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관이 있었던..(지금은 없어졌다..) 정자동..
원래는 그 근처에 아주 멋진 정자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혹 수원에 살거나..
수원에 관해서 좀 아는 사람이면.. 내가 거짓말하는게.. 아니란걸 알거다..
그러던게..
그 영화관이 딱 생기면서부터..
정자동이란 이름에 대해서 다르게 해석하려는 사람이 자꾸 생겨났다..
굳이 말 안하겠다..
...
암튼 우리 일당은 (여기서부턴 일당이다..-_-')
버스를 타고 한 3정거장을 갔다..
나는 짐짓 따라가고 싶으면서도 억지로 끌려가는척..
아이.. 야...
를 연발하며.. 내숭을 떨었다..
그럼.. 넌 집에 먼저 가..
라는 말 한마디에.. 난 찍소리 안하고.. 걸음을 빨리했다..
..
난 그 당시 정신집중을 해서 성적을 좀 높여볼 심산으로..
머리를 빡빡 밀었었다... (뭐 별로 효과는 없었따.. 머리감기 쉬운거 빼고는)
두발 자율화였던.. 우리학교는 나만 빡빡밀고 다니는게 좀 머슥하여..
모자를 쓰고 다녔었다..
..
그래서 그냥머리... 4명과 하얀모자 1명이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다..
울 친구들 나는 두발자율화와 교복자율화의 영향으로 학생인지 일반인인지..
구분이 잘 안갔다.. (아니면 좀 늙어보였던가.. 크크)
솔직히 말하면.
사실.. 주인 아저씨가 우리가 학생인걸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극장이 넘 영세한 관계로 주민등록증 보자는 최소한의 절차도 생략했었다..
영화는 벌써 시작한 상태(?)였다..
제목은
" 파. 리. 애. 마. "
ㅋㅋㅋ
극장안은 예상외로 관객들로 가득했따..
물론 좌석제가 아나였기 때문에 빈 자리를 찾아서 앉아야 했는데..
거찹... 마땅한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
이 시간 변두리 극장에 사람이 많기도 하군..
라고 생각하고..
할 수 없이.. 맨 앞줄에 쪼로록 앉았다..
우리는 말이 없었다..
아니 필요하지도 않지..
무거운 침묵과 함께.. 영화관 안은 조용했고..
필름 돌아가는 소리와 연기자들의 대사들만이 그 좁은 공간을 울렸다..
(가끔 까닥모를 비명소리와 함께... )
..
그 영화의 주인공들이 누군지 잘 생각이 안난다..
꽤 유명했던 사람들인데..
지금 보면 너무 유치했을 영화인데..
그 당시 나에겐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머머..
..
영화가 끝났다..
영화보러 가기전 그렇게 시끄럽던 녀석들이 조용해졌다..
왠지 모르겠다..
우리는 아무말없이 조용히 극장을 빠져 나왔다..
.. (싱겁지..?)
담날..
나는 여느때 처럼.. 모자를 눌러쓰고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그당시 집이 학교와 무척 가까워.. 한 10분정도 걸어서 갔다..)
학교가 가까워 올수록 아그들이 많아졌다..
근데 참 이상하게도..
가끔.. 나를 처다 보고 웃는 놈들이 있었다..
거참.. 내가 아무리 잘 생겨두 그러치.. 저리 티를 내냐..
또 좀 걸어가다 보니.. 딴놈이 날 보더니 씩 웃는다..
모야 이거..
뭐 묻었나..
...
참았다..
좋은 토욜날 아침이기땀시..
토욜날만 아니면 너네들은 둑었어...
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나를 쳐다본.. 놈들의 등치가 장난이 아닌 관계로..
나두 웃어주었다..씩~~~~..... ^____^
...
근데.. 그런현상이 화장실 갈때도 밥먹고 농구할때도..
계속 일어났다..
우이띠... 증말..
그러던게 다른반 칭구녀석이 와서.. 역시.. 씩..웃으며 나에게 이야기 해주었따..
야 너 어제 파리 애마 봤냐...
아니 이 녀석이 어떻게..
앗..
아뿔사....!!!
..
드됴 감 잡았다..
으.....
어제 극장이 그리 미어터진건 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어따..
그 중에 맨 앞에서 하얀모자 쓰고 본 나는 유난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이다..흑흑
아..~
우짜 이런 일이..
역시 도둑질도 해본 놈이 한다고..
난생 처음 갔는데.. 학교에 소문이 쫙 나고 말았다..
" 파리애마 맨 앞에서 본 하얀모자" 로
맨 앞에서 보니까 아주 잘보이지.. 크크크
그래 잘 보인다 우짤래..으으ㅡㅡㅡ
이미지 회복하는데 한 반년 걸렸다..
머리도 기르고 모자도 안쓰고.. 안경도 뿔테로 바꾸고...
..
하지만 뭐 그런일로 반 아그들과 더 친해졌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일이지만..
즐거웠던 추억이다..
지금도 말만 보면 파리애마가 생각난다..
내용이 뭔지.. 누가 출연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