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무 7,1-5.8ㄷ-11.16; 마태 12,46-50
+ 오소서 성령님
3월 성모 신심 미사를 봉헌하면서, 3.1절인 오늘 우리나라의 주보이신 성모님께서, 우리나라를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다윗은 예루살렘에 성전을 짓고 하느님의 궤를 모시려는 계획을 예언자 나탄에게 말합니다. 처음에 찬성하던 나탄은 다음 날 다윗을 찾아와서, ‘하느님의 집을 짓는 것은 다윗의 후손이 할 일’이라는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서는 나탄을 통하여 다윗에게 이러한 약속을 하십니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지었을 때, 사람들은 하느님의 약속이 솔로몬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587년, 바빌론에 의해 나라가 멸망하고 다윗 왕조가 끊겼을 때 사람들은 두 가지 가능성 중 하나를 택해야 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의 약속이 틀렸다는 것이고, 따라서 하느님은 믿을 수 없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윗의 집안과 나라와 왕좌를 영원히 굳건하게 할 다윗의 후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또 다른 다윗의 후손을 기다리게 되었고,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 그분을 ‘다윗의 후손’이라 부르는 사람들과,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로 나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다윗의 나라가 하느님 나라를 상징한다고 보고, 예수님께서 다윗의 후손이시며 메시아시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 독서에서 다윗이 지으려 했던 성전과, 그 안에 모시려 했던 계약의 궤가 성모님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1독서에는 예수님, 성모님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지만, 이처럼 예수님과 성모님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성모님과 예수님의 친척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라고 물으신 뒤, 당신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족 제도에 매여 있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닙니다. 어제 복음에서 혼인을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바리사이들이 부모에게 해야 할 도리를 다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셨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하느님 뜻을 실행하는 사람들 사이에 맺어진 유대가,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가족의 유대도 뛰어넘는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신 분은 단연 성모님이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함께 고백하며, 미사 내내 서로를 ‘형제 여러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106주년 삼일절입니다. 1919년 3월 1일을 기해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4월 29일까지 두 달 동안 이어졌으며, 한 자료에 의하면 200여만 명이 시위에 참여하여 7,509명이 사망하고 15,85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만 5천여 명이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3.1 운동 정신으로 같은 해 4월 11일에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헌법은 우리나라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1 운동은 우리나라 건국의 정신적 주춧돌입니다.
최근 친일파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일제 강점기 때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었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 사례마저 있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뿐만 아니라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들이 통곡해 마지않을 일입니다.
3.1 운동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열사 중 한 분인 유관순 열사는 열일곱의 나이에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하셨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천안 매봉산에 올라 독립운동의 신호로 봉화를 올리기 전에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고 합니다.
“오오, 하나님이시여, 이제 시간이 임박하였습니다. 원수 왜(倭)를 물리쳐 주시고 이 땅에 자유와 독립을 주소서. 내일 거사할 각 대표들에게 더욱 용기와 힘을 주시고, 이로 말미암아 이 민족의 행복한 땅이 되게 하소서. 주여 같이 하시고, 이 소녀에게 용기와 힘을 주옵소서.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유관순 열사는 체포된 뒤 고문을 받으며 ‘누가 시켜서 만세 운동을 주도 했느냐’는 물음에 ‘하나님이 시켜서 했다’고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출처: [영상] 처음 보는, 웃는 유관순의 만세…“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