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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리지를 나올때만 해도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봉서제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상류쪽을 둘러 보니 통나무 팬션쪽 입구에 장박하시는분 2분과
최상류 수중전 자리 그리고 1번자리등
장박 하시는분 4분만 자리를 잡고 계십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아무도 없네요.
1번 자리에 계시는분이 2주동안 4마리 잡았다며
아직 이른지 잘 나오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그소리를 듣고 나니 또 망설여 집니다.
비도오고 뚜렷하게 목적지가 있었던것이 아니니
그냥 눌러 앉기로 합니다.
2번 포인트에 자리 잡았습니다.
오른쪽으로는 뗏장 수초가 있어 넘겨 치거나 언저리에 붙였습니다.
왼쪽에도 작은 뗏장 군락이 있어
그주위에 찌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찌가 잘 서지를 않습니다.
물속에는 보이지 않는 이런 수초가 가득했습니다.
갈고리를 꺼내 수초를 걷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말풀은 겨울에 자라 5월이면 삭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곳 말풀은 10월에 벌써 자라네요.
거의 1시간 넘게 말풀 제거 작업을 하고 찌를 세웠지만
여전히 찌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를 맞으며 좌대 깔고 텐트치고 파라솔까지...
1번 자리의 장박하시는분인데
아래울님의 후배분이라고 합니다.
예전 청양의 계곡지에서 저와 함께 낚시를 했었다네요.
잘 알아 보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느새 밤이 되었습니다.
비도 그치고 바람도 없고 낚시 할만 합니다.
금방이라도 대물붕어가 나와 줄것만 같은 분위기...
하지만 아무일 없이 날이 밝아 옵니다.
이날밤 친구 희설이와 저
그리고 장박하시는 4분이 있었지만
아무도 붕어를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역시 한방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2달째 계시다는 분.
붕어를 잡는다기보다 세월을 잡으러 오셨다고 합니다.
힐링붕어의 외삼촌이라고 하시네요.
제방 우측의 팬션에 딸린 좌대.
그런데 어째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얼마전 강풍이 불때 주저 앉은 것으로 보이는 텐트.
수중전 포인트로 뗏장이 잘 발달 되어 있는곳입니다.
그리고 입구의 물골자리에서 장박하시는분.
낮에도 열심히 낚시를 하시던데 조과는 모르겠습니다.
저수지의 주인인 오리...
먹이를 찾아 바쁘게 오갑니다.
수초에 바짝 붙여 놓은 찌.
금방이라도 올라 올것 같은데...
두번째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오락가락하던 비로 인하여
습한 저녁이 되었습니다.
통나무 팬션.
팬션 앞쪽으로 포인트만 많으면
낚시도 할겸 가족끼리 놀러와도 좋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초가 가득해 포인트가 없습니다.
수위가 조금씩 오르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만큼의 물이 올라온것이 근래의 일이라고 합니다.
이곳 역시 저수율 70%를 지키기위해 수시로 배수를 했다고 합니다.
밤낚시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7시 30분
왼쪽에 세워져 있던 3.8칸대의 찌가 서서히 솟아 올랐습니다.
절정의 순간에 챔질 성공...
거세게 저항을 하며 오른쪽 낚시대 2대를 넘어 가더니
수초 속을 파고 듭니다.
어르고 달래 뜰채에 담고 보니 분명 대물붕어입니다.
아쉽게도 4짜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39cm의 대물붕어입니다.
옥수수와 옥수수 어분글루텐을 하나건너 하나씩 달았는데
옥수수 어분 글루텐을 먹고 나왔습니다.
점성이 강한 미끼라 이런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이후 모두 글루텐으로 교체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저수지의 마지막 붕어인듯 합니다.
한마리 남은녀석을 잡았나 봅니다.
이후 말뚝 모드...
날이 밝아 옵니다.
이날도 붕어가 안나오면 다른곳으로 이동 하기로 했었습니다.
그 붕어 한수가 하루를 더 머물게 했습니다.
봉서제는 충남 홍성군 금마면 봉서리에 자리 잡고 있는
만수면적 27.000평의 준계곡형 저수지로
상류권으로 뗏장과 부들이 잘 자라있고
중상류 연안으로는 부들은 없지만 뗏장 수초가 잘 분포되어 있습니다.
Y자 형태인 봉서제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여도
제방 좌안 상류 돼지축사에서 흘러나오는 오염수와
제방 우측의 홍성 추모공원에서 화장을 한 뼛가루를
저수지에 뿌린다는 소문이 있어 낚시인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밤이 되면 귀신이 출몰 한다는 소문까지 있어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축사의 오염물이 차단되고
화장한 뼛가루를 뿌린다는 것이 헛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차차 낚시인들이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밤사이 붕어를 잡았다는 소식이 없습니다.
제가 잡은 붕어가 유일했습니다.
동이튼 이후 바로 옆의 1번 자리에서
33cm의 월척 붕어가 한수 나왔습니다.
주변에 밤이 많네요.
바로 뒤에있는 밤나무에서 밤 떨어지는 소리가 탁탁 들립니다.
낮 시간에 씻으러 갑니다.
여름 같지 않아서 땀을 흘리지 않으니 자주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틀에 한번 정도는 ?어야지요.
하루를 더 머물다 보니 옆에서 점심 만찬을 준비합니다.
아래울님 후배님이 수고 하십니다.
그동안은 각자 식사를 해결 했었습니다.
사양을 해도 막무가내로 함께 하자고 하시네요.
못 이기는척 앉아서 구워 주는 삼겹살로 배를 채웁니다.
이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점심을 거하게 먹고는 휴식.
저수지의 주인...
모두 10여마리는 되는듯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까지만 해도 이곳에 수달이 살았었습니다.
살림망 뚫고 붕어를 잡아먹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팬션...
주말이라 찾는이가 있나 봅니다.
붕어가 나오던 안나오던 주말은 많은 분들이 찾아 오십니다.
빈 자리가 하나둘 채워 집니다.
낮시간에는 밤 주워다 삶아 먹고
낮잠 조금 자고...
이날 저녁.
충주호 제일낚시 사장님이 주꾸미를 가지고 오셨네요.
안면도로 주꾸미 낚시를 갔는데
농담삼아 잡으면 조금 가지고 오라고 했더니
진짜 가지고 왔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닭곰탕.
또다른 아래울 후배님이 찾아오셔서 닭곰탕을 끓입니다.
낚시터에서 끓이는 음식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들어가는 재료도 어마무시하고
맛 또한 어느 음식점 보다 훌륭했습니다.
오래간만에 해를 봅니다.
지는 해를 보기위헤 곳부리 부근으로 찾아갑니다.
역시 멋집니다.
오늘밤 멋진 놈으로 한수 더 점지해 주시기를...
무너진 텐트의 주인도 오셨네요.
저수지의 규모에 비해 앉을 만한 포인트가 많지 않습니다.
제가 낚시를 했던 상류권에 5자리와
상류 중간 지점의 4~5자리
그리고 진입로 통나무 팬션앞의 3자리 등이 있고
제방 좌측 도로 아래에 몇자리와
제방 우측 무넘이 부근의 몇자리등
저수지를 통 털어도 20여 명이 앉기에도 부족한 곳입니다.
마지막 밤낚시를 시작합니다.
멋진놈 한마리만...
수중 수초가 많아 두바늘 채비에 목줄에 단차를 두어
25, 30cm로 길게 해서 3대를 바꿔 보았습니다.
수초위에 옥수수나 글루텐이 걸치게 하기위해서...
하지만 백약이 무효.
단 한번의 찌 움직임도 못봤습니다.
옆자리 조사님의 찌가 수초속에 처 박혀 있었던 것 외에는...
철수하며 확인해 보니 힐링붕어 외삼촌이 39cm 붕어를
한수 잡았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3박 4일간 딱 한마리...
희설이는 행정리지 포함하여 4박 5일간 말뚝.
잡고기도 없는듯 했습니다.
전해지는 말로는 배스와 가물치 그리고 붕어만이 있다는데...
다른곳에서는 블루길이나 살치의 성화에 짜증이 났는데
이곳에는 그런것도 없는듯 합니다.
조용한 아침을 맞습니다.
이날이 일요일인데 한글날 대체 휴일로
다음날인 월요일도 휴일이랍니다.
아침 입질이 있다고는 하지만
밤새 꼼짝도 않던 찌가 올라올리도 없고...
이른 철수를 결정합니다.
멋진 뗏장수초가 있는 상류권.
기대가 컸는데...
철수하며 전날 잡은 유일한 붕어를 계측해 봅니다.
조금 줄었지만 39cm를 보여 줍니다.
달랑 한마리 뿐이지만 그래도 감사히 생각합니다.
살던 곳으로 보내줍니다.
한방터는 힘듭니다.
밤새 지켜봐도 꼼짝도 하지 않는찌.
그것을 바라보며 밤을 지새우기는 더욱 힘듭니다.
하지만 그 단한번의 찌올림.
그것이 주는 짜릿함은 다할 나위 없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