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숙과 두 번이나 불같은 사랑을 나눈 나는 흡족했다.
그러나 작은 마누라를 거느리면 돈이 들어간다.
나는 돈을 마련할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면서 30대의 여자가 쭈삣거리고 들어왔다.
“저… 여기가 흥신소 맞나요?”
“네. 맞아요. 문에 붙어 있는 간판이 안 보여요?”
미스 주가 퉁명스럽게 말을 받았다. 저런 망할 계집애가 있나.
저렇게 퉁명스럽게 손님을 맞이하면 오던 손님도 되돌아가겠다. 나는 미스 주에게 주는 월급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어서 오십시오.”
나는 미스 주 대신 상냥하게 여자 손님을 맞이했다.
이 여자도 남편의 뒷조사를 해달라고 찾아왔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잖아도 조심스럽고 불안한 손님에게 따뜻하게 맞이하지는 못할망정 방정맞게 소리를 질러대니 한심한 것이다.
“여기서 하는 일이 사설탐정 일인가요?”
“물론입니다. 사설탐정이 하는 일은….”
나는 입을 다물었다. 벼룩이도 낯짝이 있다고 내가 하는 일,
소위 가정 고민 상담이라는 구실로 남자와 여자의 불륜조사를 하고,
사채업자들이 받지 못하는 채무자를 협박하는 해결사 일을 한다고 설명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나는 여자를 상담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김칠복이 엉거주춤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여기서 하는 일은 비밀을 지켜주나요?”
여자가 소파에 얌전하게 앉아서 나를 쳐다보았다.
여자는 물방울무늬의 화사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상당히 세련되고 우아한 차림이었다.
허리에 벨트를 매서 가슴이 풍만해 보였다.
어떤 놈이 이렇게 얌전하게 생긴 여자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거야.
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복순이 사납고 우악스럽기 때문이었다. 나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입니다. 우리는 비밀이 생명입니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먼저 어떤 일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용이 얼마나 들지 알 수 있지요.”
“해결사 일도 하나요?”
“물론 합니다. 누구에게 돈을 받을 것이 있습니까?”
“사람을 죽이는 일도 할 수 있어요?”
여자의 말에 나는 깜짝 놀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이 여자가 애 떨어지게 만들려고 그러나. 어떻게 사람을 죽여 달라는 말을 눈도 깜박하지 않고 말하지. 장미에 가시가 있다고 예쁜 여자들이 표독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말이다.
“돈만 많이 주면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은 농담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어떻게 사람을 죽이겠는가.
“제 말은 농담이었어요.”
여자가 정색을 하고 말했다.
“나도 농담이었습니다.”
나는 여자의 풍만한 가슴을 응시하면서 낮게 말했다.
글:이고운그림:김선학 <6>
첫댓글 즐감요! !!
감사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