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돋아나 언덕위에 우뚝선 머구잎
하루 하루 달라지며 몰라보게 자랐네
뚱뚱한 자기 몸매 창피한듯
넓은 잎으로 몸을 가리며 서있네
오며 가며 입맛을 다시며 쳐다보곤
뜯고 싶어 아니야 임자가 있을텐데 고개 돌리고
친정간 친구 머구잎 한 소쿠리 내게 주어
파랗게 삶아 젓깔에 쌈싸서 한입 넣고
된장과 참기름 넣고 쪼물 쪼물 무쳐
쌉쌀한 그맛 기가 막히다
혼자 먹기 아까워 불러본 친구들
우르르 몰여와 너도 나도 맛있게 먹곤
음식 솜씨 좋다고 칭찬하기에
식구들 줄라 남겨둔 머구잎 다 먹어 버리고
빈 소쿠리 딩굴며 굴러다닌다
2006년 4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