튜브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저는 유튜브 절대 안 보는 편입니다. 지나치게 과장되고 소위 낚시라며 손님(?)을 낚는 수법이 맘에 안 들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래서인지 저는 크게 관심 없는 부동산법에 관한 마누라는 거의 석사 급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튜버에는 부동산법만 있는 게 아닌 모양이지요?
호텔 침대에 누워 뭔가를 열심히(그것도 이어폰까지 끼고...)보던 마누라가 ‘ㅋㅋㅋ’웃으며 제게 한 얘기입니다.
어떤 젊은 부부가 결혼을 하고 혼인신고를 하러 갔답니다. 그런데 혼인신고를 마치고나서 신부가 너무 좋아 폴짝폴짝 뛰다 무엇엔가 걸려 넘어진 모양입니다. 그것도 아주 폭 고꾸라지며 넘어졌답니다. 그런데 급히 달려가 신부를 일으켜 세워야할 신랑이 그 모습을 보고‘깔껄깔’웃기만 했다는 군요. 상상을 해 보면 신부는 대중 앞에서 그렇게 고꾸라졌으니 얼마나 쪽 팔리겠어요. 근데 신랑은 웃고만 있으니 화가 단단히 날 밖에요. 그런데 문제는 발끈한 신부는 그 자리에서 이혼신고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걸린 시간이 단 3분. 이거 코미디도 보통 코미디 아닙니까?
위의 얘기를 좀 더 이어 가겠습니다. 아무튼 제게 이런 사건(?)이 있었다며‘ㅋㅋㅋ’거리던 마누라가 한 마디 덧붙입니다. “신부가 넘어졌으면 얼른 가서 일으켜 세울 것이지 왜 깔깔거리며 웃었는지 모르겠네”라고 은근히 신부 편을 드는 겁니다.
마누라의 그 소리에 은근히 성질이 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한마디 했습니다.“그 신부란 년도 성질머리 더러운 년이네 뭐...그런 거 가지고 이혼을 해?” 그랬더니 마누라 바로“그 말도 맞네요”라며 공감을 해 주더군요.
오늘의 썰은 여기까지 입니다.이제 샤워 좀 하고 1층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어야겠습니다.
권성동 결국 밀렸나..."합의 깨면 정국 경색 온다"며 번복 없다더니
주말에 무슨 일이… 윤석열·권성동 '검수완박' 좌고우면, 왜?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42514260005358
정말 이 게 뭣들 하는 개수작인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어떤 놈들을 위한‘검수완박’이라는 말입니까? 사흘도 안 돼 번복될 법안을 왜 서로 합의를 했답니까?
신랑신부는 인연이 될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우연히 잠시 콩깍지가 끼었지만 첨부터 화합할 부부가 아니었습니다. “성질 머리 더러운 여야 국개 새끼들”맹키로.....
첫댓글 요즘 처럼 좋은 봄날
제주도의 깨끗한 공기,
즐거운 힐링 히시고
좋은 결과 기원 합니다.
건강 하시구요...
감사 합니다~~~
비바람이 워낙 거셌습니다.
호텔 방콕도 나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