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산사(山寺)에서,,,
김종목
개울물 소리도 멎은 밤,
눈 오는 소리는 산란(山蘭) 피는
소리보다 곱다.
이따금 순백(純白)의 선율로 내리는
눈이 법당 앞 댓돌위로 소복소복 쌓이고,
스산히 씻기는 바람소리는 귀를 더욱
맑게 한다.
극락전을 돌아 동백 터지는 소리가
맑게 들리고
심중에 구겨 넣은 번뇌가
저절로 터져 한 장의 백지로 흘러내린다.
가벼워진 마음에도 눈이 내린다.
그지없이 평온한 반야(般若)경이 빛나고
가슴 속 하나의 길이 뚫리는 지금
내가 가 닿아야 할 견성의 불꽃은 손가락
끝마다 숯불처럼 뜨겁다.
오욕(五慾)이 후둑후둑 떨어져 간 저 산 아래로
내가 버린 발자국 소리가
하얗게 빛나고, 깊이 잠 든 중생의
꿈이 서역(西域)을 돌아 저마다
부처님의 얼굴로 내려온다.
곱게 단 동정끝에 떠오르는 미소는 마음
속을 스쳐 어디로 가는가.
놋주전자에서 밤새 설설 끓는 솔잎차는
그대로 공양으로 올라가고,
이따금 떨어지는 적막은 정일품(正一品)이다.
뜰 아래로 내려와 한 모금 축이는 입술에
스르르 감전(感電)되는 오도(悟道)
아~ 이 순간,
마음에 남은 한 장의 백지마저 날아가버리고
빈 공간으로 차 오르는
법열(法悅)의 눈만이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리는구나.
첫댓글 !!!. 구도의길....절절한 목마름이 있어야만 , 애틋함이 간절해야지만, 소식의 끝자락이도 잡을터인데... 문득 아! 깨달은이의 여여함이..... 빗자루 들어 내 마음의 번뇌 망상 쓸어 내야겠네요.
백설세상에 백설을 쓸어내는 스님 모습도 백설처럼 고우십니다
지는요 눈이 오면 마음이 설렘니다. 시님~ 마당같이 쓸까요?
빗자루 자국마저도 없는 마음은 누구에게 ㅎㅎㅎ
지는 달빛으로 마당을 쓸어야지요 ㅎㅎㅎ
달빛으로 마당을 쓸면 자욱이 없어지나여 ??? 열심히 이쁘게 살아야겠습니다 ㅎㅎㅎ 요새 오십견 때문에 고생이 심한데..어찌 어깨가 내려앉게 생겻습니다 ㅎㅎㅎ
쓸어낸다고 없어지면 성자가된 파랑새 되시겠습니다. "성자가된 파랑새"
마음의 번뇌 망상 ! 마음의 번뇌 망상으로.....
두분의 선문답으로 마음이 헤헤 해져 갑니다 ㅎㅎㅎ
3+3+3
쓸어도 쓸어도 남아있는 먼지처럼 번뇌도 매한가지......갈길이 멀고 멉니다~..
승희님 ^^* 밝음은요..한순간에...전구에 불이 들어올때 처럼...그렇게 밝아 지는걸요..로또복권보다 쪼메 힘들까요 ㅎㅎㅎ
아유! 몇번이나 읽어도 깊이가 보아질 않네요.망망 대해로 빠져들고 있습니다.자꾸만 블랙홀 속으로 .....번뇌 망상 제가 지금 숨쉬고 있다는 증거일테죠,
다 쓸데 없는 망상일뿐인데
천강에 뜬 고운 달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