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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이는 정식으로 결혼을 한것도 아닌데 마누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식을 올리지 않았어도 바가지가 이 정도인데 식을 올리고 자식새끼 두엇 낳으면 호랑이로 변할 것이 틀림없다.
복순이와 식을 올리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차하면 튀어버리면 그만이니까.
내가 아직까지 복순이와 살을 맞대고 살고 있는 것은 그 놈의 잠자리 때문이다.
복순이 걸핏하면 신경질을 부리고 주먹질을 해도 그 짓을 할 때면 천하의 요부가 된다.
어차피 즐기려고 사는 세상, 남자 경험 많은 복순이가 온갖 테크닉을 다 발휘하여 홍콩으로 보내주는데
그걸 뿌리치고 나오는 것은 어리석은 인간인 것이다.
내가 잘난 데가 어디 있나. 기껏 하는 짓이라고는 주먹질하고 사채업자 심부름이나 하는 것이 고작아닌가.
흥신소라고 하나 그럴싸하게 차려놓기는 했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밥 먹고 살기는커녕 죽 끓여 먹기도 어려운데 밥 먹여주고, 재워주고,
용돈 주고, 옷 사 입히고, 간간이 천국을 몇 번이나 오락가락할 정도로 그 짓도 해주는데 어찌 싫다고 나오겠는가.
복순이가 나 같은 인간을 데리고 사는 것도 감지덕지할 일이다.
하기야 내가 내세울 만한 것이 딱 하나 있기는 있다. 그것은 변강쇠도 울고 갈 절륜한 스태미너와 몇 마디 말로 여자들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화술이다. 말이 좋아 화술이지 낯간지럽고 뻔뻔하고, 유들유들하고 유치찬란한 말장난이다.
세상 남자들이 여자들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것이 절륜한 스태미너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유치찬란한 말솜씨도 한몫 단단히 한다. 세치 혓바닥 하나로 천국을 오락가락하게 만드는데 어떤 여자가 싫다고 하겠는가.
복순이는 단란주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자 혼자 술집을 운영하다가 보면 하다못해 동네 건달들까지 기웃거리면서 돈을 뜯어가려고 쇠파리처럼 달라붙는데 나 같은 놈팡이 하나 거느리는 것도 손해볼 일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몸이 찌푸퉁하고 무거울라치면 마님이 머슴에게 하듯이 눈짓 하나로 홍콩까지 논스톱으로 갔다 오게 해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인 것이다.
복순이 이 시간에 통닭을 사오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은 그 분이 오실 때가 된 모양이다. 일단 복순이를 달래놓고 세컨드로 만든 조경숙에게 가기로 했다.
“하루 종일 뭐했어?”
동네에서 통닭을 사서 단란주점과 같이 있는 내실로 들어가자 복순이 살갑게 웃으면서 물었다. 복순이는 머리까지 감고 가슴이 절반쯤 드러난 셔츠와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다. 술 마시러 오는 손님들을 홀려서 매상을 올리기 위한 수작이다.
“찌라시(전단지) 돌렸어.”
나는 일단 거짓말을 했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 중에 절반은 거짓말이니 언제든지 얼굴빛 한 번 변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나온다. 흥신소에 손님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하루 종일 컴퓨터로 야동이나 본주제에 헛소리를 한 것이다.
“아프지 않았어? 미안해. 일부러 그러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어.”
복순이 선글라스를 벗기고 내 얼굴을 살폈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었는데 미안하다는 말로 때우려고하고 있었다.
“괜찮아.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
나는 복순을 안아서 스커트 밑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글:이고운그림:김선학 <8>
첫댓글 즐감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