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42일 앞 둔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의 하나로 여야간 합의에 의해서 만들어 진 이른 바 택시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 진 가운데 당선자가 그 진의여부와 정치적 배경을 두고 청와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되어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함으로서 그 효력이 발생하게 되며 대통령은 이송된 법률안에 대해서 이의가 있으면 이의서를 붙여 국회의 재의(법률안 거부권행사)를 요구할 수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반려된 법률안은 국회의 재의절차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2/3의 찬성을 얻게 되면 법률안으로 확정되고 대통령은 재의결된 법률안을 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하며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이를 공포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 여객수송 분담율이 9% 밖에 되지 않는 택시를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으로 분류해 연간 최대 1조 9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을 들고 있지만 대통령 자신의 친인척과 측근들의 사면을 둘러 싼 당선자 측의 부정적 입장표명에 대한 섭섭함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선과정에서 석연찮게 졸속으로 만들어 졌다는 비판의 대상이 된 택시법은 여야간 합의에 의해서 만들어 진 경위가 있고 국민과의 약속을 중시하는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사항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회에서 재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시법 수정안을 제시한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적인 정치노선과 세종시법 원안을 고수한 박근혜 당선자의 원론적인 정치노선은 전혀 상반된 것 처럼 보이면서도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국익을 위한다는 관점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개념은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명박정부에 대한 간접적인 정치적 평가는 100점 만점에 51.6점으로 13대 대통령선거 이후 가장 높은 점수로 새누리당이 승리하게 됨으로서 어떻게 합격점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자신의 친인척비리 측근비리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비쳐지는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혹자는 대통령과 당선자가 택시법과 대통령의 친인척 측근사면을 서로 주고 받는 식으로 거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견해를 피력한 것에 대해서 정도정치를 표방해 온 박근혜 당선자가 당선자로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누를 범할리가 없다는 것으로 일축한다
수 년간 이명박 대통령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칼럼을 써 온 필자의 입장에서 박근혜라는 정치지도자를 대하는 감정은 남 다르다 흔히들 박정희 전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자를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기 마련이지만 필자는 단 한번도 두 사람을 연관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박정희 전대통령과 무관한 한 사람의 정치지도자로서 박근혜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서 강한 적을 동경하는 마음으로 흠모해 왔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며 박정희 전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자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서는 박정희 전대통령 보다 박근혜 당선자를 높이 평가한다
박정희 전대통령은 무력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국민대표가 된 데 반해 국민직선이라는 민주(합법)적 절차에 의해 국민대표에 당선된 박근혜 당선자의 정치적 역량이 현대적 시각으로 조명해 보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그 과정 못지 않게 그 결과도 중시된다는 점에서 국민대표로서 눈 부신 경제적 업적을 남긴 박정희 전대통령과 국민대표로서 결과물을 내지 못한 박근혜 당선자를 비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지만 박정희 전대통령을 능가하는 국민대표의 출현을 바라는 마음으로 당선자의 분발을 촉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