倒履相迎(도리상영)
신발을 거꾸로 신고 나가 손님을 맞이함. 손님을 반갑게 맞이함. 倒履迎之(도리영지). 倒履迎客(도리영객).
三國志(삼국지) 魏書(위서) 王粲傳(왕찬전)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혼란한 漢(한)나라 말기에 유명한 학자인 蔡邕(채옹)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東漢(동한) 獻帝(헌제) 때 조정에서 좌중랑장을 지냈었다.
그래서 집안에는 늘 손님들이 많았으며 대문 앞에는 오고가는 수레로 붐볐다.
한 번은 대문 앞에 王粲(왕찬)이라는 손님이 와 있다는 전갈을 받았다.
채옹은 왕찬이라는 이름을 듣자, 즉시 집안에 있던 손님들을 물리치고 달려 나가 그를 맞이했으며, 어찌나 급히 달려 나갔는지 신을 거꾸로 신고 맞이하였다(聞粲在門 倒履迎之 : 문찬재문 도리영지).
잠시 후 채옹은 왕찬을 객점으로 안내하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위대한 손님의 모습을 보고 모두 놀라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왕찬은 어린 아이였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고관대작인 채옹이 이런 어린 아이를 보고 이처럼 황망하게 영접하다니 설마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다.
채옹은 사람들의 놀라운 모습을 보더니 곧 해명을 하였다.
이분은 왕찬이라는 사람인데, 저는 이분 보다 못합니다.
저의 집 모든 책과 글은 마땅히 이분에게 드려야 합니다.
채옹의 이야기로는, 왕찬이 친구들과 길을 가다 비석을 보았는데, 비석 위의 많은 글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친구들이 왕찬에게 그 글자들을 외울 수 있겠는가 묻자, 왕찬이 비문을 한참 훑어보더니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다 외우더랍니다.
왕찬은 위나라 시인으로 建安七子(건안칠자)의 한 사람이었으나 41살에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