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이라도 운동장의 흙냄새를 느껴볼수 있다면.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소리내어 웃어 볼 수 있다면. 단 한번이라도 친구들과 통학버스 속에서 재잘거리며 떠들어 볼 수 있다면. 단 한번이라도 어머니,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하며 내 손으로 우리집 현관문을 열고 나갈 수 있다면.
지난 6개월간 그 무서운 고통속에서 이렇게 빌고 빌었습니다. 누워있는 저에게 힘내라고 문자를 보내준 친구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많은 분들. 가난한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모금을 해주신 분들. 못난 제자 때문에 마음 아파하셨을 강하중학교와 양평고등학교 선생님들. 이 모든 분들에게 ‘저 왔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먼 길을 떠나려하니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네요. 저 새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나에게 인사하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하늘을 향해 힘차게 팔을 휘둘러보는 것이 가슴 벅찬 행복이라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친구들과 말다툼을 하며 찡그린 얼굴로 바라볼지라도 그것이 사랑하고 있다는, 우리 함께 이 세상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제가 따뜻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늘나라에서 천사가 될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노래할게요. 그리고 지켜볼게요. 날마다 날마다 행복하시기를
조그만 소망을 꿈꾸다 먼길을 떠난 우리 친구 종욱이를 대신해서 양평고등학교 1학년 1반 학생들과 담임선생님이 감사편지를 보냅니다.
2006. 9. 25
첫댓글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부디다음세상에서는건강하게태어나셔서이루지못한꿈을펼치시기을기원합니다
종욱이를 사랑하였던 포럼 회원님들의 따듯한 마음은 영원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