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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엉덩이는 탱탱해서 언제 만져도 기분이 좋다.
“나 오늘 그날이야.”
복순이 내 손을 거칠게 뽑아내면서 말했다. 복순이 그날이라면 심사가 사나울 것이 분명하여 바짝 긴장했다.
복순은 그날만 오면 공연히 신경질을 부리고 화를 낸다.
지난밤에 프라이팬으로 내 낯짝을 후려갈긴 것도 그날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키스라도 해야지.”
나는 머쓱하여 복순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복순이 맹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마치 이 인간이 왜 안하던 짓을 하는 거야? 하는 표정이었다. 그때 하체가 갑자기 불끈거리고 일어서서 펄떡거렸다.
아아 나는 왜 여자들이 맹한 표정을 지을 때 하체가 발작을 하는 것일까.
그날이라는데 주책없이 뱀대가리를 치켜드는 거시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작은 마누라를 하나 만들어 두었으니 상관이 없다.
“귀여운데… 깨물어주고 싶어.”
내가 생각해도 닭살이 돋을 것 같은 멘트다. 복순은 허튼 수작 하지 말라는 듯한 표정이지만 기분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얼굴에는 파운데이션을 두껍게 쳐바르고 입술에는 쥐를 잡아먹은 것처럼 루주를 붉게 칠하고 있었다.
“저녁 먹어야지.”
복순이 닭다리를 하나 입에 물고 상을 차릴 준비를 했다.
복순은 전생에 닭과 무슨 원수라도 졌는지 유난히 닭고기를 좋아했다.
“아니야. 나 일하러 나가야 돼.”
조경숙과 삼겹살을 먹으려면 저녁을 먹지 말아야 한다.
“밤에 무슨 일을 해?”
복순이 힐끗 쏘아보면서 물었다. 수상한 짓을 했다가는 작살을 내겠다는 표정이다.
“찌라시를 돌렸더니 저녁에 일거리가 들어왔어.”
“무슨 일?”
“남편이 수상하니까 뒷조사를 해달라는 거야. 밤에 남자를 미행해야 돼. 남자가 안산 물왕리 저수지로 밤낚시를 간대.”
거짓말도 잘하려면 머리가 좋아야하고 순발력이 뛰어나야 한다.
“맨날 남의 불륜 조사나 해서 무슨 돈을 벌어?”
복순이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복순은 통닭을 먹자 홀로 일하러 나가고, 나는 일을 하러 간답시고 복순의 방을 나와서 조경숙이 살고 있는 금호동으로 향했다. 세상에 즐거운 일이 마누라 눈을 피해 애인 만나러 가는 것이고, 세상에 가벼운 것이 작은 마누라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다. 나는 겅중겅중 뛰어서 금호동으로 향했다. 복순을 보기 좋게 속여 넘겼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좋았다.
“차비도 없잖아? 밤새우려면 추울 테니까 배고프면 따뜻한 거라도 사 먹어.”
복순은 돈 5만원까지 내 주머니에 찔러 넣어 주었다. 복순이 통닭을 먹는 동안 유치찬란한 말솜씨로 귓속에 사랑한다는 말을 콕콕 쑤셔 넣어준 탓이다.
‘아무리 약은 체해도 소용이 없다니까. 작은 마누라한테 가라고 차비까지 주다니….’
나는 쿡쿡거리고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글:이고운그림:김선학 <9>
첫댓글 즐감요! !!!!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