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사는 군대후임한테 올스타전표생겼다는 말 급히 전해 듣고
대전으로 내려갔습니다.
올스타전 직관은 처음인데 신기하더군요.
전구단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모여있고 내팀 니팀할것없이 같이 응원가 불러주고 응원해주고 멋진 플레이에 환호해주고.
또 운좋게 홈런레이스중 볼보이가 던져주는 공을 줏었지만,
갑자기 아주라 아주라 하더군요.
롯데팬들끼리 그러는거야 이해는 합니다만, 떡하니 히어로즈유니폼 입고 있던 저한테까지 아주라아주라 하면서 아주 잡아먹을듯이 그러더군요. 그냥 공 몇번 만져보고 제 인마이포켓 했지만 참 기분 더럽더군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다는 취지라는데,
이거 막말로 자기가 못줏으니까 배아파서 그러는거 아닌가요?
아이들 추억만 중요하나요. 일생에 한번,두번 잡을까말까한 공인데 어른들의 추억은 안중요한가요.
롯데팬들끼리 그러는거야 별 신경안쓰고 봤는데 제가 직접당하니까 이게 뭔가 싶더군요.
한 1분동안 계속 아주라아주라 소리 들은거같네요. 그것도 홈런레이스여서 공도 많이 날라는 좌측담장뒤 외야석이었는데요.
올스타직관하신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오늘 홈런레이스때 외야석에 아주라는 소리가 아주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롯데팬많은거야 다 아는것인데, 아무리 본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응원문화라도 타팀팬들은 거기에 익숙치 않은데 왜 그걸 강요하려 드는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그렇게자랑스러우면 사직에서나 하던가, 정규리그때 본인팀 응원석에서나 하던가.
최근에 응원문화를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뭐랄까 응원을 위한 응원을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하구요.
특히 상대팀투수의 견제동작에 따른 '마'를 비롯한 견제구호같은 것들은 제가 정말 싫어하는 것들입니다.
자기팀만 응원 잘하면 되지 왜 상대팀에 그러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대표적으로 '마'만 얘기한거지 현재 Sk를 제외한 전구단에서 그 아류작을 생산해내고 있죠.
뿐만 아닙니다. 상대팀 응원단의 응원구호에 맞춰 '꼴.찌.한.화'를 외치는 비상식적인 팬들도 늘어나고 있고
대놓고 '셔럽보이'를 외치는 저질스러운 응원문화까지 당연하다는 식으로 받아드려지고 있구요.
모 팀 응원단장은 대놓고 왜 야구장와서 응원안하고 야구만 보냐고 타박하기도 하고 '치킨 내려 놓으십시오' 이건 유명하죠.
차라리 요새같아선 3.3.7박수에 맞춰서 응원하고, 응원가라고 해봤자 '나이스 빠따 나이스 빠따 김경기'가 고작이었던 예전이 그립네요.
아이의 추억도 중요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 아이는 십수년 더 기회가 있잖아요.. ㅎㅎ 전 야구장 인생 30년동안 딱 한번 공 잡아봤습니다. WBC 1회 일본이랑 준결승때...
처음의 아주라는 좋은 문화였을지 모르겠지만 변질된 현시점에서는 폐지되어야할 문화중 하나라고 봅니다 원래 아이들에게 공을 주는건 훈훈한 미담사례이고 주는 사람은 뿌듯함을 받는 아이와 가족은 고마움을, 팬들은 그런 장면을 통해 훈훈함을 느껴야 맞는건데 '아주라'가 시작되면 점차 이런 모습이 사라지게 되죠 공을 잡은 사람은 이제 부담감을 가지게 되고 주지 않으면 관중들의 눈총을, 주더라도 모양새가 이상해지죠 받는쪽은 아주라가 들리면 받는걸 당연시 여기게 될테고 팬들도 그걸 당연시 여기게 되면서 주는 것을 봐도 점점 무덤덤해지고 주지 않는걸 잘못된것처럼 여기게 될겁니다
응원 당사자들은 강요는 없다고 하지만 수천-수만명이 아주라를 단 한 사람을 타겟으로 외치면 듣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심적부담없이 넘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되죠 그게 암묵적인 강요입니다 즉, 아주라 문화는 이제는 공을 잡은 관객으로부터 팬들에 의한 강제적인 강탈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