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날씨가 포근했던 관계로 올 봄엔 작년보다 꽃들이 약 열흘정도 일찍 피고 있습니다. 광양 매화축제는 3월 17일까지 10일간 진행되었고,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3월16일부터 3월24일까지 진행중에 있습니다. 다른 축제와 달리 꽃 축제는 대부분이 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축제기간이 지나도 한동안은 더 여유롭고 조용한 가운데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먼저 축제가 열리고 있는 구례로 가 봅니다. 산수유나무 최대 자생지인 산동면 일원은 240ha에 달하는 땅에 수많은 산수유나무가 심겨져 있는데, 고목이 된 나무도 많습니다. 빨간 산수유 열매는 건강식품과 한약재로 유명한데 국내 산수유 열매의 약 70%가 산동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산수유축제는 산수유마을과 마을 입구 지리산 온천관광지, 산수유사랑공원에서 열립니다. 주행사장엔 여러가지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봄의 전령인 노오랗고 탐스러운 산수유꽃 물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좋겠지요? 산수유꽃이 유독 아름다운 곳은 계척마을, 현천마을, 반곡마을, 상위마을 등인데, 계척마을은 산수유 시목이 남아 있는 마을로 산수유는 천년전 중국의 산동처녀가 이곳에 가지고 온 산수유를 심은데서 유래 하는데, 가장 오래된 산수유나무랍니다. 시목을 중심으로 시목광장이 조성돼 있고 마을엔 산수유가 지척이랍니다. 현천마을은 산수유의 풍경이 가장 서정적으로 묻어나는 곳으로, 마을 입구에 위치한 현천제에 산수유 노란 색감이 잔잔히 흐르고,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공원 동쪽에 자리잡은 반곡마을은 지리산에서 발원한 서시천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 산수유나무 군락 사이로 난 산책로도 제법 인기가 있답니다. 거기에서 지리산을 바라보고 올라가면 하위마을을 거쳐 상위마을에 닿는데, 계곡을 끼고 산수유가 지천이며, 반곡마을에서 하위마을, 상위마을, 월계마을, 평촌마을을 한바퀴 돌아 내려오는 일주도로가 있습니다. 산수유축제장을 나서서 하동쪽으로 달리다보면 화개장터에 이르는데, 그곳에서 쌍계사 사이 벚꽃길에 아직 벚꽃은 피지 않았지만(3월 말경 필 것으로 예상됨)숙박업소는 여러 곳이 있으니까 화개장터 구경도 하고 그 유명한 섬진강 참게와 재첩, 빙어와 은어, 그리고 벚꽃 필 때만 잠깐 나온다는 "벚굴"도 한번 맛보는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권하고 싶네요.
요즘 매화향 그윽한 광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섬진강변과 매화마을, 골목길과 산 언덕까지 눈 가는곳 마다 매화꽃 천지입니다. 하얀꽃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수즙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는 홍매화가 더 눈길을 사로잡고 사랑도 받고 있습니다. 광양읍까지 가는 길은 가로변에도, 밭과 야산에도 매화꽃이 자꾸 보여서 끊임없이 감탄사를 발하게 됩니다. 광양에도 옥룡사지 동백나무숲, 구봉산전망대, 광양동굴 등 가볼거리도 많으니까 여행코스로 잡고, 그 유명한 광양불고기특화마을에도 들러보면 좋을 것 같네요. 우리는 동백꽃이 궁금해서 이순신대교를 건너 여수 오동도로 갔습니다. '남쪽의 봄'하면 생각나는 여수 오동도 그리고 동백꽃 아니겠습니까. 멀리서 바라보면 오동잎을 닮았다 하여 오동도라 불리우는 섬, 동백섬으로 유명한 여수의 상징. 오동도로 들어가는 방파제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만큼 운치가 있으며, 오동도 유람선과 모터보트도 운영하며, 1996년부터 오동도 닿는곳까지 차체길이 27m, 4량연결로 앙증스러운 "동백열차"도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비 45m, 높이 30m로 국내 최대규모의 음악분수대도 가동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를 이루고 있는 3천여 그루의 동백나무는 1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3월이면 만개가 되는데, 오래된 거목들 사이 사이 산책길 따라 붉은 꽃들을 피우고 사람들을 반겨주고 있습니다. 휴게매점 주변엔 동백꽃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어서 인기가 많더군요. 오동도 산책로를 따라 걷노라면 바닷가로 내려가서 "용굴"도 볼 수 있고, 정상에 올라가면 "오동도등대"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주변섬들과 먼 바다도 내다 볼 수 있고, "남근목"과 "부부나무" 등도 만나볼 수가 있습니다. 오동도를 나서면 바로 앞 산등성이에 "자산공원"이 있는데, 여수해상케이블카 승강장이 있으니까 시간 여유가 있다면 돌산도끼지 바다 위를 운행하는 케이블카를 타보는 것도 바람직 합니다. 마지만 코스는 "순창 장군목 요강바위" 입니다. 이름이 특이해서 인상적인 곳이어서 한번 찾아가 보고싶었던 곳이었지요. 장군목이라는 이름은 그곳이 서북쪽으로는 용골산(645m)이, 남쪽으로는 무량산(586.4m)이 우뚝 서 있는데, 풍수지리상 두 개의 험준한 봉우리가 마주 서 있는 형세, 즉 장군대좌형이라 하여 붙여졌으며, 다른 이름으로는 장구의 잘록한 허리부분에 해당된다고 하여 "장구목"으로도 불린답니다. 장군목은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데, 수만년 동안 강물이 기묘하게 다듬어 놓은 바위들이 약 3km에 걸쳐 드러나 있는데, 바위가 살아 꿈틀거리는 듯 합니다. 고개를 쳐들고 있는 형상의 "자라바위"도 있고, 넓은 반석 위에 둥글기도 하고, 길쭉하게도 패인 곳에 핏빛 물이 고여 잇는 기이한 모습도 널려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인기있는 바위는 "요강바위", 요강바위는 장군목 한 가운데 놓여있는 바위로 내룡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처럼 받들고 있다는데, 요강처럼 가운데가 움푹 패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가로 2.7m, 세로 4m, 깊이 2m로 무게가 무려 15톤이나 된답니다. 장군목의 지명답게 건장한 아들을 갖기를 원하는 부부가 이 바위에 앉아 지성을 드리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답니다. 둘레가 약 1.6m나 되는 요강바위 속을 들여도 보니까 하얀 동전도 보이는데 누군가 와서 소원을 빌고 간 것은 아닐까요? 또한 용의 궁궐터라 하여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의 치유터로도 이용되었다고 하며, 한국전쟁 때는 마을 주민들이 바위 속에 몸을 숨겨 화를 모면하였다고도 합니다. 한 때는 이 바위가 수십 억원이 넘을거라는 얘기가 나돌아 1993년 도난을 당하였으나 지금은 예전 그대로 장군목에 앉아 내룡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 있답니다. 장군목 바로 위쪽엔 동계면으로 건널 수 있는 현수교가 있는데, 그 곳에서 바라보는 강가의 풍경은 더욱 커다란 감회를 불러 일으킵니다. 다리 건너편 안내판에 의하면 구미리로 가는 순환코스와 섬진강길, 그리고 향가유원지쪽으로 달리는 자전거길도 잘 다듬어져 있어서 이용하기 좋을것 같더군요. 장구목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이기도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