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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삘삘 비 쫄딱!!... 언 제 : 2010.06.15.(화) 어디로 : 강원 정선 두위봉 누구랑 : 한솔 산악회 따라 홀로 쉬는 날이 한솔 산악회 산행 날자와 아다리가 맞는다. 그러나 산행지가 작년 이맘때 단곡계곡에서 도사곡으로 내려온 정선의 두위봉이라니 뭔가 2% 부족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빈집에 혼자 남아 낮술에 해롱거리기보다는 안가본 자미원 길을 더퉈보고 날머리 도사곡에서 곰취나물이나 좀 사다가 삼겹살에 쐐주 안주하면 좋겠다 싶어 카페에 산행신청을 한다. 카페에 공시된 버스 시간표에 롯데마트 도착시간은 07:15이라 출근 준비하는 아내와 딸내미의 배웅을 받으며 롯데마트에서 20여분 기다렸는데 해정버스가 그냥 통과해 버린다. 기겁을 하며 손을 드니 10여메타 아래 비상등을 깜빡거리며 버스가 정차하고 백대장님은 미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내려서며 손을 내민다. 백대장님 : 미안혀유!...제가 카페에 안들어가봐서..... 빵과버터 : 괜찮혀유!....(속으로 : 괜찮기는 뭐가 괜찮냐? 그냥 지나가 버리길래 간이 떨어지는줄 알었구만!...ㅋㅋㅋ) 하긴 작년 11월 백양산 산행이후 첨으로 동참하는 산행이니 누가 챙겨주지 않으면 기사님이 무심하게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라 허겁지겁 버스에 올라서니 민대감님, 비바님, 불사초님이 반겨준다.
07:35(안성 롯데마트) → 10:44(자미원 산행시작) → 10:53(임도 끝 산길 시작) → 11:08(이정표) → 11:23(고묘1기) → 11:45(조릿대 군락지) → 12:08(연못 쉼터) → 12:24(단곡 계곡 삼거리) → 12:33(갈참나무 군락지) → 12:39(철쭉 군락지) → 12:56(철쭉 제단) → 13:07(두위봉 정상) → 13:14(첫번째 헬기장에서 점심) → 14:47(도사곡 제2샘터) → 15:35(도사곡 휴양림) → 15:51(도사곡 팬션 관리소) → 16:11(삼계탕 뒷풀이) → 16:35(탁류를 보다) → 16:45(안성으로) →
2009년 6월 두위봉 철쭉제가 끝난 직후에 다녀온 단곡계곡 산행 들머리 풍경이다.
10:44 자미원이 산행 들머리다. 자미원이라고 해서 나는 기화요초와 멋드러진 나무로 가꾸어논 정원이나 무슨 근사한 수목원이 있는줄 알었드만 웬걸 시커먼 아스콘 도로 산비탈의 포크레인으로 밭농사를 짓는 그런 황량한 곳에서 산으로 오르는 임도가 열려 있다.
10:53 도로에서 임도를 타고 10여분 오르니 임도 공사하는 마지막 구간에 이른다.
자미원역이라는 표지판을 보고서야 나의 무식함이 드러난다....자미원역은 태백선 철도역의 하나로써 길이 103.8 km. 중앙선의 제천역에서 갈라져 나와 영월 ·함백 ·고한 ·태백 등을 거쳐 영동선 백산까지 이어지는 19개역을 포함하고 있으니 주요 역명으로로는 제천, 청령포, 영월, 자미원, 민둥산, 사북, 고한, 추전, 태백등이다. 대개 원(院)자로 끝나는 지명은 일종의 역참으로 조선시대 교통 통신 기관이 있었던 곳이니 나라의 명령과 공문서를 전달하기도 하고, 변경지방에 급한 군사적 사태가 발생할 때 이를 전달했으며, 또 물자의 전송을 담당하는 교통의 요충지였을텐데 이제 상전이 벽해가 된 셈이다. 사리원, 퇴계원, 광혜원, 조치원, ...등등
겨우 20여분 산행했는데 왼쪽 종아리가 뻐끈한 것이 쥐가 내리는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 잠을 자다가 오른쪽 종아리를 쥐에 물려 죽는줄 알었는데 쥐에 물려본 사람이 아니면 그 격통은 말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산행전날 컨디션 조절한다고 평택을 한바퀴 도는 3시간 싸이클 라이딩이 무리를 한탓인가? 아니면 그눔의 월드컵 축구 중게본다고 며칠씩 잠을 설친 탓인가? 아직도 술과 담배를 즐기는 나의 생활 방식이 나이에 맞지 않게 무리하는 것인가?...아무튼 나는 종종 쥐에 물려 식껍을 당한다. 스포츠를 즐기는 나는 홈런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야구도 좋아하지만 눈알이 희뻔떡하게 돌아가는 현란한 발놈림과 질풍같은 속도로 쇄도하는 축구 선수들의 스피드와 골을 넣었을 때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골 세레모니를 더 좋아한다. 그것도 K리그보다 프리메어 리그를....ㅋㅋㅋ 집에서는 거의 테레비를 안보고 살지만 직장에서는 유선 채널 오백단위를 끌어 안고 살으며 외국의 몸값 비싼 축구선수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으니 자칭 나도 축구 매니아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그눔의 월드컵 축구 얘기가 나왔으니 엣날 얘기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겠다. 50여년전 꺼먹 고무신 신고 축구 차본 사람은 다 안다. 공보다 고무신이 더 멀리 나간다는 사실을....ㅋㅋㅋ 그때는 공을 찬다고 하지 않고 축구 찬다고 했으니 지금처럼 흔해 바진 가죽공과 뽕달린 번듯한 축구화는 구경도 못해보고 바람 빠진 주먹만한 고무공에 꼬맹이들은 냇가에 송사리떼 몰려 댕기듯 웃고 떠들고 고함치며 몰려다니곤 했지....축구차는 학교 운동장은 나이많은 엉아들이나 학교 수위 아저씨한테 쫓겨나 교회 앞마당이나 좁아터진 골목길이나 심지어 새끼줄로 둘둘 말아 그것도 공이랍시고 벼벤 논바닥에서 천방지축 쫓아 댕기며 축구를 찼으니 올매나 매니어였던가?...그때는 니남적 없이 다 그렇게 살았단다...ㅋㅋㅋ
11:23 앞서 가던 민대감님이 나무 그늘에서 쉬시는걸 보고 나도 고묘의 상석에 엉덩이를 내려놓고 얼음물로 목도 추기고 땀을 들이는데 민대감님이 주신 포도 서너알 얻어 먹고 엉덩이를 드는 순간 옴마나!... 시커먼 가로줄 무뉘의 독사 한 마리가 상석 밑으로 스르륵 기어 들어간다. 세상에나!...겁도 없이 독사집의 지붕위에 엉덩이를 내려 놓고 한시름 놓았으니 하마터면 나도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가 되어 멀고 먼 나의 별로 사라져 버릴뻔 했네 그랴?....ㅋㅋㅋ
11:35 간이 배밖으로 나온 놈들이지... 뉘놈들이 어쩌자고?... 경을 칠 놈들!....
산길은 속살을 드러내고....
11:45 꽃 생김새가 벼꽃과 비스므리 닮았다고 조릿대도 벼과 식물에 속한다니 흥미롭다. 그 벼과 식물이 무려 4,000여종에 이른다니 야들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 셈이다.
12:08 연못 쉼터
털쥐손이 꽃이다. 너는 작년과 변함 없는 모습이지만 나는 왜이리 빌빌거리지?....
12:24 단곡계곡 삼거리
단곡계곡 산마루길
12:25 회장님과 동행한 일행들의 오붓한 점심시간
윤회장님은 어서 앉아 점심드시고 가라고 성화지만 상을 치울 파장에 눈치 코치 없이 주저 앉았다가 일행의 발목을 잡는 짱구도 아니고 시방 내코가 석자나 늘어진지 회장님은 아시오?...ㅋㅋㅋ
12:28 저 구름속에 어디 비 들었을리디야?...했드만 쏘나기 퍼붓드라고 저럴게 순진했던 구름이 2시간후에 엄청난 폭우를 쏟아 부어었으니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하늘은 두얼굴을 가지고 있어 세상일을 아무도 모른다. 온리 갇 노우스!...
쏘파쏘굳!...
똥파리 몇놈은 잉잉거리며 날라다니고 꾸릉내가 진동하는 것 보니 아마 오늘 아침 해결한 모양이다. 고놈 똥꼬 한버 디게 크네?....ㅋㅋㅋ
이제 어느정도 먹고 살 만하면 자연은 온전하게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한다....앞으로 4대강은 어떻게 될라는지?...
12:33 갈참나무 군락지에서
갈참나무 군락지 아래 털쥐손이 꽃과 함께...
12:39 철쭉 군락지에서
12:56 내가 이곳에 이르자 점심을 먹고 보따리를 챙기는 일행등...
철쭉비에서
철쭉비에서
잘 게시시소!...인자 갈랍니다....
13:07 두위봉 정상
두위봉에서 내려다본 제1헬기장
13:14 토마토 2개로 얼요기는 했으니 곡기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걸망의 무게도 줄일겸 억지로 점심을 떼운다.
두위봉의 뒷모습
윤회장님을 마지막으로 일행들은 철쭉터널로 사라져 버리고 물에 말은 점심을 서둘러 우겨 넣는데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고 했으니 우산과 우비를 챙겨 왔지만 초장에는 우아하게 우산을 들고 철쭉 터널로 들어갔다가 우산으로는 감당못할 비가 퍼부으니 행여나 비를 많이 맞아 체온이 떨어지면 그 쥐란 놈이 또 덤벼들지 모르니 서룰러 비옷으로 갈아 입는다. 아니나 다를까 아까 그 쥐란놈이 인자 어디를 물어볼까 싶어 왼쪽, 오른쪽 종아리, 허벅다리 이곳저곳을 쑤시고 댕기니 바짝 쫄은 나는 최대한 보폭을 줄이고 발걸음의 높낮이도 최대한 줄여서 쥐에 물리지 않을려고 슬로우 앤 스테디....게걸음으로 내려오니 두위봉에서 도사곡 주목 삼거리까지 무려 2시간이나 걸렸드라!...
2009년 6월 주목 군락지에서
2009년 6월 주목 군락지에서
2009년 6월 주목 군락지에서
2009년 6월 주목 군락지에서
2009년 6월 주목 군락지에서
2009년 6월 주목 군락지에서
14:47 비가 잦아들자 비닐 봉지에 꽁꽁 싸맨 싸구랴 디카를 꺼내 시간 체크도 할겸 증빙을 남긴다.
도사곡에서
15:35 휴양림 팬션에서
작년에도 텅텅 빈집이드만 올해도 그렇네!...아무리 메뚜기도 한철이라지만 세금 퍼들여 길닦고 집짓고 인건비 주고나면 뭐가 남었는지?...자연은 그냥 있는대로 냅둬!...let it be!....
확실한 증표를 남겨 드리고 싶었는데 그저 평범한 그림이 되어 죄송합니데이...
20여분 아스팔트 도로를 내려와야 관리 사무실에 이른다
15:51 휴양림 관리소에서
기념비에서
기념비에서
쫄딱 2시간여 비를 맞은 후 빗물이 시나브로 체온으로 말라갈 즈음 힘든 산행이 끝났다. 땀은 빗물에 씻겨졌으니 씻을 일은 없을테고 먹는 것 보다 우선 마른 옷으로 갈아 입는 일이 급한데 마땅한 장소가 없어 다리 밑으로 내려 갔더니 옴마나!...강원도 산골에 나으 고향 군산 째보선창의 뻘물보다 더 칙칙한 탁류가 호호탕탕 흘러 내린다. 1년에 2번 아버님 기일, 큰형님 기일에 군산에 들리지만 만경강, 동진강, 금강의 물들이 모여 서해로 나가는 길목에 째보선창이 있었으니 그 벽해가 지금은 상전이 되어 어디가 어딘지 길을 못찾아 종종 알바를 한다. 그 검은 탁류를 보니 생각나는 것은 바로 채만식이다. 그는 탁류가 끝나는 곳에 희망의 바다가 있음을 보여주는 군산 옥구 출신의 소설가로 고향집 콩나물 고개위에 그의 기념비가 있다.
16:40 만약에 먹고 마시는 일을 풍류라 말할 수 있다면 나는 진짜 풍류남아다!....맥주에 쏘주를 비며 한 대포 마시는 그맛!...부회장님겁나맛나브러!....ㅋㅋㅋ (산행기 끝) |
첫댓글 빵님 잼나게 잘보고갑니다,늘건강하세요
넘잼나는 글귀에 한권의수필을 읽은 여운초록이 익어가는 갈참나무 숲에 예쁜 야생화들이 지천이군요...언제나 넉넉함으로 여유로움을 주심에 감사합니다...아주 가까운 날에 뵈올날을 기대하면서건강하시구행복하세요*******
사진 감사합니다..늘 즐산하시고 안산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