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 관문이면서도 대표적 낙후지역인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일원을 친환경 첨단도시로 개발하는 방안이 나왔다. 주거·업무·상업·산업·숙박시설과 공원·녹지 등을 골고루 갖춰 터미널 역세권을 자급자족 공간으로 바꾼다는 게 부산시의 복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은 사업지역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광역상수도 개통 등 '물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시는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인근 38만 ㎡를 1, 2단계로 나눠 정비하는 계획을 4일 공개했다. 시가 제시한 계획을 보면 현재 이 일대 양쪽에 형성된 울창한 수림은 녹지로 보존하거나 공원으로 조성한다. 터미널 맞은편 오시게시장도 공원으로 꾸며지지만, 장이 열릴 때는 장터로 변신한다. 또 취락지인 작장마을 주위로는 주차장 등 주민 편의시설과 누리길이 들어선다.
터미널이 도시철도, 고속·시외·시내버스가 집결하는 교통의 결절지인 점을 고려해 부산을 방문한 외지 손님이 쉴 수 있는 숙박시설도 세운다. 시는 터미널과 가까운 곳에 호텔이나 모텔을 다수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렛 등 대형 복합쇼핑몰도 건립될 전망이다. 시는 이와 함께 정보·기술(IT), 그린에너지 산업 등을 유치한다는 전략도 밝혔다. 시는 이 밖에도 원주민의 주거 안정과 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대상지 일부에 공동주택 등 주거지를 만들기로 했다.
그동안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주변은 '부산의 얼굴'임에도 개발제한구역(GB)과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이중 규제에 묶인 데다 도시환경도 불량해 정비·개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시는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관련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준비해왔다. 시는 조만간 GB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가 필요 없는 공원·누리길 등 1단계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주거·업무·상업시설 등은 2단계 중장기 계획으로 정해 개발제한 규제가 풀리면 실행하기로 했다.
부산시 김종철 도시계획실장은 "내륙 관문을 낙후지역으로 내버려둘 수 없고,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환경 개선이 필요해 이번 개발 안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회동수원지를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한 도심 재생은 쉽지 않다. 경남이 광역상수도 개설에 대승적으로 합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