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임기 1 년여를 남기고 사퇴한 영주문화원장 보궐선거가 오는 19일에 치러진다. 영주문화원장 선거는 문화원 회원들의 권한이기는 하지만 문화원장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은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는 시장, 국회의원 등이 있다. 또한 경제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은 상공회의소 회장이 있다. 그러나 문화나 정신과 같은 사회적 측면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은 한사람으로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영주문화원장은 분명 그 중 한 사람일 것이다. 특히 영주가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을 지역 정체성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영주문화원장의 역할이나 상징성은 시장이나 국회의원에 못지않은 비중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영주문화원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근래 영주문화원장은 평상시 영주의 정체성이나 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던 사람이 되기보다는 정치적 배려나 거래에 의해 선임된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영주문화원이 지역 정치인이나 경제계를 선도하는 정신적 영역의 대표성을 가지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수족이 되어 보조금을 매개로 전시성 행사를 대행하는 ‘기획사’의 위상으로 추락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지는 여론 또한 없지 않는 현실이다.
이제 새로운 문화원장을 모시는 일이 영주의 문화와 예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지역의 정신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새 영주문화원장에게 기대되는 덕목을 몇 가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영주문화원장은 지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적․철학적 식견이 출중하여야 하겠다. 지역사회의 문화적․정신적 지도자가 영주사회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대사회와 문화에 대한 경륜과 안목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둘째, 영주문화원이 정치적․이념적․종교적 독자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스스로 이러한 문제로부터 독립성을 갖추어야 한다. 영주의 정신과 문화를 상징하는 문화원장은 지역의 상존하는 정치적․종교적 그리고 가문간의 대립을 조정하고 반대의 견해를 수용하여 지역의 화합을 이끌어 낼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또한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야 하며, 시장을 위시한 집행부에 대해서도 영주문화원의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영주문화원장은 영주문화와 영주문화원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 문화원장이라는 자리가 공직을 끝낸 사람들이 그저 지나가면서 맡을 수 있는 자리이거나 지역인사들에게 또 하나의 경력을 보태어 주는 자리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으로 영주의 역사와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사심을 버리고 전심전력을 다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새로운 영주문화원장이 선출될 것이다. 이번에는 진정으로 영주의 문화와 전통을 체현하고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경륜이 있는 인물이 영주문화원장으로 모셔지기를 영주를 사랑하는 시민과 함께 기대한다.
첫댓글 위글을 영주주민자치연대 이름으로 시민신문 컬럼에 9월4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