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금수(禽獸)회의록
금수회의록은 안국선(1878-1926)씨가 1908년에 쓴 금수를 의인화(擬人化)한 풍자 소설이다.
이 소설은 100년이 넘었다.
등장하는 금수는 까마귀 개구리 여우 벌 게 파리 호랑이 원앙들이 모여 회의한 회의록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덟 종류의 금수가 발언 하는 회의장면은 흥미롭다.
이 소설의 핵심은 금수보다 못한 사람들의 실상을 폭로하는 내용이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최고 명작의 피조물로서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통치케 하셨고
하나님의 원리를 연구하여 현대 문명을 건설 했고 대대로 문화를 채색하여 왔다.
만물중에 오직 사람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고 영혼이 있고 내세의 소망도 있다.
피조물 가운데 사람 만큼 귀한 존재도 실체도 없다.
또 피조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종합 예술이요 결정체이기도 하다.
사람 속에 사상이 있고 음악이 있고 그림이 있고 하나님의 작품 신비가 채워져 있다.
그래서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 했다.
60 여년전에 "사람이 무엇인가" 라는 표어 모집에
1등 당선작이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 아래 사람없다."였다.
이런 사람이 타락하여 금수 보다 못한 존재가 되었다고 느낄때가 있다.
짐승 보다 못한 사람 이라는 말들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가!
그것은 100년 전의 금수회의록에서 읽을 수 있는데
100년후인 지금은 100배 더 금수 보다 못 해 진것 같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람의 실존이 무엇일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옛날 철인들은 사람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연구도 하고 설파도 했다.
소옹(소크라테스 BC470-399)은 사람이 무엇인가라는 강의를 했는데 결론 부분에서
사람이란 "털이 없는 두발 가진 짐승이다"고 하니 제자중 하나가
털을 뽑은 닭을 번쩍 들며 이것이 사람입니까?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의 실상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이 아닐까.!
파스칼은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했고
회남자(淮南子)는 원두방족(圓頭方足)즉 둥근 머리에 모 진 발을 가진자라고 했다.
나도 사람이 무엇인가를 정의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희성 씨의 "묘한 존재"라는 글로 대신해 보고 싶다.
"사람이란 대체 묘한 존재다.이세상에 태어난것이 우선 묘하고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 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묘하고 그러면서도 무엇을 생각하려는것이
묘하고 백인 백색으로 얼굴이나 성미가 다 각각 다른 것이 또 한 묘하다. 모르면 약이요
아는게 병인데도 아는채 하는 것이 묘하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건마는
다 뛰려고 하는 것이 묘하다.
제 앞에 죽어가는 놈이 한 없이 많은 것을 뻔히 보면서도
저 만은 영생 불사 할 줄 아는 멍텅구리가 곧 사람이요 남 곯리는게 저 곯리는 게요
남 잡이가 저 잡인줄 말끔히 들여다 보면서
남 잡고 남 곯려 저만 살지겠다는 욕심쟁이가 곧 사람이다.
산속에 있는 도둑은 곧 잡아도 제 마음속에 있는 한 놈의 도둑은 못 잡는 것이 사람이요
열 길 물속은 알수 있어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더니
십년을 같이 지내도 그런줄을 몰랐다는 탄식을 하게 하는 것이 사람이란 것이다."
정말 공감하는 글이다.
또 한국 속담에 "귀신 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라든가 "하늘 밑의 벌레"라는 것도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흔히 "짐승 보다 못한 놈"이란 말을 듣는다.
금수회의록에 금수들의 발언은 모두가 다 사람이 짐승 보다 못하다는 말을
의인화(擬人化)하여 풍자로 말한 것을 읽을 수 있다.
100년 전의 실상을 풍자하고 있는데 그 후 100년 동안 세상은 엄청 나게
바뀌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나 사람의 내면은 바뀐것이 전혀 없고
그 때보다 더 악한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정권 유지를 위해 정적을 기관총으로 무참히 죽이는 북한 실상만 아니라
우리의 정치 현장은 자신과 국민을 마음대로 속이고 있다
학문과 과학은 엄청나게 발전 했고 사람의 두뇌는 한없이 계발되어
첨단 과학속에 살면서 매일 정치하는 사람에게 속고 산다.
경찰이 음주 운전을 하여 사상자를 내고 범죄를 단속해야 할 사법기관이
범죄의 온상이 되어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묻지마 살인"이라는 말은 전에는 듣지 못한 말이다.
길가는 여학생을 이유 없이 칼로 찌르고 사무원을 뒤로 가서 찔러
살해하는 일이 전에 있었던가!
사람을 왜 죽였느냐는 물음에 "사람을 한번 죽여 보고 싶어서"죽였다고 했다.
지금은 100년 전 보다 범죄가 더 흉악 해 졌다.
법전의 두께는 배가 넘어도 십 수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사형수에게
따뜻한 밥 따뜻한 옷을 입히고 있다.
인권이라는 말로 변명을 하지만 인권의 이미가 혼란 스럽다.
자녀들에게 버림받은 현대판 고려장을 당한 노 부모가 20만에 가깝다.
가르신"이 세상에서 사람처럼 흉악한 동물은 없다. 늑대는 서로 잡아
먹는 법이 없지만 인간은 인간을 산채로 삼켜 버린다"고 했다.
짐승보다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만약 이대로 가서 100년후에 다시 금수회의를 가진다면 지금 보다
악은 배가 넘을 것이니 우리가 백 살을 더 살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칼 막스가 오랬동안 관찰하고 연구하여 공산주의를 만들었다.
그리하여 공산주의가 1억이 넘는 사람을 죽였다.
세상은 점점 중산층은 없어지고 그 때 처럼 된다면
또 다른 칼 막스가 생겨 날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금수가 통치하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
20014년 3월 5일
김 진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