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리스 월드 아파트.
방송국과 가까이 있어 방송 관계자들이 많이 산다는 그 유명한 아파트.
몇 몇 유명 연예인들까지 살고있어 몰려드는 극성 팬들 때문에 조용한 날이
하루도 없다는 다소 시끄러운 아파트였다.
"이번에 우리 아파트 107동으로 정은채씨가 이사온데요."
"정은채요? "
"영화 천상지애에서도 출연했던 그 인기가수 정은채 말이에요. "
"한 동안 또 시끄럽겠네."
"말 말아요. 난 106동 살잖아요. 건너편이니 오죽 시끄러울까."
1,2집 앨범 모두 100만장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혜성처럼 등장한
가요계의 핵폭풍 정은채.
최근 영화 천상지애에서도 주연을 맡아 다시 한 번 매스컴 몰이에 성공했던
그 미모의 여가수가 엔드리스 월드 아파트로 이사를 오는 것이다.
이사하던 날 그녀는 짐을 실은 작은 트럭 하나와 대형으로 다섯 트럭 이상의
극성팬들을 몰고 왔다.
늦은 저녁. 같은 아파트 106동 701호.
볼륨을 높여 놓아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TV 스피커와 남녀 엠씨의 목소리.
"떠오르는 샛별 정은채씨가 3집 앨범을 들고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
"떠오르는 샛별이라니요. 강빈씨! 이제 정상에 우뚝 선 가수라고 소개하셔야죠!"
"아. 그런가요 체리씨! 너무 반가워서 그만."
"그만큼 빨리 듣고 싶다는 얘기지요. 그럼 들어볼까요! 그녀가 들고 나온
깜찍한 댄스가 돋보이는 노래! "
"슬픈 우리의 사랑! "
매혹적인 목소리였다. 한 마디로 천상의 소리 그 자체였다.
립싱크가 난무하는 가요계에서 뛰어난 가창력으로 무장한 그녀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며 그들의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수 정은채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던 그 때.
정면 베란다가 아닌 뒤편 창문을 통해 건너편 아파트를 유심히 보고 있는 남자가 있다.
짙은 눈썹과 빛나는 눈. 180센티미터 정도의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 어깨에는 오래 전에 생긴 듯한 깊이 패인 상처자국. 무표정한 얼굴과
꼭 다문 입술. 20대 중반의 나이쯤 되 보이는 강인한 모습의 사내.
그리고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망원경.
그 사내가 바라보는 곳은 건너편 107동 아파트의 701호 베란다.
그 베란다에 서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청순해 보이는 여자. 정은채.
사내의 집 거실을 둘러보면 벽에 걸려 있는 소녀의 사진.
너무도 예쁘고 가련해 보이는 중학생 소녀.
그녀가 거실로 들어가고 나서도 그녀의 모습이 사라진 베란다를 계속해서
바라보는 촉촉이 젖은 사내의 눈망울.
10년 전 그 날.
그 운명적 사고만 없었어도 이렇게 숨어서 그녀를 지켜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자신이 느끼던 감정이 사랑이란 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이제야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건만 그녀의 앞에 떳떳이 나설 수 없는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 슬픔의 미소만 짓고 있는 사내.
그 사내가 바로 동혁이었던 것이다.
10년 전 동혁은 자신에게 닥친 가혹한 운명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달리고 또 달렸다. 이 세상 끝까지라도 가려는 듯 미친 듯이 그렇게 달렸다.
그러나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사람을 죽게 했다. 그것도 천사의 아버지를.
자신을 친자식처럼 보살펴주는 삼촌에게로 갈수도 없었다.
감옥에 있는 아버지에게는 더더욱 갈 수 없었다.
두려움과 슬픔으로 가득했던 어린 동혁이 갈 곳은 그곳 밖에는 없었다.
"하하하! 그것 봐. 내가 언젠가는 볼 놈이라고 했지?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이야. 너무 재미있어. 하하하하! "
호탕하게 웃고 있는 자는 성진파의 행동대원 송달수.
"갈곳 없는 호랑이라. 좋아. 좋아. 내가 받아주지. 하지만 형님한테 허락도
받고 신고식도 치러야 하니까 따라오라고."
성진물산.
번듯하게 차려놓은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내부로 들어가 보면
회사직원 반 깍두기 같은 헤어스타일의 어깨들 반이었다.
사무실에 앉아서 반갑게 맞이하는 대표이사 천성진.
"저 꼬마 아이가 한사장을 골로 보냈다는 그 아이냐? "
"연장질해서 보낸 게 아니고요 형님. 달려오는 차에 타이밍 딱 맞춰 접촉시켜
사망시켰다고 합니다 형님."
"새끼야.. 그 말이 그 말이잖어. 골로 보낸 거 맞구만 뭐."
"제가 데리고 좀 키워 볼랍니다. 형님."
"전 번에 스카웃 했다는 그 아이는? "
"아. 강용욱이요? 한 놈보다는 두 놈이 덜 외롭겠지요."
"알았다. 알았어. 짭새 오는 일만 없도록 잘 단속해라."
동혁이가 일주일 동안이나 숨어 지내다가 찾아온 곳은 바로 일진의
최고봉이었던 강용욱이 자퇴하고 몸담고 있던 성진파였다.
그날 밤 바로 신고식이 있었다.
룸쌀롱에 모여있는 한 부대의 깍두기들과 천성진 그리고 동혁과 용욱.
"하하하하! 우리 조직에 갑자기 웬 영계바람이 분 거야? "
"달수란 놈의 작품입니다 형님. 이러다 미성년자 단속 뜨는 거 아닙니까? "
합창하듯 소리 높여 웃고 있는 조직원들을 보며 동혁은 얼어있었다.
"아참. 여자애들 중에도 얘들 또래 있잖아. 그 누구라고 했지? "
"정아 말입니까 형님? "
"그래 맞다 정아. 정아 좀 오라고 해봐. "
얼마 후 룸 문이 열리며 화장을 찐하게 했지만 어린 티가 팍팍 풍기는
여자애가 들어왔다.
"지 아버지 빛 대신 갚겠다고 스스로 찾아온 효녀심청이다."
"아이구. 저 귀여운 것. 여기 친구들 왔다. 정아야.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라."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
동혁은 어둠의 세계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에게 앞으로 찾아 올 수없이 많은 사건들과 위기의 순간들.
그곳에서 암흑 속의 하이에나라는 전설적인 해결사로 변해가게 될 동혁.
한편 아버지를 잃은 천사 재영은 그 아픔을 어찌 이겨내고 있을까.
염평달 일당이 노리고 있는 아버지의 사업 그리고 재영의 꿈 2차 오디션
그렇게 재영에게도 커다란 위기가 찾아들고 있었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2.
[ 장편 ]
폭파 1초전 시한폭탄 사랑 12
펠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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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93
05.10.25 02:49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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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왜또 혜성처럼나타나 ... -_- ;;
이름이 혹시 혜성?
흥미진진.ㅋㅋㅋㅋㅋ
흥미 있게 봐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네요
말 좀 써 주세요.
ㅋㅋ
감상평도 부탁.
동혁이가 나쁜곳으로 빠져들면 안될텐데-_- 그리고 동혁은 재영이의 아빠를 죽인것의 대해 큰 자책감을 가지고 있구나.. 당연히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니 그러겠지?..........
그래도 재영이를 영원히 지켜주겠다는 약속은 숨어서라도 지키려는 듯 하네요.
ㅋㅋ 다음편 보구 싶당
요즘 너무 바빠서.... 빨리 올리도록 노력할게요.
재미있습니다... ㅋㅋ..
더욱 더 재미있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
동혁이가 어둠의세계에 빠져들면안되는데......빠져들지 않았으면좋겠다 ~
그쪽 세계의 스릴도 느껴 봐야지요.
커다란위기라니 커다란 위기라닛! 궁금해ㅠ0ㅠ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
넘재밌어여 ㅎㅎ
재밌게 봐주니 고마워요.
선생님나도다읽었으셈ㅋㅋ 빨리써줘요 호호
열심히 쓸테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빨리 써주세요 부탁 드림니다... 너무 잼써요
최대한 빨리 쓰겠습니다.
재영이가 정은채라는 가수가 된 거지요? 숨어서 지켜보다니 안 됐네요.
더욱 흥미로운 내용이 이어집니다.
모두 불쌍하다. 재미있어요. 계속 건필하세요.
주인공들의 삶은 항상 평탄하지 않지요.
진짜 재미있다.
재미있게 봐주시면 저는 정말 즐겁습니다.
동혁이 키가 너무 작은거 아닌가요? =-=;; 암튼 재미있어요..
오늘 안에 이렇게 많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