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을 끊고 반 백년을 살면 웬만한 시련에도 눈한번 감아낼 강인함이 생길줄 알았다.
일을 구하고 사랑을 알고 살곳을 정하고 후세를 만나는 고된 시기를 넘었으니
미끈하고 노련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정치, 경제에 대한 독해력이 생길줄 알았고 무엇보다 불필요한 경쟁의 늪에서 벗어나
안정과 번영의 강가를 걷고 있을거라 기대 했다. 그런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웬걸...마음대로 되는일은 없고 삶은 여전히 치열하고, 정치과 경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고, 세상의 변화는 어찌나 빠른지 눈 돌아갈 지경인데 은퇴를, 노후를 준비 하라고 세상은 재촉해댄다.
재력.명예.권력 그 어느것 하나쥔것 없는데 자식은 어느새 무럭 무럭 자라났고
부모님은 자그마고 시든 모습으로 서 계신다.
이악물고 열심히 살면 완성된 삶이 보장될 거라 믿었는데, 이렇게 고백하면 그동안 뭐하며 살았냐고 무능력자 취급을 받을까 이또한 두렵다.
영글었던 몸은 퍽퍽해졌고 몸의 기관들도 앞다투어 이상신호를 보낸다.
살은 늘어지고 뼈는 휘고 이유없이 아프고 서럽다. 자꾸 뒤를 돌아보고 주춤하게 된다.
그래 먹고 사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니었던게다~~
~전속력으로 달리던 30 40대를 지나 이제 겨우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데 겨우 7년동안 남은 20년 아니 그보다 더길지도 모를 세월을 준비해야 한다니 숨이 찰수 밖에,
적당히 여유롭고 적당히 건강한 이중년과 함께하는 방법도 모르겠는데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려오는 노년은 또 어찌 맞이 해야 할지 난감하다,~~~
--기어이 오십이 되었다 책 내용중에...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을 얼마 남겨 놓지 않아서 인지, 책내용의 모든 글귀와 단어들이 뇌속에 팍팍 꽃힙니다. .
누구나 그러하듯 피해갈수 없는 과정들을 비슷하게 겪으며 세상 누구든 오십을 맞이 하겠지요?
꽃한송이가 씨앗으로 와서 꽃을 활짝 펴고 또다른 씨앗을 뿌리고, 시들해지며 자연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생각하면, 그것이 조금 길어질뿐이지 우리의 모습이 그렇구나...
아둥 바둥 살지 마자하면서도 현실에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속 퇴보하는것을..
그렇기에 우리는 매순간 기쁨도 슬픔도, 모든 감정들을 온전히 누리며 느끼며 살아야 할것입니다.
가을의 시작과 이마만큼 와버린 현실의 세월속에 이런 저런 생각들로 방황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