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 사람들이 신으로 섬기던 다곤은 반은 물고기요 반은 사람인 물고기 신이었다. 풍요의 신으로 알려진 다곤은 “메소포타미아 북서부에 살던 셈족(아카드, 아시리아, 바빌로니아)과 동부 셈족의 다산의 신이었다. 곡물, 생선, 어업의 신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스라엘을 전쟁에서 이긴 블레셋은 의기양양하게 법궤를 빼앗아서 자신들의 나라 수도인 아스돗으로 돌아갔다. 고대시대는 전쟁에서 이긴 나라는 패배한 나라의 신들을 붙잡아서 끌고 가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는데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분이 아니고 오로지 성전에는 법궤가 놓여 있었다. 그들은 승리의 기념으로 빼앗은 법궤를 자신들의 다곤 신전에 가져다 두었다.
(삼상 5:2)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다곤의 신전에 들어가서 다곤 곁에 두었더니 (삼상 5:3) 아스돗 사람들이 이튿날 일찍이 일어나 본즉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엎드러져 그 얼굴이 땅에 닿았는지라 그들이 다곤을 일으켜 다시 그 자리에 세웠더니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에서 아예 손목과 머리가 부서져서 문지방에 얹혀 있었고 몸뚱이만 남아 있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블레셋 사람들은 두려움과 함께 자존심까지 상하게 되었다. 자신들은 전쟁에서 이겼는데 다곤 신은 연거푸 얼굴을 땅바닥에 처박자 (삼상 5:7) 아스돗 사람들이 이를 보고 이르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하게 할지라 그의 손이 우리와 우리 신 다곤을 친다 하고 부르짖었다.
세상에 수많은 우상이 있고 신으로 섬기는 것들이 있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이 미천한 미물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렘 51:17) 사람마다 우준하고 무식하도다 금장색마다 자기의 만든 신상으로 인하여 수치를 당하나니 이는 그 부어 만든 우상은 거짓이요 그 속에 생기가 없음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고전 8:4) 그러므로 우상의 제물 먹는 일에 대하여는 우리가 우상은 세상에 아무것도 아니며 또한 하나님은 한 분밖에 없는 줄 아노라고 고백하였다.
성경의 하나님과 세상의 수많은 신들의 극명한 차이는 생명력의 차이다. 하나님은 생명의 근원이 되지만 우상은 생기도 없는 깎아서 만든 형상에 불과하며 아무런 표현이나 교통도 할 수 없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고대 사회에는 나라마다 섬기는 수많은 신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신들은 하나같이 다곤처럼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섬기는 사람들이 일으켜 세워주어야 하는 하찮은 것들에 불과하였다.
이 우주에 인간 이상의 존재는 타락한 천사 루시퍼와 그의 사자들이며 성경은 그를 (고후 4:4) 그 중에 이 세상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케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취지 못하게 함이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고 한 것처럼 “이 세상 신”으로 묘사하고 있다. 모든 종교의 이면에는 하늘 정부에서 반역을 하고 하나님의 자리에 앉으려고 시도했던 타락한 천사 루시퍼가 숨어 있다. 그는 여러 모양, 여러 형상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사람들이 참 하나님, 유일하신 창조주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 마음을 혼미케 하고 미혹하는 존재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엡 6:12)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고 하는 것이다.
블레셋 사람들은 자신들이 전쟁에서 이긴 이스라엘 신의 법궤를 가져온 날부터 해괴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법궤를 다시 원위치로 돌려보내기로 합의했다.
(삼상 5:10) 이에 그들이 하나님의 궤를 에그론으로 보내니라 하나님의 궤가 에그론에 이른즉 에그론 사람이 부르짖어 이르되 그들이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에게로 가져다가 우리와 우리 백성을 죽이려 한다 하고 (삼상 5:11) 이에 사람을 보내어 블레셋 모든 방백을 모으고 이르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보내어 그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하고 우리와 우리 백성이 죽임당함을 면하게 하자 하니
범죄하고 배역한 이스라엘은 무능했지만, 하나님은 전능했고 심지어 이방 민족들에게마저 두려움과 존귀의 대상이 되었다. 문제는 늘 외부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다. 우리들의 현실에서 패배하고 넘어지는 까닭은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할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며, 그분의 힘이 미치지 못해서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그분을 믿지 못하고 그분의 말씀을 거역한 결과다.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신데 우리의 불신과 무지가 무능한 백성 되게 했습니다. 오늘 우리에 있는 문제는 주의 손이 짧거나 주의 귀가 둔하신 것 때문이 아니요 우리의 게으름과 우리의 불신이 가져온 결과임을 고백합니다. 주여, 우리에게 주의 말씀을 청종할 믿음을 주시고 어느 경우라도 우리에게 최선의 것으로 주실 수 있는 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도록 바른 판단력과 선택력을 허락해 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