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조간신문을 봤다. 각지 편집국장들이 지면을 어떻게 꾸몄는가 비교해 보기 위해 7개 지를 일일이 살펴봤다. 신문들은 약속이나 한 듯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 싶게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관련 기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기사로 지면을 장식한 것도 아니었다. '참사 현장에 안전 요원 1명도 배치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이미 방송매체들에 의해 '구문(舊聞) 중의 구문'이 된지 오랜데, 신문들은 그걸 '신문(新聞)'으로 아는 모양이다. 시대에 뒤처지는 감각이 아닐 수 없다. ▶'환풍구 참사' 기사를 빼고는, "IT올림픽, ITU 전권회의 오늘 부산서 개막", "남북 고위급 접촉 예정대로 이뤄질 것", "이마트의 갑질", "F-35A 엔진 결함, 군(軍) 알고도 구입 계약", "고려 불화 최고 걸작 일(日)서 발견", "남북, 파주 군사분계선 인근서 총격전" 등등이었다.
▶반면에 본보는 1면의 "막오른 APG 불가능에 도전"을 비롯해 2면, 3면, 19면과 16, 17면 전면에 성화 점화 낙수, 응원 실태의 두 얼굴, 유 시장의 론볼 관람, 각 경기장의 실황, 박칼린 총감독의 기자회견 내용, 북한 선수단의 모습 등등을 다양하게 게재해 대조를 보였다.
▶전국지 가운데서는 '한겨레'가 1면 사진기사와 14면의 김종규 선수 이야기, 16면 전면의 '장애인 스포츠 현주소'와 '장애인 스포츠의 역사'를 실었다. A지와 B지는 '전민재 선수 기사' 한 꼭지가 전부였고, C지는 야구와 골프로 채웠다. D지는 26면의 사진 한 컽이 다였다.
▶이를 보면, 평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외쳐댔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촉구는 헛소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제 자신도 관심을 쏟지 않으면서 남에게 '휴머니즘'을 요구했던 셈이다. 그러면서 '사회 복지'를 말하고, '인간 존중'을 말했던 것인가? 언론의 속물적 이중성을 또 본듯 싶었다.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이다. 죽음에 예외가 없듯, 장애에도 예외가 없다. 누가 내일을 아는가? 그럼에도 사회는 이번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냉대하고 있다. 스스로 인간애 부족을 민낯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