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성당 바이올리니스트의 에세이
어느 바이올리니스트의 에세이
http://ucc.catholic.or.kr/Ucc/View.aspx?cc=CAT006001001&ano=3173
연둣빛 사월은 부드러운 소나타의 선율이다.
연주회를 마치고 느슨한 마음으로 산과들을 보며 심호흡을 한다.
어릴 적부터 함께한 바이올린은 나의 영원한 동반자.
요즘은 청중들의 수준도 엄청 향상되었다.
연주를 할 때마다 내가 소속한 교향악단의 연주가 청중들에게 과연 얼마만큼 감동을 주었을까를 생각한다.
예술의 정점은 감동에 있으리라.
톨스토이도 진짜 예술과 가짜 예술의 구별은 감동을 주어 심금을 울리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지휘자와 동료단원들의 열정을 생각하며 나 또한 최선을 다하리라.
그리스 신화에서 9명의 뮤즈 여신들이 아크로폴리스 신전으로 가는 언덕배기에 스파이리언 옹달샘이 있었는데 그 물을 먹으면 예술적 영감이 풍요롭게 떠올랐고 감동을 주는 예술이 탄생됐다고 했다.
그 스파이리언 옹달샘물의 요소는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을 맑게 하는 요소가 들어있어리란 짐작이다.
우리의 마음이 보다 정화된 토대에서 훌륭한 예술작품이 나올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는 음악만이 아니라 문학 미술 무용 모두가 그 뿌리를 같이할 것이다.
그러기에 예술가는 천상의 것을 가져와 지상에 전달해주는 중간자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무속인이 연상되기도 한다.
예술은 즐거움과 함께 감동을 주는 가운데 간접으로 인생의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미적정서를 통해 정신적으로 고차적 즐거움과 진리를 일깨우게 한다.
괴테의 말처럼 가르치지 않으면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너의 이름 뮤직
너가 있어 난 사랑 배웠고 외로움 몰랐네.
세상사 답답함과 괴로움이 엄습할 때
너 있어 견뎌내기 쉬웠지
호수의 은빛 반짝임은 더 황홀했었고
들꽃의 몸짓도 더욱 정겨웠었지
뮤직이여! 나의 보석이여!
그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너와의 인연은 변함없구나.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 태어난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세월과 함께 더 빛을 발하며 내 곁에 있는 너
보석이 가지는 영구성, 휘광성, 탐미성 다 갖추었구나.
뮤직이여! 나의 보석이여! 내 사랑이여!
예술에 발을 딛고 산다는 건 현실적으로는 고생이 많다.
버나드쇼가 말하길 예술가는 가족을 헐벗게 하고 70이 넘은 어머니에게 생계를 위해 조력을 구하게한다고 했었다.
음대를 졸업하고 수년을 교향악단에 소속되었다가 음악교사로 지내며 악단활동도 병행했다.
정년이 다 한 지금 다시 교향악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성당의 주일 교중미사에서도 신자들의 영혼을 맑고 부드럽게 해주는 영성체후 묵상곡을 오르간 반주와 함께 연주한다. 본당의 형제, 자매들의 장례미사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헌정곡으로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연주하였다.
연주한 묵상곡은 동영상으로 녹화하여 본인이 편집하여 인터넷에 수십여 편을 올렸다. 유튜브, 가톨릭굿뉴스, 부산평화방송, 다대성당홈페이지이다. 요즘 싸이의 젠틀맨이 유투브에서 조회수가 100,000,000회를 돌파하였는데 부산평화방송에 올린 동영상은 조회 수가 10,000회에 가까운 것도 있어서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혹여 나이가 들수록 뼈가 굳어지듯 감각도 굳고 무디어질까를 염려하며 정신적 마사지인 연습을 더욱 게을리 하지 않아야함도 알고 있다.
그간 크고 작은 연주회와 독주회도 가졌고 근래는 오페라공연도 함께했는데
이탈리아의 세계적 작곡가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투란도트, 나비부인, 라보엠연주는 스토리텔링이 있어 좋았다. 오페라연주는 다른 작품에 비해 템포가 너무나 변화무쌍함으로 지휘자의 지휘봉을 끝까지 보면서 연주해야한다.
인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는 며칠 후 부산문화회관에서 러시아작곡가 차이코프스키교향곡 제6번 “비창”을 독일 캄머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게라드 오스캄프씨를 초빙하여 연주하게 되어 오늘도 연습실로 향하는 버스에서 생각에 잠긴다.
독일 캄머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게라드 오스캄프씨는 인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윤상운씨가 독일에서 음악공부를 한 인연으로 초빙하여 연주하게 되었다. 오스캄프씨와의 국제전화에서 연습시간은 저녁 7시에 시작함으로 적어도 전단원이 10분전까지는 연습실에 도착해야한다고 신신당부하셨다고 하였다.
음악가의 에피소드로 베를린 필하모니의 음악 총감독을 역임한 세계적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씨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레코더, 비디오의 녹음, 녹화분야에서 광범위 하고 정력적으로 활동 하였는데 자신이 직접 제트기를 조종해 목적지 까지 가서 요트나 스키로 여가를 즐긴다고 하는 시대의 최첨단을 걸었던 그의 생활이 저널리즘의 가십란(시사만평란)에까지 자주 등장하는 등 카라얀은 오케스트라 지휘의 영역을 초월하여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 우상적인 존재였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클렘머씨나 메뉴힌씨가 사용하는 악기는 1700년대에 스트라디바리, 과르네리가 제작한 올드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으며 바이올린케이스속에는 지판을 보호하기 위해 손톱 깎기를 항시 휴대한다고 한다.
정경화와 함께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였던 김영욱 씨가 내한하여 소속한 교향악단과 협연 리허설을 마치고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기위해 나란히 섰을 때 본인이 질문하기를 “어떻게 하면 바이올린연주를 잘 할 수 있겠느냐?”고 했을 때 “스케일연습을 많이 하라!”고 하셨다.
요즈음도 세계적 교향악단의 입단 오디션이나 음대입학시험에는 자유곡1곡외에 3옥타브 스케일(음계)연주를 능숙하게 해야 한다.
음악 속에서 가지는 기쁨과 고뇌 그리고 보람은 삶의 축복이라 여겨진다.
바이올린 4현에 담은 나의 음악 인생은 계속될 것이다.
사월의 연둣빛 초원에서 불어오는 미풍을 마시며 나머지 여생을 선율과 함께하려는 다짐을 해본다.
뮤즈여 그대들의 입김이 나의 전신에 촉촉히 베이게 하소서
나의 삶을 마감하는 날 저 사월의 연둣빛 초원에서 불어오는 미풍에 실려
소나타선율과 함께 천상으로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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