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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이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나는 이민정 때문에 도망갈 수가 없었다.
눈은 자욱하게 내리고 있었고 골목에는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었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조받기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스포츠머리의 주먹이 무서운 바람소리를 내면서 내 명치에 작렬했다. 나는 명치를 움켜쥐고 무릎을 꿇었다.
“작은 마누라? 네가 우리들 하고 농담 따먹기 하냐?”
놈들은 나에게 사정없이 주먹질을 하고 발길질을 했다.
나는 불과 2, 3분 사이에 놈들로부터 억수로 얻어맞았다.
복순이로부터 용돈까지 얻어 가지고 억세게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첫 끗발은 개 끗발인 모양이다.
나는 놈들에게 매를 맞으면서도 말로 합시다, 갈비뼈 부러지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항의했다.
나를 때리는 것은 좋지만 죽이지 않으면 당신들은 폭력 행위로 수배될 것이라고 주절댔다.
참새가 죽어도 짹 한다고 매를 맞아도 할 말은 해야 했다.
“좋아, 좋아. 우리도 사람 패는 악당은 아니야.
그러니까 말로 하자고. 이 여자가 당신 작은 마누라면 빚을 대신 갚아야겠지? 그렇지 않아?”
놈들은 실컷 때리고 나서 내 엉덩이의 눈을 털어주면서 말했다. 마치 병 주고 약을 주는 듯한 짓거리였다.
“갚지요. 작은 마누라도 마누라인데 뭐가 어렵겠습니까? 다만 오늘은 못 갚고 시간을 좀 주면 좋겠습니다.”
나는 오기로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이 망할 놈의 계집애는 황영감에게 사채를 쓴 것도 부족하여
또 어떤 놈에게 사채를 얻어 쓴 거야? 사채가 쥐약이라는 것도 모르는 거야? 나는 속으로 이민정을 저주했다.
“그래? 얼마나?”
“열흘이요?”
“열흘은 안 돼.”
“그럼 일주일이요?”
“장난 하냐? 안 돼.”
“그럼 사흘이요.”
“좋아 약속했다.”
놈들은 내 주머니를 뒤져 지갑 속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낸 뒤에 자세히 들여다보고
품속에 넣은 뒤에 명함 한 장을 건네주었다. 돈이 되면 연락하라는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이었다.
나는 그들이 멀어져가는 것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아닌 밤에 홍두깨라고 재수 없이 놈들에게 얻어맞은 것이다.
이민정은 내가 얻어맞은 것이 미안했는지 눈을 말똥말똥 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민정의 머리 위에 눈이 하얗게 쌓이고 있었다.
“아파요?”
이민정이 새침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도 맞아 봐라. 아픈지 안 아픈지 알 수 있을 테니…. 그리고 내가 어떻게 네 오빠냐?”
나는 볼멘소리로 내뱉었다. 참으로 재수 없는 년이다.
“나를 작은 마누라라고 그런 건 누군데 그래요? 바보처럼 누가 맞으랬나?”
이민정이 눈을 흘겼다.
글:이고운그림:김선학 <11>
첫댓글 즐감요!
늘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