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동화 수필】
“호랑이 꿈, 길조(吉兆)일까요?”
― 손자에게 들려주는 ‘호랑이 꿈’ 이야기
윤승원 수필문학인
새봄을 맞았다. 햇살은 따사로운데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하다. ‘외출을 자제하라’는 기상정보도 있었다.
매일 오르던 도솔산 산행을 포기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나른하게 졸음이 밀려왔다. 햇살 따사로운 거실에서 잠깐 졸았다.
호랑이가 나타났다. 처음 보는 호랑이다. 신기한 일이다.
잠을 깨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베란다에서 사계절 피고 지는 제라늄이 방긋 웃는다.
▲ 베란다에서 사계절 피고 지는 제라늄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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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꿈. 이색적인 꿈을 꾸면 팔순 누님에게 가장 먼저 전한다.
누님은 ‘해몽 박사’다. 카톡으로 호랑이 꿈을 꾸었다고 전하니 누님이 반갑게 전화하셨다.
“동생, 아주 좋은 꿈을 꾸었네. 길몽이야.”
호랑이 꿈은 길조(吉兆)라면서 꿈의 형태와 다양한 상황별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자상하게 풀이해주셨다.
뜻하지 않은 ‘호랑이 꿈’.
혼자 간직할 수 없다. 초등학생 손자에게도 들려주고 싶었다.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어떻게 설명해야 손자에게 실감 나게 전달될까?
암, 그렇지, 인공지능 화백에게 그림을 부탁해 보자.
“대한민국 70대 할아버지입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낮잠을 자는데 들녘에서 어린 호랑이가 귀엽게 노는 꿈을 꾸었습니다.
호랑이 꿈을 꾼 것은 처음이라 신기합니다. 길몽인지 몰라도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요. 이런 행복한 모습을 초등학생 손자에게 설명해 주고 싶은데, 그림을 그려 줄 수 있을까요?”
■ ChatGPT의 말:
▲ 이 그림은 들녘에서 귀엽게 노는 어린 호랑이의 모습입니다. 초등학생 손자에게 보여 주면 즐거워할 것 같아요. 꿈에서 느낀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이 잘 담긴 것 같네요. 필요하시면 더 수정해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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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말:
호랑이 두 마리가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면 더욱 좋겠네요.
■ ChatGPT의 말:
▲ 두 마리의 귀여운 어린 호랑이가 사이좋게 노는 모습으로 수정해 드렸습니다. 손자에게 보여 주면 더욱 흥미로워할 것 같네요. 마음에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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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말:
마음에 들어요. 할아버지가 귀여운 호랑이 모습을 즐거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이면 더욱 좋겠네요.
■ ChatGPT의 말:
▲ 꿈속에서 할아버지가 두 마리의 귀여운 호랑이가 노는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는 장면으로 보완해 드렸습니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잘 담긴 것 같네요. 손자에게 보여 주면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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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서 색바랜 옛 서적을 꺼냈다. 『꿈 풀이 대사전』(1997년 刊, 연지봉 著)이다.
● 호랑이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는 꿈 : 호운(好運)을 맞아 금시 발복(發福)하여 출세하게 된다. 만남, 희망, 희소식 등의 길조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은퇴한 지 10여 년도 넘은 70대 할아버지가 무슨 출세를 하랴. 만남이나 희망, 희소식이라면 기대해 볼 만하다.
인터넷에서 검색된 ‘호랑이 꿈 풀이’는 이런 것도 있었다.
● 호랑이를 보는 꿈 : 꿈에서 호랑이가 나오거나 호랑이를 봤다면 일반적으로 길몽으로 풀이됩니다. 그 이유는 호랑이는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큰 행운이나 성공을 예고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꿈에 호랑이가 나왔다면 조력자가 나타날 것을 암시하는 꿈입니다.
● 호랑이와 노는 꿈 : 꿈에서 호랑이와 즐겁게 놀았다면 길몽입니다. 호랑이와 노는 순간에 무서움이나 두려움 없이 순수하게 즐겼다면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용기와 힘이 생겼으며 자신의 에너지로 주변을 조화롭게 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꿈입니다.
‘호랑이 꿈’은 현실과는 상관없이 경제 활동이 멈춘 한가한 할아버지에게도 일단 기분을 좋게 하는 요소가 듬뿍 담긴 것만은 사실이었다.
노트북에 저장된 <호랑이 실물 사진>을 찾아보았다. 지난해 <대전오월드(동물원)>에 갔다가 찍어 둔 호랑이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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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정도 자료라면 손자에게 ‘할아버지 꿈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새봄이 할아버지에게 준 ‘특별한 선물’>이다.
‘호랑이 꿈’은 무엇보다 <만남, 희망, 희소식> 등 길조(吉兆)라고 하니, ‘꿈 풀이’ 사전만 펼쳐 보아도 할아버지는 엔도르핀이 솟는다. ♣
2025. 3. 13.
지환이 할아버지의 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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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촌수필 블로그에서
《한국문학시대》카페에서 김영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